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에서 120억 받은 김한민 감독이 '명량' 다큐를 NEW에서 선보이는 까닭은?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5.04.2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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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일이다.

CJ E&M에서 투자배급해 역대 최고 흥행 기록(1761만명)을 세운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프리퀄 다큐인 '명량: 회오리 바다를 향하여'를 경쟁사인 NEW를 통해 내놓는다.


김한민 감독은 명량해전을 일본에서 소소한 국지전이며 승전이 아닌 것으로 묘사하는 것에 대해 분노해 '명량: 회오리 바다를 향하여'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명량해전은 과연 승리한 전쟁인가"라는 질문을 잡고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쫓아가면서 명량해전에 대한 의미를 재조명하려 했다.

명량해전을 소재로 역대 흥행 1위 기록을 세운 김한민 감독이니만큼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정작 '명량'을 같이 작업한 CJ E&M이 아닌 NEW에서 다큐멘터리를 내놓는 걸 두고 영화계에선 입방아가 무성하다. 더욱이 '명량: 회오리 바다를 향하여'가 '명량' 프리퀄이라 할 수 있는 만큼 저작권 문제도 걸려 있다.

김한민 감독 측과 CJ E&M은 개봉을 남겨놓고 저작권 문제를 계속 협의하다가 최근 마무리 수순을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엄청난 흥행몰이를 할 경우 제작사 혹은 감독과 투자배급사 사이는 돈독해지기 마련이다. 윤제균 감독은 '해운대' 이후 CJ E&M과 계속 작업을 하고,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 이후 쇼박스와 같이 일한다.

김한민 감독은 '명량' 제작자 겸 감독으로 상당한 성과를 손에 쥐었는데도 불구하고 CJ E&M과 척을 지었다. 김한민 감독은 '명량' 흥행과 관련해 CJ E&M으로부터 1차로 120억원이 넘는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VOD서비스 수입 등 2차 정산이 이뤄지면 수입이 더 늘어난다.

그럼에도 양쪽이 갈라진 건 배우 인센티브 지급 문제가 가장 컸다는 후문이다. 제작사 대표이기도 한 김한민 감독은 배우 인센티브를 CJ E&M 등 투자사와 같이 지급하기를 원했다. 반면 CJ E&M은 제작비가 오버된 것을 제작사에게 떠넘기지 않고 투자배급사가 다 떠안았는데, 계약서에 투자배급사가 같이 지급한다는 조항이 없는 배우 인센티브를 준다는 건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최근 영화계에선 제작비가 오버될 경우 투자배급사가 제작사 지분을 가져오는 조건으로 떠안는 경우가 많다. '명량'은 그런 조건 없이 투자배급사가 떠안았었다.

결국 김한민 감독은 배우 인센티브를 자신이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마음이 단단히 상한 김한민 감독은 한 때 CJ E&M을 고소하려고 하기까지 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김한민 감독은 '명량' 프리퀄 다큐멘터리 '명량: 회오리 바다를 향하여'를 CJ E&M이 아닌 NEW에서 하기로 했다. 김한민 감독이 차기작 '봉오동 전투'를 NEW에서 하기로 한 것도 그런 연유다.

김한민 감독은 당초 '봉오동 전투'를 직접 연출하는 게 아니라 제작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다 이런저런 이유로 직접 연출하기로 결심하게 됐다. 김한민 감독 차기작을 당연히 자신들이 할 줄 알았던 CJ E&M으로선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

김한민 감독과 CJ E&M이 갈등을 겪으면서 그가 제작하는 또 다른 영화 '사냥' 투자가 난항에 빠졌었다. '사냥'은 탄광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그린 스릴러 영화. 안성기 조진웅 등이 출연하기로 논의됐다. '사냥'은 당초 6월 촬영을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투자가 좀처럼 진행되지 않았었다. '사냥'은 CJ E&M이 투자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진전이 없자 다른 투자배급사와 논의에 한창이다.

기이한 상황 속에서 '명량: 회오리 바다를 향하여'는 20일 언론시사회를 연다. 김한민 감독은 21일 올 상반기 최고 화제작인 '어벤져스2' 언론 시사회를 하는 시간에 인터뷰를 자처했다.

김한민 감독의 자신감과 자긍심이 관객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이래저래 기이한 광경이 될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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