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청춘' 이유진 "신인배우들, 취준생이고 미생이죠"(인터뷰)

웹드라마 '달콤청춘' 강우 역 이유진 인터뷰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5.04.17 08:00 / 조회 : 7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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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유진/사진=임성균 기자


브라운관이 아닌 10여 분 정도 분량의 동영상으로 대중을 만나는 웹드라마. 그 파급력은 방송에 못 미칠지라도 독특한 소재와 신선한 얼굴을 발굴하는 장이 되기도 한다.


지난 10일 10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 '달콤청춘'도 뷰티와 로맨스를 접목한 신선한 포맷과 황승언, 이유진, 신지훈 등 신예들을 기용하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7년 동안 한 여인을 바라보는 순정남 강우로 분한 이유진(23)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제 막 주연작을 떠나보낸 이유진을 만났다. 바쁘게 활동하는 것이 자신의 행복이라며 비 오는 날의 인터뷰마저 즐겁다고 말한다. 긍정의 에너지 가득한 지금의 이유진을 만드는데 어떤 시간들이 있었을까. 아는 것은 프로필뿐인 이 배우가 참으로 궁금해졌다.

-'달콤청춘'으로 웹드라마에 처음 도전했어요. 생소한 포맷이었죠?

▶ 새로 접하는 포맷이었어요. 길이도 짧고, 주연이니까 제가 그동안 맡았던 작품보다 연기의 호흡은 길었어요. 그때는 주연들의 이야기 속에서 제 역할을 찾아내서 표현하는 걸 목표로 뒀다면 이번에는 반대의 입장이었으니까요. 어떻게 내 역할을 구축해서 중심을 잡을까 고민했어요.


-그렇게 구축한 강우는 어떤 인물이었나요?

▶ 강우는 답답해 보일 수 있을 만큼 이해를 많이 하고 모든 걸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는 아이예요. 그런 행동을 할 정도의 남자면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강우는 결혼을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미래를 그리면서 사랑을 했으니까 오랜 시간 기다리고, 받아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회에 NG컷이 공개됐는데, 키스신에서도 NG가 났더라고요. 첫 키스신이었어요?

▶ 감독님이 컷을 안 하시고 보고만 계셨어요. 흐뭇하게(웃음). 키스신은 처음이었는데 공교롭게 촬영 장소가 집 앞이었어요. 사실 키스신은 미리 준비를 할 수가 없잖아요. 전 지문에 충실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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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유진/사진=임성균 기자


-보통 드라마는 시청률을 신경 쓸 텐데 '달콤청춘'은 조회 수에 민감했겠는데요?

▶ 다른 배우들은 잘 모르겠는데 저는 조회수 체크하기도 했어요(웃음). 저에게는 이 작품이 전부였으니까요. 댓글도 다 읽어봤는데 유튜브에는 영어로 올려주시는 것도 있더라고요. 신기했어요. 먼 나라 분들이 우리 작품을 봐주시고 글도 남겨주시고. 콘텐츠의 힘이 큰 것 같아요.

-'달콤청춘'은 웹드라마이면서 뷰티 드라마였어요. 남자 입장에서는 신기한 것 투성이었을 것 같아요.

▶ 신기한 건 진짜 많았어요. 뷰러를 데워서 속눈썹을 올리고, 와. 제가 그런 것에 대해 잘 모르니까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가질까, 유용할까, 혹시 이미 아는 팁은 아닐까? 하고 궁금했어요. 업로드 되고 주위 사람들에게 보니까 도움이 되냐고 많이 물어봤는데 제 생각보다 더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었죠.

-뷰티나 패션에 좀 관심이 있었어요?

▶ 패션에는 관심이 조금 있어요. 오늘도 제 옷을 입고 왔고, 평소에도 의견을 많이 내는 편이예요. 옷을 좋아하지만 화면으로 봤을 때는 어떻게 나오는지 잘 모르니까 경험 있는 스타일리스트 분들의 의견도 많이 듣고 배우는 편이예요 .

-'달콤청춘'의 또 다른 축은 로맨스였어요. 실제 연애의 기억은?

