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와 야수'PD "홍보 목적 출연자, 우리도 사양"(인터뷰②)

'마녀와 야수' 기획, 총괄 PD 한호섭 KBS 협력제작국 팀장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5.03.06 09:08 / 조회 : 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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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마녀와 야수' 기획, 총괄PD 한호섭 KBS 협력제작국 팀장/사진=이기범 기자


<인터뷰①>에서 계속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대개 '진정성'을 앞세운다. 꾸밈없는 순수함에 시청자들은 함께 웃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화제가 되면 그 의미는 예상치 못하게 퇴색된다. 방송계 대표 소개팅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짝'이 그랬다. 방송을 통해 인지도를 쌓고 이를 이용하려는 일부 출연자들 때문에 프로그램의 순수한 의도가 퇴색됐다.

'마녀와 야수' 역시 이런 논란에 휩싸이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한호섭 팀장은 "그런 의도를 가지고 오는 출연자라면 제작진도 사양한다"며 강조했다.

"출연자가 홍보를 목적으로 하면 이 방송 자체가 거짓이 되는 거죠. 제작진도 출연자의 홍보는 원칙적으로 빼려고 하고 있어요. 사전 인터뷰를 할 때도 이름, 나이, 직업까지만 받죠. 사업자의 경우 상호명은 제외하죠. 물론 의도적으로 이런 부분을 숨기고 온다면 제작진으로서도 사실 방법이 없어요. 하지만 촬영 중에라도 그런 부분이 발생한다면 최대한 편집할 계획이에요. 사전에 철저히 검증해야죠. 인터넷 검색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논란 걱정은 없어요."

한호섭 팀장은 '마녀와 야수' 첫 방송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졌다고 털어놨다. 그 이유는 일부에서 긴장감도 없고, 재미도 반감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방송을 보면서 '아, 출연자 일부는 시청자들에게는 공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청자는 방송을 시청하는 입장인데, 출연자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으니까 흥미가 떨어지겠다는 판단이 섰죠. 그래서 앞으로 방송에서는 3,4명 정도 얼굴만 공개해 볼 생각이에요. 적어도 소개팅인데, 상대를 알고 보는 재미는 있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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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마녀와 야수' 기획, 총괄PD 한호섭 KBS 협력제작국 팀장/사진=이기범 기자


'마녀와 야수'에서 최종 선택 이후 상황은 어떻게 될까. 이상형을 찾았으니 만남은 이뤄지게 될까. 이미 세 번의 촬영을 마쳤으니 현재 커플로 발전한 출연자들도 있을 것 같다. 이에 한호섭 팀장은 손사래를 친다.

"아직 없어요. 왜냐하면 최후의 선택을 받은 1인과 선택을 한 1인에게 서로의 연락처를 전달하지 않았거든요. 사실 만나면 저희야 좋죠. 진정한 이상형을 찾아줬다는 보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방송 후에 이들에게 서로의 연락처를 전달해 줄 계획이에요. 일반인이기 때문에 촬영 후 좋은 만남을 가졌다가 헤어질 경우 방송을 할 수 없잖아요. 이들의 진정한 만남은 아마 방송 이후가 될 것 같아요."

한호섭 팀장은 마녀와 야수, 최후의 1인의 선택 그리고 마지막 데이트를 앞두고 신경이 곤두선다고 했다. 최후의 1인이 마지막 데이트에 나오지 않을 경우 소개팅은 실패가 되기 때문이다.

"100% 성공률을 바라고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제작진 입장에서 소개팅이 성공으로 끝나지 않으면 아쉽죠. 지원자도 없는데, 방송에 '소개팅 실패'라고 나가면 머쓱할 것 같아요. 앞으로 두고 봐야겠지만 소개팅 성공률이 높았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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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마녀와 야수' /사진제공=KBS


탈락한 마녀와 야수 중 다시 만남이 이뤄지는 경우는 없을까. 특수 분장이 아닌 맨 얼굴을 봤을 때, 출연자들의 마음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을 듯하다. 한호섭 팀장은 단호하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단 상대방을 탈락시켰다는 것은 마음이 통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단지 외모를 보고 '아, 이 사람이었는데'라고 아쉬워하면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의미가 없죠. 외모를 떠나 진짜 마음이 맞는 이상형을 찾는 건데, 외모를 보고 흔들리면 말이 안 되죠. 아직까지 그런 출연자도 없었어요."

제작진이 하는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출연자다. 출연자가 일반인이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보다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한 번의 방송으로 출연자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에게 출연자의 이미지는 호감일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가 생길 수도 있어요. 호감이 된다면 좋겠지만 상황에 따라서 비호감이 될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일상생활로 돌아갔을 때, 주위의 시선이 좋지 않겠죠. 용기를 내서 방송에 나왔는데, 피해가 되면 안 돼요. 그래서 편집도 작은 것 하나까지 생각하면서 보고 있어요."

'마녀와 야수'에서는 연예인 출연은 정말 없을까. 답은 "특집이라면 가능하다"는 게 제작진의 입장이다. 한호섭 팀장은 "연예인 출연은 아무래도 진정성이 의심 받기 마련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연예인 출연도 일부 고려하고 있어요. 하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일반인 중심으로 꾸며지니까 연예인 출연은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아요. 연예인이 출연하면 그들의 말이나 행동 등 재미 위주로 가겠죠. 그러면 이 프로그램이 추구한 진정성, 리얼리티는 없어지는 거예요. 연예인 대 연예인보다는 출연자 중 한 명으로 출연할 수는 있어요."

한호섭 팀장은 "우선 프로그램이 잘 돼야 특집으로 연예인 편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털어놨다.

"첫 방송 시청률이 2.7%가 나왔더라고요. 아찔했어요. 하지만 시청률 올리려고 연예인을 투입할 계획은 없어요. 정말 진정성 있게 출연을 원하는 연예인이라면 일단 면접부터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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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마녀와 야수' 기획, 총괄PD 한호섭 KBS 협력제작국 팀장/사진=이기범 기자


한호섭 팀장은 "'마녀와 야수'가 이제 막을 올린만큼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마녀와 야수'를 보는 재미가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갈 것을 다짐했다.

"아직 방송 초기라 곳곳에 수정,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어요.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변화를 생각하고 있어요. 프로그램 틀 자체를 바꾸지는 않을 거예요. 단,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소개팅을 만들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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