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진영vs제작자 박진영.."힘들게 사는게 좋다"(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5.04.21 08:00 / 조회 : 2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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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진영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국내 3대 기획사 중 하나인 JYP엔터테인먼트의 사장이자 제작자인 박진영(43). 그가 다시 한 번 일을 냈다.


박진영은 지난 2013년 9월 발표한 'Halftime(하프타임)' 이후 약 1년 7개월 만에 새 디지털 싱글 앨범 '24/34'를 발표했다. 박진영은 타이틀곡 '어머님이 누구니'로 열흘 가까이 1위 자리를 지키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제작자로서, 그리고 댄스가수로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박진영을 지난 20일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박진영은 먼저 음원차트 1위에 오른 소감을 담담하게 전했다. 노장 가수로서 음원차트 1위 자리를 계속해서 지키고 있음에도 불구, 그는 들떠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성공보다, 앨범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에 더 관심 가져달라고 말했다.

"20대 때는 1위를 하면 좋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잘 되도 그렇게 기분이 좋지 않고 안 돼도 절망하거나 속상해하지 않아요. 상당부분 운이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거든요. 예전에는 잘 되면 내 덕, 잘못 되도 내 탓이었거든요.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결과는 컨트롤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결과보다 과정을 더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팬들과 언론에서도 음원차트 결과보다 과정에 더 관심 가져 주면 좋겠어요."


박진영의 음원차트 1위는 같은 소속사 걸그룹 미쓰에이를 제치고 차지한 결과라 더욱 관심 받았다. 2주 연속 1위 자리를 지키던 미쓰에이의 '다른 남자 말고 너'는 소속사 사장님의 신곡 '어머님이 누구니'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후 두 곡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2주 연속 나란히 1위와 2위를 지키고 있다.

"솔직히 미쓰에이에게는 미안하죠. 사실 요즘 노래들은 1위가 2주 이상 안가거든요. 그래서 미쓰에이 노래가 나온 뒤 2주의 텀을 두고 제 노래를 공개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제 노래가 1위, 미쓰에이 노래가 2위가 될 줄 몰랐어요. 미쓰에이가 4주간 1위를 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 끝나고 지아와 페이를 만나기로 했는데 뭐라고 할지 모르겠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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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진영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약 2년여 만에 가수로 돌아온 박진영의 음원차트 점령은 두 가지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하나는 40대 중반 댄스가수의 건재함을 알렸다는 것이고, 또 하나 JYP사장이자 제작자인 그가 1위를 하면서 소속사 가수들에게도 자극을 줬다는 점이다. 박진영 역시 이같은 두 가지 의미를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사실 20대 때 댄스가수를 할 때도 팬들에게 고맙다고 했지만 지금 마음 같지는 않았어요. 요즘은 본인의 삶도 힘들 텐데 저를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것에 정말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무엇을 할까, 어떻게 고마움을 갚을까 생각하다가 힘들게 살기로 결심했어요. 사실 굳이 힘들게 살 필요가 없을 수도 있지만, 제가 힘들게 산다는 것을 팬들이 알면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박진영에게 힘들게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물었다. 박진영은 자신의 몸을 힘들게 하고, 삶의 즐거움을 포기해 계속 댄스가수로서의 자리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박진영이 60살이 되서도 완벽하게 라이브를 하고 춤을 춘다면, 팬들이 그의 고생을 알고 그를 통해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60세 까지 댄스가수로 사는 것이 목표에요. 60이 됐을 때는 지금보다 더 춤을 잘 추고 싶어요. 60까지 댄스가수로 사는 것은 정말 어려워요. 지켜야 될 것도 많고 포기하는 것도 많죠. 그래서 1년 넘게 의학을 공부하고 노화에 대해서 배웠어요. 혈액순환을 위해서 제 삶은 자제해고 삶의 즐거움을 희생하고 있어요. 유기농 음식만 먹고, 담배를 끊고 끊임없이 운동을 하고 있어요. 환경호르몬이 나오는 플라스틱 코팅컵은 안 쓰고 미세먼지 주의보가 생기면 꼭 마스크를 쓰고 다니죠. 롱런하려면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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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진영 /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60세까지 댄스가수로 서고 싶다는 박진영은, 가수의 꿈과는 더불어 기획사 사장으로서 그리고 제작자로서의 꿈도 꾸고 있었다. 시가 총액 1조가 넘는 회사로 키우는 것, 그리고 원활한 레이블을 세워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엔터테인먼트사가 시가총액 1조를 못 넘고 있어요. 해답을 찾기 위해서 계속 연구를 했고 미국에서도 3년 동안 도전했는데 결과는 꿈꿨던 만큼 안 됐죠. 하지만 그 기간동안 미국 엔터사가 어떻게 운영되고 돌아가는지 알게 됐어요. 한 3년 동안 그 시행착오를 겪었고, 올해 처음으로 그 시스템이 맞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래서 최근에 스튜디오J라는 레이블을 만들었어요. 설명하자면 JYP안의 안테나 뮤직 같은 레이블이에요."

가수로서의 박진영은 환갑의 딴따라 가수를 꿈꾸고 있었고, 제작자로서의 박진영은 시스템화 된 기획사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이 모든 계획은 철저한 계획과 노력으로 이뤄져있기에, 실현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저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라고 생각해요. 올바르거나 성실하지 않으면 JYP와 안 맞아요. 그것을 놓치면 아무리 결과가 좋아도 보람이 없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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