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맘' 지수 "불량학생? 제 눈엔 여린 속만 보여요"(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5.04.07 08:06 / 조회 : 8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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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맘'의 지수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극본 김단비·연출 최병길)에서 시작부터 시선을 제대로 붙든 신인이 있다. 고복동 역의 배우 지수(22)다. 쌍꺼풀 없는 긴 눈, 186cm의 늘씬한 키, 남성미가 느껴지는 외모가 일단 돋보이고, 나지막하고 담백한 목소리가 귀를 붙든다. 누구 닮았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 없었냐 하니 쌍꺼풀 없는 사람들은 한번쯤 다 거론됐을 거란다. 태양 유아인 이준기부터 가인 김연아까지 줄줄 나온다. 폭소가 터졌다.

그러나 지수가 맡은 '앵그리맘' 속 고복동은 이 유쾌한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그는 학원폭력 및 비리의 온상인 명성고의 일진. 부모를 잃고 형마저 감옥에 간 뒤 조폭 동칠(김희원 분)의 보호를 받으며 남을 때리고 위협하는 것으로 외롭고 겁 많은 스스로를 감추는 소년이다. 지수는 험상궂고 폭력적이지만 여린 내면을 좀처럼 숨기지 못하는 소년을 마치 자신의 옷인 듯 입고 처음으로 시청자와 마주했다. 2009년 처음으로 선 연극 무대에서 연기라는 것의 재미와 맛을 알아버린 지 무려 7년의 세월이 지났다.

"7년째라고 하면 민망한데, 결국엔 제 행복을 위해서 연기를 하는 거예요. 재미있어요. 제게 이 길이 잘 맞는지 평가는 봐주는 분들이 하시겠지만 저는 너무 좋아요. 이 일을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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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맘'의 지수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지수는 초등학교 시절 유도 선수를 했다. 소년체육대회에서 3등, 전국대회에서 2등도 했던 유망주였다. 태극 마크 달고 외국 대회도 다녀왔다. 그런데 어린 나이에 선수 생활이 너무 힘들었다. 돌아올 수 없는 길에 접어들기 전에 다른 일을 하고 싶었다.

중학교 3학년을 마무리하던 무렵 처음 발을 디딘 게 바로 연기였다. 호기심은 재미와 열의로 이어졌고, 마침 극단을 만들었던 연기 선생님을 따라 2009년 1월 연극 '봉삼이는 거기 없었다' 무대에 서기에 이르렀다. 아들이 연기하는 걸 반대했던 어머니는 그제야 조금씩 아들을 인정했다. 연기가 하고 싶어 JYP 공채 오디션에 지원, 연기자 연습생으로 지낸 시절도 있었다. 현재는 류승룡 류현경 조은지 등이 소속된 프레인TPC의 1호 신인이다. 그 사이 '한공주' 등 여러 장단편 독립영화에 출연했고, '앵그리맘'으로 처음 드라마에 모습을 비추게 됐다. 오디션 합격 소식을 처음 듣고 소리를 지르며 기뻐했단다.

"오디션에 굉장히 많은 분들이 오셨더라고요. 잘 알려진 분도 있었고, 아 이거 정말 장난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저도 처음 시놉시스를 봤을 때부터 너무 하고 싶은 작품이고 역할이었어요. 열심히 오디션을 봤는데 잘 봐주신 것 같아요. 운 좋게요. '앵그리맘'은 저의 데뷔작이라고 해도 무방한 작품이죠. '한공주'도 자랑스러운 출연작이지만 제가 잘 해서 잘 된 게 아니니까 그저 묻어가는 것 같아요. 여러 작품에서 공부하고 경험했고, 이제 처음으로 많은 분들에게 저를 보여드리는 것 같아요."

든든한 동료, 선배들과의 연기는 특별한 경험이다. "웃는 소리만 들려도 기분이 좋아지고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강자 역의 김희선과 "악역을 주로 연기하지만 보는 것과는 정말 정말 다른" 김희원과는 특히 많은 신을 함께했다. 지수는 "든든한 선배님들 덕에 잘 묻어간다"고 털어놨다. 특히 '앵그리맘'의 다크 포스를 담당하고 있는 김희원과는 주로 살벌한 장면을 연출했다. 지수는 "저도 모르게 분위기가 싸~해지는 걸 느꼈다"며 "속으로 '이거 진짜다' '이거 진짜다' 하면서 몰입했던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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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맘'의 지수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학교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영화들도 있지만, '앵그리맘' 역시 지상파 드라마로서는 꽤 리얼한 현실을 묘사한다. 어디서 본 듯한 공감 가는 인물들이 많지만, 지수는 처음부터 자신이 맡은 고복동이 마음에 와 닿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 아이의 겉은 불량스럽지만 저는 고복동의 속만 보인다"며 "처음 봤을 때부터 연민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과연 그 아이가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갈림길이 있었다 해도 선택의 폭이 좁았을 거고, 또 그런 환경에서 자랐기에 어쩔 수 없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그는 말했다. 마치 고복동인 듯 첫 작품부터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게 다 그런 공감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이제 첫 드라마. "드라마에 해가 되지 말자"는 첫 목표를 세웠던 지수의 현재 목표는 "무사히 끝까지 마치자"로 바뀌었다. 차근차근 하나씩 목표를 달성하다 보면 배우로서 그의 원대한 꿈에도 조금씩 다가갈 수 있으리라. 벌써 중반에 접어든 '앵그리맘'이 막을 내리고 나면 지수를 주목하는 이들은 더욱 늘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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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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