5월 스크린에 무서운 언니들이 몰려온다①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혜수, 김고은, 전도연, 임수정, 이유영, 임지연, 강예원/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어벤져스2'에 숨죽였던 한국영화들이 무서운 언니들을 앞세워 반격에 나선다.


4월29일 개봉한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은 5일까지 85만 9567명을 동원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 '어벤져스2'보다 3분의 1 수준인 스크린수에도 불구하고 선전하고 있다. 순제작비가 25억원이라 조만간 손익분기점 130만명을 넘어설 것 같다.

'차이나타운'은 김혜수와 김고은, 두 여배우를 전면에 내세웠다. '차이나타운'은 코인로커에 탯줄도 자르지 않은 채 버려진 여인이 범죄조직에서 길러졌다가 조직 보스인 엄마에 맞서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김혜수가 범죄조직 보스인 엄마로 카리스마를 발산하고, 김고은이 버려진 채 조직에서 자란 여인 일영으로 출연했다.

'차이나타운'은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는 안 된다는 속설을 깨고 의미 있는 결과를 내고 있다. 제68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도 초청됐다.

전도연도 돌아온다. 전도연은 5월 개봉 예정인 영화 '무뢰한'(감독 오승욱)으로 관객과 만난다. '무뢰한'은 범인을 잡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형사(김남길)와 그 형사가 쫓는 살인자의 여자가 벌이는 감정의 교류를 그린 영화. 전도연은 남자의 접근을 경계하면서도 점점 마음을 여는 술집 여자로 출연했다. 제작사는 김남길과 전도연, 그 사람의 시점에 따라 다른 버전인 예고편을 만들었다. 통상 남자주인공 시점으로 만드는 것과 다른 선택을 한 것. 그 만큼 전도연에 대한 기대가 큰 셈이다.


칸의 여왕 차기작답게 '무뢰한'은 제68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전도연은 지난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에 이어 올해는 배우로 레드카펫을 밟는다.

7일 개봉하는 '연애의 맛'(감독 김아론)은 강예원에 상당히 빚을 진 영화다. 중간에 감독이 바뀌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최근 강예원이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개봉 일정을 변경한 끝에 날짜를 최종 확정했다.

'연애의 맛'은 여자 속을 다 아는 산부인과 의사와 남자 사이즈를 다 아는 비뇨기과 의사의 만남과 티격태격 연애담을 담은 로맨틱코미디. 강예원은 성기확대 전문가인 비뇨기과 전문의로 출연했다. 딱 보면 남자 사이즈가 척척 나오지만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본 여자다.

5월 극장가에 이렇다 할 데이트 무비가 없는 탓에 '연애의 맛'은 도드라져 보인다. 강예원표 성인 코미디가 어느 정도 통할지가 관건이다.

21일에는 임지연 이유영을 내세운 '간신'(감독 민규동)이 개봉한다. '간신'은 일만명의 여자를 궁으로 끌어 모았던 조선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왕의 총애를 등에 업은 간신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인간중독'과 '봄'에서 노출 연기를 했던 임지연과 이유영은 또 다시 노출 연기를 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간신'을 택했다는 후문. 그 만큼 '간신'이 매력적이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예인 임지연과 이유영이 '간신'에서 얼마나 매력을 발산할지가 영화의 분수령이 될 것 같다.

6월4일에는 임수정이 온다. 2013년 '내 아내의 모든 것' 이후 3년만에 신작을 내놓는다. '은밀한 유혹'(감독 윤재구)은 빚에 쫓기는 여자가 재벌가 회장을 사로잡아 재산을 물려받으라는 제안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릴러. 임수정이 '우는 남자' 출연을 번복하면서까지 택했을 만큼 애정을 가진 영화라는 후문이다.

임수정은 '은밀한 유혹'에서 두 남자 사이를 오가며 갈등과 절망을 맛보는 역할을 맡아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그동안 한국영화계에는 여자 주인공인 영화 제작이 드물었다. 그 탓에 여배우 가뭄이란 말과 여배우가 할 영화가 없다는 말이 늘 되풀이 됐다.

과연 무서운 언니들을 내세운 5월 영화들이 어떤 성적을 낼지, 주요 관객층인 2030 여성들을 사로잡는다면 새로운 길이 열릴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