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식의 돌직구] 요즘 중계석, 현장얘기보다 신변잡담이 많다

김소식 객원해설위원 / 입력 : 2015.03.2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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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중계가 늘어남에 따라 캐스터, 해설자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사진은 올해 MBC 스포츠플러스의 해설위원을 맡게될 정민철(왼쪽부터), 이종범, 허구연, 김선우. /사진=OSEN





KBO리그 2015 시즌의 막이 오른다.


올 시즌은 막내구단 KT의 합류로 일정이 정상화되고 경기수도 팀당 128게임에서 144게임으로 늘어난다. 또한 처음으로 승률 4~5위 팀 간의 와일드카드제도가 도입돼 결정전에서 승자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 그리고 시범경기에서 시행된 촉진룰에 따라 평균 경기시간이 지난해 3시간 1분에서 2시간 49분으로 12분 단축되는 긍정적 효과를 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팬들을 즐겁게 하는 것은 매일 5경기를 중계함으로써 경기 선택의 즐거움이 확대된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시청률 확보에 나선 방송사들은 첨단장비를 확보해 시청자들을 위한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좋은 그림을 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방송사들은 우수한 캐스터와 해설자 확보에도 고민을 하고 있다.


음식의 맛은 손맛 못지않게 양념의 궁합이 중요하듯, 각종 스포츠 중계에서 캐스터와 해설자들의 역할에 따라 경기의 느낌이 달라지기도 한다.

오랜 시간 현장을 떠나 야구협회 부회장등 야구행정에 관여하다 다시 칼럼을 쓰며 복귀해보니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우선 5방송사의 동시 중계로 캐스터와 해설자들의 인원이 많아졌다.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각종 스포츠 중계에서 라디오로 단련된 기라성 같은 캐스터들이 축적된 기록과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공부하지 않고는 '해설입네' 그들의 옆에 앉을 수 없을 정도였다.

예전 야구중계는 '라디오 게임'이라 할 정도로 청취자들로 하여금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치게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은 고 송인득 캐스터와의 중계였는데, 당시 일간스포츠의 천일평 부장은 자신의 칼럼에서 야구중계의 백미였다며 극찬의 글을 쓰기도 했다.

역대 유명한 스포츠 캐스터들은 모두가 텔레비전이 없던 시절, 라디오 중계로 실력을 다졌다. 경기를 보는 시야는 넓었고 묘사는 세밀했다. 팬들은 그들의 목소리만으로 경기화면을 머릿속에서 시청하듯 열광했다.

그때와 달리, 최근 스포츠 중계 채널이 많아지다 보니 해설자나 캐스터들의 수요가 많아진 점은 좋은 현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만의 느낌일까?

젊은 캐스터들은 당연히 선배들에 비해 야구에 대한 깊이와 무게감에서 밀리는 느낌을 준다. 즉시즉시 제공되는 화면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고 덩달아 야구공부에 소홀한 느낌을 준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다. 임용수 캐스터는 방송경력 초기에 원음 방송에서 라디오 중계를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 중계에서도 시야를 넓게 본다. 한명재 캐스터는 라디오로 메이저리그를 중계한 것을 바탕으로 페넌트 레이스에서도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새롭게 중계현장에 투입된 젊은 캐스터들에게 스포츠 전반에 관해 보다 열심히 연구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각별히 당부해본다.

방송사에서 해설자들을 적극적으로 양성하지 않는 점도 아쉽다. 물론 매년 은퇴 선수 등 해설자원이 많기 때문에 방송사에서 특별히 해설자 양성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 자원들은 언제나 현장복귀를 염두에 둔다.

물론 중계석과 현장 복귀를 거듭하다 지금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절대적 위치에 오른 허구연이나, LG 감독 출신의 이순철, 투수 출신이자 LG 스카우트 업무를 맡았던 이효봉과 신인왕 출신의 이용철의 경우 관록이 나타나는 해설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최원호, 이종열 콤비의 해설도 괜찮은 듯하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처음 마이크를 잡은 이종범, 정민철, 송진우, 김선우 등 대부분의 스타급 선수들은 언제든지 현장으로 복귀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해설자가 되기 위한 공부와 준비에 소홀할 수도 있다.

캐스터와 해설자. 캐스터는 포수처럼 시청자가 궁금해 하는 좋은 질문을 유도하고 해설자는 캐스터의 리드에 따라 좋은 분석을 시청자에게 제공해야한다.

좋은 포수가 좋은 투수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 따라서 캐스터는 시청자들의 모든 '왜?'를 대신 물어주어야 하고 해설자는 시청자들의 모든 '왜?'에 답을 해주어야 한다. 최근의 중계석을 보면 현장과 관계없는 신변 잡담이 너무 많다는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캐스터들에게 전한다. 최고의 야구기자로 많은 야구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고 이종남 기자가 생전에 소주잔을 기울일 때마다 한 말이다. "야구 캐스터는 시청자가 라디오 중계를 듣고도 스코어북을 기록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구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을 빠짐없이 전달하라는 말임을 명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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