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토크]'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꽃할배'와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듯!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5.04.2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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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TBC


착하고 순수한 한 초등학교 남자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실수로 친구 숙제 공책을 들고 왔다. 숙제 못한 친구가 선생님한테 혼날까봐 걱정이 된 그 아이는 하루 종일 친구네 집을 찾으러 다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실패다. 대신 자기가 친구 숙제를 대신 해서 학교에 간다. 공책 사이에 예쁜 꽃잎까지 꽂고서. 이건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 영화 줄거리다. 어린 아이의 순수함과 사랑스러움에 가슴이 저절로 따뜻해지는 영화이다.

이 영화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있다. 제목마저 똑같은 jtbc의'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다. 비정상회담의 각국 청년 대표들이 '대표' 직함을 내려놓고 ‘친구’로 만난 프로그램이다. 맏형 유세윤을 필두로 비정상회담 청년들이 다른 나라 친구의 집으로 떠나는 여행기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는 ‘비정상회담’의 멤버들이기 때문에, 어쩌면 '비정상회담'의 번외 편 정도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tvN의 '꽃보다 할배'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 좀 더 솔직하게 말해볼까? 멤버만 다를뿐 '꽃할배'와 거의 똑같다란 생각이었다. 어떤 형식도 없이 그냥 떠나는 해외여행이란 콘셉트가 비슷했으니까.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두 프로그램은 달라지고 있다.

왜 그럴까? 그 핵심엔 '친구네 집'이 있다. 친구네 집을 찾는 그들은 20~30대 청년들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의 꼬마처럼 귀엽고 순수하다. 그들 역시 자기네 나라는 세계적인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친구네 나라에 갈 때마다 연신 감탄을 한다. 마치 해외여행 처음 가 본 사람처럼 말이다. 게다가 유부남, 싱글 할 것 없이 여행 가방에 올라타 공항을 신나게 누비는 모습이나 미녀를 보고 활짝, 반응하는 모습들을 볼 때면 영락없는 소년들이다. 가장 인상적인 건, 친구네 집을 찾아가면 착한 아들들이 된다는 점이다. 친구 부모님들한테 동방예의지국 뺨 서너 대 때릴 만큼 예의바르며, 가족들을 배려한다. 방송이니까 일부러 연출하는 모습들이 아니라, 몸에 베인 자연스러움. 나이, 국적, 살아온 환경이 다 다른데도 서로 '친구'가 되면서 '우정'이란 이름의 끈끈한 유대감이 그들 사이에 형성된 듯하다. 때문에, 가족에 대한 배려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며, 서로 알기 전의 모습들을 접하면서 진심으로 기뻐하고, 때로는 아파하는 게 아닐까.

그래서, 처음에 비슷하게 느껴졌던 '꽃할배'와 확실한 차별성이 생겼다. 여행의 목적지가 없는 '꽃할배'와 달리, 친구네 집이라는 확실한 목적지가 존재하니까. 단순히 어느 나라를 관광하는 것을 넘어서 친구네 집과 친구네 가족들을 만나 '내 친구'에 대해 더 알게 되는 시간을 나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때문에, 친구의 숙제를 대신 해준 꼬마처럼, 우정을 소중하게 키우는 친구들을 보면서 마음이 훈훈해진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 중국, 벨기에, 네팔, 나라 보는 재미가 아닌 '친구 알아가기' 재미가 더 쏠쏠한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 (3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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