▶ 극 중 교복을 입고 고백을 하는 신이 있었는데 저도 학창시절에 교복입고 고백을 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 순간들이 예쁘고 좋게 기억에 남아있어요. 첫사랑이었어요. 고1때. 전 원래 가볍게 만나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항상 오래 만나는 편이었고요.

-원래 진중한 편인가 봐요.

▶ 진지하다는 얘기를 듣기도 해요. 재미없다고도 하고(웃음). 제 롤모델이 이승기 선배님이었어요. 그 가치관이 좋았어요. 정말 멋있어보였어요. 남자답고 성실하고, 그런 면들이요. 학창시절의 저는 '나는 배우가 될 거니까 이건 절대 하지 말아야해'하고 정해놓고 가둬두고 살았어요. 지금은 앞으로 연기를 하면서 경험이 많이 필요할 텐데 조그마한 일탈도 해보지 못한 것이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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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유진/사진=임성균 기자


-인생의 롤모델이 이승기라면 배우로서의 롤모델도 있어요?

▶ 송중기 선배님과 이제훈 선배님이요. 전 배우에게 연기력과 자세도 중요하지만 업계에서 배우에게 요구하는 상업적 가치도 동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두 가지 밸런스를 잘 맞게 가지고 계시는 것 같아요. 이제훈 선배님은 독립영화에 출연하실 때부터 봐왔었는데 그때부터 좋아했어요. 정말 진정성 있게 하고 싶은 것, 좋은 작품, 좋은 사람을 만나려 노력하고 잘 되는 걸 보니 '저렇게 하면 좋은 작품을 하게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정 자체가 제 멘토가 됐죠.

-일탈을 못해본 걸 후회한다고 했는데, 생각이 바뀐 계기가 있었어요?

▶ 지난 해 말에 아파서 병원에 있었어요.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어요. 계속 관리를 해줘야하는 병이라서 배우를 포기하려고 했었어요. 지금처럼 이렇게 앉아서 인터뷰를 할 수 있을 줄 몰랐어요. 그 시기가 터닝 포인트였어요. 전 항상 틀 안에 가둬두고 살았어요. '빨리 더 잘 해야 해. 더 열심히 해야 해'하고 살았는데 그 결과 저는 병을 얻었잖아요. 제 자신이 불쌍하게 느껴졌어요.

-지금의 이유진은 어때요?

▶ 전 집에 있으면 우울해져요. 이것도 퇴원한 이후 생긴 것 같아요. 매일 친구들을 만나려고 해요. 하루하루가 아쉬워요. 지금이 소중한 시간이라는 걸 정말 체감하니까요. 저처럼 이제 막 배우를 시작하는 친구들을 주로 만나요. 술을 마실 때도 있지만 대부분 맛있는 집을 찾아다녀요. 가장 자주 가는 가게는 팬케이크 가게예요. 서로 오디션 정보고 주고받고, 준비하고 있는 것들도 공유하고요. 스터디 같죠? 저희도 '취준생'이라고 생각해요. '미생'이죠.

-조금 더 먼 미래도 궁금해지네요. 평생 배우로 살 것 같나요?

▶ 배우를 평생 할 것이라는 확신도 이번에 들었어요. 모든 직업이 '평생 몸 바쳐 해도 되겠다'하고 생각하게 되는 타이밍이 있는데 배우는 그 타이밍이 오는 것이 조금 더 오래 걸리는 것 같아요. 수많은 작품을 해야 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시험할 필드에 서는 기회를 얻기까지도 시간이 걸리죠. 저는 그 기회를 이번에 얻은 것 같아요. 그래서 '달콤청춘'이 참 행복했어요. 배우들과 상의를 하는 것도, 회사 사람들과 얘기하는 것도, 꾸중을 듣는 것도 행복하고, 뭘 고쳐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행복했어요.

-지금이 딱 청춘인 나이인데, 이유진의 청춘은?

▶ 이제 먹구름이 걷히고 봄이 온 것 같아요. 인생의 봄. 그런 말이 있잖아요.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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