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티X크러쉬, 2015가요계 핫 브로맨스를 만나다(인터뷰)

'그냥(Just)' 발매 직후 음원차트 석권..가요프로그램도 1위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5.03.0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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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티(왼쪽)과 크러쉬 /사진=이동훈 기자


"전 몸이 말랐고, 크러쉬는 엉덩이가 크거든요."(자이언티)

"아 또 그 얘기야~"(크러쉬)


"좋은 자리에 앉게 되면 제가 배려하죠. 하하."(자이언티)

"아~자이언티 형이 자꾸 제 육체에 대해 언급을 하면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크러쉬)

자이언티(김해솔·26)와 크러쉬(신효섭·23)의 대화를 듣고 있다 보면 저절로 '브로맨스'(브라더+로맨스)란 단어가 떠오른다. 티격태격하다가도 이내 "2015년 지금 지구에서 제일 친한 사람"이라며 진한 우정을 과시했다.


함께 음악 작업을 하다 틈틈이 영화를 보거나 사우나를 즐기며 여가를 채운다고 했다. 커플처럼 갈색 계열의 롱 코트로 옷을 맞춰 입고 기자와 만난 둘은 인터뷰 도중 심심치 않게 서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자이언티가 "우린 서로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을 잘 알고 있다"고 농을 던지면, 크러쉬는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다소 무거워 보이는 질문에는 유머러스한 답변을 내놓으며 마주보고 웃었다. 최근 프로젝트 싱글 '그냥(Just)'으로 가요계를 강타한 두 사람. 이들에게서 능숙한 화술은 찾아볼 수 없다. 서툴지만 유쾌한 대화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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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티(왼쪽)과 크러쉬 /사진=이동훈 기자


자이언티와 크러쉬는 근래 가장 각광받는 뮤지션들이다.

실력파 뮤지션들조차 두각을 나타내기 힘든 요즘, 특정 장르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는 가요계에 이들 두 남자의 음악은 소위 "찾아 듣는다"며 곧잘 이름이 오르내린다. 대중에게 소위 '믿고 듣는' 음악으로 평가를 받았다는 의미다.

지난해 자이언티는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양화대교'로, 크러쉬는 '가끔'과 '허그 미(Hug Me)' 등으로 사랑받았다. 천편일률적인 대중 음악시장에 개성이 잘 묻어나는 음악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

이런 두 사람이 만났으니 '그냥'의 음악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냥'은 짝사랑과 사랑, 이별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심경을 담은 곡. 두 사람의 매력을 극대화한 이 노래는 발매와 함께 각종 음원차트, 가요프로그램 정상에 오르며 인기를 증명했다. 차별화된 음악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두 보컬리스트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셈이다.

"처음엔 너무 뜻밖이라 얼떨떨했어요. 뭔가 (인기를) 피부로 느끼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응원해주신 가족이나 팬들, 그리고 소속사 식구들한테 도요."(크러쉬)

"저도 같은 마음이에요. 이번 프로젝트를 같이한 크러쉬에게도 좋은 시너지를 내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자이언티)

이들의 인기는 온갖 홍보 수단이 동원되는 방송 출연보다는 주로 음원차트를 통해 얻은 것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두 사람이 자평하는 비결을 뭘까. "요즘 유행하는 말로 '브로맨스' 아닐까요? 그렇지만 정체성은 분명합니다. 여자를 좋아합니다."(크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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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티(왼쪽)과 크러쉬 /사진=이동훈 기자


자이언티와 크러쉬는 이미 언더그라운드 시절부터 어울려 지내던 절친한 사이다. 두 뮤지션의 인연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꽤 지난일이지만 처음 만난 날짜와 장소를 정확히 기억했다. 2012년 10월 7일 홍대 앞이었다.

"당시 저는 혼자 외롭게 음악을 하면서 이걸 계속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던 시기였어요. 반면 자이언티 형은 이쪽 신에서 촉망받는 뮤지션으로 활발히 활동할 때였죠. 우연히 길에서 마주치게 됐는데, 절박한 심정으로 다가가 제 음악을 들어봐 달라고 얘기했어요."(크러쉬)

그때 음악을 들은 자이언티는 크러쉬의 천부적인 재능을 알아보고 함께 작업을 제안했다. 이후 두 사람은 힙합 크루 'VVD'에서 함께 활동하게 됐고, 지금은 다이나믹 듀오가 대표로 있는 아메바컬쳐와 전속계약을 맺고 같은 회사에서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곡을 들어보니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졌어요.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확신이 들어 연락을 했고, 그렇게 친분을 쌓아 매일 작업하다 보니 여러 좋은 기회들이 생겼어요. 처음 만났을 때 난 택시를 잡고 있었는데, 택시가 안 오는 바람에 크러쉬를 만나게 됐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다행이죠."(자이언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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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러쉬(왼쪽)과 자이언티 /사진=이동훈 기자


신흥 음원강자로 입지를 탄탄히 다진 두 사람은 이미 가수들 사이에서 피처링 섭외로도 1순위에 꼽히고 있다. 곡을 고르는데 나름의 기준이 있는지 궁금했다.

"일단 시기가 맞아야하고요. 현실적으로 제가 작업 중인 앨범이 있으면 좀 힘들죠. 한 번에 여러 가지 못하는 성격이거든요. 그다음엔 곡 색깔이 저랑 잘 맞아야 되요. 곡만 마음에 들면 네임 벨류와 관계없이 하는 편이에요."(자이언티)

"노래를 일단 들어보고 5~10초 안에 결정을 하는 것 같아요. 필이 중요하죠."(크러쉬)

둘은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닌 이번 음반을 계기로 팀으로서 활동도 병행하고 싶다고 했다. 자이언티는 "팀으로 봤을 때 롤모델은 다이나믹 듀오"라며 "우린 래퍼도 아니고 장르도 다르지만 긴 시간 함께 활동하시는 모습은 정말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저희는 이미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팀 이름이 없을 뿐이죠. 그런 의미에서 앨범 타이틀인 '영'은 저희의 슬로건이자 시그니쳐라고 볼 수 있어요. 젊음 음악을 하고 있고, 나이가 30~40이 넘어도 '영'이라는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가는 그림일 것 같아요."(자이언티)

그런 의미에서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펼쳐지는 첫 합동 콘서트에도 '영'이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어쩌면 팀으로는 이제 시작하는 거니까 초심을 심어 놓은 것과 같아요. 그래서 앨범부터 콘서트까지 전체적인 그림을 '영'으로 잡고 통일했죠. 공연에는 훌륭한 연주자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매우 음악적인 분위기의 공연이 될 것 같아요. 다 보여드립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크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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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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