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2' 내한행사 진행은 엉망..매너는 최고

[기자수첩]

김소연 기자 / 입력 : 2015.04.19 09:27 / 조회 : 1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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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출연진/사진=김창현 기자


마블 팬들에게도,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을 기다렸던 사람들에게도 꿈만 같았던 2박3일이었다. 하지만 진행이 엉망이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시간들이기도 했다.

'어벤져스2'의 주역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마크 러셀로, 크리스 에반스와 조스 웨던 감독이 16일부터 18일까지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출국했다. 16일 오후 늦게 입국해 17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빡빡하게 이어졌던 스케줄, 그리고 출국까지 철통 보안에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도 종종 연출됐지만, 배우들의 매너가 모든 상황을 원활하게 되돌려 놓았다.

시작은 입국부터였다. 인천국제공항으로는 마크 러셀로, 크리스 에반스, 조스 웨던 감독이 다 같이 들어왔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전세기를 타고 김포국제공항으로는 입국했다.

'어벤져스2' 멤버들은 일찌감치 16일 입국은 세월호 1주기를 고려해 조용히 방문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내한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취재진과 팬들이 공항으로 몰렸다. 이들을 경호원이 막아섰다. '어벤져스2' 측에 따르면 공항에 상주한 경호원은 100여 명 이상. 이들은 물샐 틈 없는 인의 장막을 치며 배우들의 노출을 최대한 막았다.

철통 경호 속에서도 배우들은 웃었다. 사인을 청하고 손을 내민 팬들에게 하나하나 인사를 건넸고, 감사함을 표현했다. 마크 러셀로는 트위터에 세월호를 직접 언급하며 "이렇게 슬픈 날 환영해줘서 감사하다"는 글을 남겨 뭉클함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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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원에게 휩싸인 크리스 에반스/사진=김창현 기자


17일 기자회견과 레드카펫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선 곳곳에서 항의가 터져 나왔다. 기자회견에 앞서 진행됐던 풋티지 상영회에서 취재진의 휴대폰을 압수하면서 문제가 됐다. 촬영을 막기 위해 휴대전화 카메라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경우는 왕왕 있었지만, 휴대전화까지 압수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업무상 휴대전화를 항상 소지해야 하는 취재진들은 "휴대전화는 가지고 들어가면 안되냐"고 요청했고, "그러면 못 들어간다"는 경호팀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기자회견 진행도 매끄럽지 않았다. 수백 명의 취재진이 몰린 상황에서 풋티지 상영까지 늦어져 입장이 늦어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번호를 순서대로 부르면서 입장을 시켜 더욱 진행이 늦어졌다.

풋티지도 보지 않고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먼저 올라왔던 사진, 영상기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취재기자들 중에는 20분 전에 도착했음에도 자리가 없어 방황하는 이들도 여럿이었다.

여기에 기자회견 질의응답 시간도 20분 만에 끝나 허망함을 자아냈다. 3번째 질문자에게 "이번이 마지막 질문"이라는 사회자의 안내에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왔고, "이렇게 가는 거냐"는 아쉬움의 반응이 터져 나왔다.

자칫 큰 소리가 날 수 있는 상황에서 배우들과 감독은 웃음과 유머로 분위기를 풀었고, 성심성의껏 행동하면서 분위기를 유화시켰다.

이날 오후에 있었던 팬미팅에서도 이런 상황은 반복됐다. 이날 사전 행사는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입장이나 행사 안내가 늦어지면서 7시에야 시작될 수 있었다. 30분이나 늦게 시작된 행사였지만, 첫 순서였던 클럽 DJ는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별다른 호응이 없는 가운데 '어벤져스2'와 별 관련이 없는 클럽 음악이 20분여 흘러나오면서 서로가 민망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준 것은 배우들이었다. 이들은 예정된 시간보다 10분 빠른 7시 50분께 레드카펫에 섰다. 조스 웨던 감독을 시작으로 '어벤져스2' 주역들이 하나둘씩 등장하자 행사장은 한층 더 열기로 가득 찼다.

"한국팬들이 최고"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한국어 인사까지 준비한 배우들의 모습에 30분 정도의 짧은 질의응답 시간도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았다.

"한국 팬들이 최고"라며 애정을 듬뿍 드러냈던 '어벤져스2' 내한 멤버들이 18일 출국했다. 이들이 머물렀던 시간 동안 진행됐던 행사들은 분명 완벽하지 않았지만, 배우들과 감독은 이런 아쉬움을 특급 매너로 채워줬다.

오는 23일 '어벤져스2'가 개봉한다. 이들이 보여준 폭풍 매너에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답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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