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균성 "머리는 예능의 힘..쇄골까지 기를것"(인터뷰)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5.03.26 07:00 / 조회 : 13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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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균성 /사진=홍봉진 기자


인터뷰가 진행된 카페에서 한 여성이 수줍게 다가와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이제는 트레이드마크가 된 단발머리를 쓸어 넘기며 강균성(34)은 "괜찮다"고 흔쾌히 응했다. 이른 아침 벌겋게 충혈 된 눈에 아직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삶이 너무 각박하지 않은가"라며 "사진 한 장이 어떤 이들에겐 하루를 시작하는 활력이 될 수 있다면 나에겐 감사한 일"이라며 배시시 웃었다.

강균성은 실력파 보컬그룹 노을의 멤버지만 요즘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달 11일 방송된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과 동시에 안방극장의 웃음폭탄을 던지며 예능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자판기처럼 누르면 나오는 '1+1' 성대모사와 진지하면서도 금세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함을 드러내는 캐릭터는 말 그대로 빵 터졌다.

방송 이후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섭외 러브콜을 받은데 이어 최근엔 '국민' 예능 '무한도전'의 새 멤버 영입 프로젝트 식스맨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핫'하다. 그가 예능 대세가 된 데는 바꾼 헤어스타일도 한몫했다. 정작 보인은 멋을 위해 길렀다고 하지만 여고생처럼 곱게 한쪽으로 넘긴 단발머리는 어딘가 모르게 웃음이 절로 나온다. 요즘 머리부터 발끝까지 개그로 물들인 이 남자, 강균성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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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균성 /사진=홍봉진 기자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데, 기분이 어떤가.

▶누군가에 기쁨이 되고 웃음을 줄 수 있는 일은 벅차고 감사한 일이다. 덕분에 요즘 틈이 없을 정도로 스케줄이 많이 늘긴 했다. 잠을 많이 못 잔다. 전날도 예능프로그램 녹화로 4시간 밖에 못 잤다.

-어떤 게 또 많이 달라졌는가.

▶어린 친구들이 많이 알아봐준다. 그 친구들은 내가 신인 개그맨인 줄 안다. 나중에는 노을의 멤버인 줄 알고, 음악도 들어보신다. 노을 팬들이 주로 20~40대였는데 10대도 많이 생겼다. 이번에 노을 콘서트 했을 때 방송 보고 오신 분들이 많더라.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 빛을 보는 이유가 뭘까.

▶잘 모르겠다. 그냥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예전에도 다 했던 것들이다. 오래된 팬들은 요즘 방송에서의 모습이 원래 제 모습인 것을 안다. '라디오 스타'에서 그렇게 터질 줄 몰랐다. 직접 본방송을 모니터했는데 난 그렇게 웃기지 않았다. 본래 내 모습이니까. 다 때가 있는 것 같다. 내가 분석할 수 없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평소에도 이렇게 재밌었나?

▶친한 사람들은 다 안다. 저것도 많이 자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는 분들도 많다. 원래 더 미친X이다. 주변 물건들을 이용해 상황 극을 하거나 성대모사를 한다.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별의 별 것들이 있다. 언젠가는 나올 것이다. 하지만 미친 모습만 있지 않은 게 중요하다. 인생 상담이나 내 가치관을 얘기할 때는 진지하다. 공부할 때는 열심히 공부하고 놀 때는 화끈하게 노는 게 멋있는 것 아닌가.

-웃는 게 특이하다.

▶목이 갈까봐 성대를 열어서 웃는다. 내가 웃으면 같이 웃게 된다는 얘기는 들었다. 웃음은 전파되는 것 같다. 내가 웃을 때 입이 세모(▽) 모양이다 가만히 있으면 시옷(ㅅ)이다. 그래서 안 웃으면 무표정으로 화난 것처럼 보인다고 하더라. 사람들 하고 있으면 입 꼬리를 약간 올리려 노력한다. 어머니도 방송에서 입 꼬리 내려간 거 보면 뭐라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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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균성 /사진=홍봉진 기자


-강균성에게 성대모사란?

▶삶이다. 늘 그러고 논다. 똑같이 하면 신기한데 그걸 과장하면 웃음이 된다. 최근에 김장훈 선배님이 SNS에 제가 성대모사 할 때마다 콘서트 티켓이 더 팔린다고 했다. 형한테 피해가 아니라 도움이 됐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했다.

-머리는 언제부터 길렀나.

▶작년 초부터다. 예전부터 호기심에 기르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는데 기르다 포기하고를 반복했다. 죽기 전에 한 번 꾹 참고 길러보자는 맘으로 길렀다. 죽기 전에 머리도 한 번 묶어보고 싶었고. 어릴 때 록 음악을 좋아해 로커들의 긴 머리가 멋있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상하게 예능으로 풀려버렸다. 사람 일은 진짜 모른다. 음하하하. 난 지금도 멋있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멋있게 안 봐준다. 안 괜찮은가. 난 멋있는데, 테리우스 같지 않은가. 쇄골까지 기르고 싶다.

-예능으로 관심을 받고난 뒤 노을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나.

▶많이 좋아한다. 멤버들도 (강)균성이가 드디어 때를 만났다고 한다. 어느덧 데뷔 13년차인데 신선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것도 좋다.

-노을 음악으로 인기를 끌 때와 지금의 차이점은?

▶많은 분들이 친근하게 봐준다. 예전엔 주변에서 알아보셔도 '어? 강균성이다' 정도였는데, 지금은 다가와 사진도 찍자고 해주시고 막 웃으신다. '너무 보기 좋다', '웃음 줘서 고맙다'란 말을 들으면 힘이 난다. 요즘엔 갑자기 결혼하자는 얘기도 많이 듣는다.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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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균성 /사진=홍봉진 기자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에 올랐다. 기분이 어떤가.

▶오른 것만으로도 감격이다. 내가 뭐라고 말이 되나.

-식스맨이 되고 싶은가. 솔직한 얘기를 듣고 싶다.

▶마음은 내려놓고 있다. '무한도전'과 인터뷰는 그 순간 많은 분들에 즐거움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식스맨이) 돼도 감사하고, 안 돼도 감사하다. 이미 이뤄진 일들에 감사하면서 주어진 일들에 방향성을 잡고 성실하게 임하고 싶다. 사람은 주어진 일에 만족할 줄 알아야한다. 집착과 욕심은 모든 것을 망가뜨린다.

-앞으로 출연해보고 싶은 예능프로그램은?

▶애기들과 함께 노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보고 싶다. 애기들을 정말 좋아한다. 애기들이 날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본업이 가수인데, 예능 이미지로 굳혀지는 것에 대해 부담은 없는가.

▶내가 출연한 건데 지금 와서 부담을 느끼면 좀 웃기다. 그러면 애초에 나오지 말았어야지. 예능을 할 때는 예능에, 앨범 나올 때는 앨범에 충실하면 된다. 음악에 대한 무게감은 멤버들이 잡아주고 있으니까 고맙다.

-앞으로 어떤 행보를 기대하면 좋을까.

▶지금은 모르겠다. 여기까지 오게 된 모든 과정을 봤을 때 내가 계획해서 된 일은 거의 없다. 다 내 계획을 뛰어넘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내 목적지와 방향성이 만들어지는 게 중요하다. 하루하루 주어지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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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균성 /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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