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비록' 황인영 "중전역할 로망..강한 의인왕후 만들 것"(인터뷰)

KBS 1TV '징비록' 의인왕후 역 황인영 인터뷰

수원(경기)=안이슬 기자 / 입력 : 2015.03.0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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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인영/사진=김창현 기자


황인영(37)의 등장은 당시 파격적이었다. 필모그래피가 전무한 학생 신분으로 영화 '댄스댄스' 주연에 발탁된 황인영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70cm가 넘는 시원시원한 키에 늘씬한 몸매, 시크한 매력이 있는 얼굴까지, 그는 '학다리 미녀'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방송계를 종횡무진 했다.

데뷔 17년차에 접어든 황인영, 스타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고 잠시 활동이 부진한 시기도 있었다. 인생을 살아오며 겪은 모든 순간들의 황인영을 더욱 성장하게 했다. KBS 2TV 일일극 '달콤한 비밀'에 이어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 세종대학교에서 강의까지 맡게 된 황인영에게 2015년은 또 한 번의 성숙을 기대하는 해이기도 하다.


황인영은 '징비록'에서 친아들이 아닌 광해군(노영학 분)을 제 아들처럼 품는 의인왕후 역을 맡고 있다. 황인영의 사극 출연은 지난 2007년 방송한 SBS '연개소문' 이후 8년 만이다.

"KBS 대하사극의 힘이 있잖아요. 정말 하고 싶었어요. 사실 이전에 한 '연개소문'에서는 싸우는 역할이었어요. 저도 고운 한복을 입고 중전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은 로망이 있었는데 기회가 되어서 전 너무나 신나요."

'달콤한 인생'에서는 천도형(김응수 분)의 후처로 뒤에서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야망 있는 이수아 역을 맡고 있는 황인영, '징비록'에서는 전혀 다른 캐릭터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캐릭터를 소화하려니 남다른 고충도 있었다.


"지금 하고 있는 '달콤한 비밀'과는 캐릭터가 완전히 달라요. '징비록' 첫 촬영 전날 잠을 거의 못 잤어요. 캐릭터가 다르니 대사도 입에 잘 안 붙는 것 같고, 잘 기억도 안 나고. 계속해서 반복해서 연습하고 또 연습했죠. 꿈에서도 연기를 했어요(웃음). 걱정을 했는데 한복을 입고 현장에 있으니 자연스럽게 연기가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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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인영/사진=김창현 기자


역사 속 의인왕후는 광해군을 제 자식처럼 거두고, 선조(김태우 분)의 후처들에 대해서도 질투와 시기가 없었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징비록'에서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황인영이 그리는 의인왕후는 어떻게 다를까?

"저도 막연하게 그리던 의인왕후에 대한 이미지가 있었어요. 인빈 김씨(김혜은 분)는 요부 같은 느낌일 줄 알았는데 감독님이 오히려 순하게 연기를 하도록 하시더라고요. 반대로 저에게는 '달콤한 비밀' 같은 느낌이 묻어나도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전 '멘붕'이 왔죠. 인자하지만 마냥 착하기만 한 것은 아닌, 조용하게 머리를 쓰는 느낌이 묻어나길 원하셨던 것 같아요. 광해를 내 자식으로 받아들이고 왕으로 세우려는 건 분명 이유가 있었을 거예요. 조용하면서도 강한 중전의 모습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직 미혼에 30대 후반의 나이지만 두 작품 속 아들들의 수가 무려 네 명이다. 황인영은 "'달콤한 비밀'에서 둘, '징비록'에서 둘, 아들이 넷이나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달콤한 비밀'에서 아들인 흥수와는 다섯 살 차이예요. 물론 친아들은 아니지만. 다섯 살 차이인 아들이 생긴 거죠(웃음). 흥수와 전에 같이 뭔가 했던 기억이 있는데 뭔지 잘 기억이 안 났었어요. 나중에 흥수가 '천생연분'에 같이 출연했었다고 하는 거예요! 그때는 같이 커플 게임을 했는데 이상하다면서요. 저희끼리는 농담으로 한아름(신소율 분)을 버리고 둘이 결혼하자고도 해요."

김흥수와 반대로 남편 역인 김응수와는 무려 17살차이. 현장에서도 김응수는 '젊은 아내' 황인영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아준단다.

"김응수 선배와도 호흡이 잘 맞아요. 젊은 아내가 있다고 좋아하세요. 이렇게 촬영하다보니 나이 많은 남편과 사는 것도 살만하겠다는 생각도 들어요(웃음). 친구들이 부러워한대요. '달콤한 비밀'에서는 회장 사모님이고, '징비록'에서는 중전이잖아요. 지위가 높아져서 나름대로 재미도 있어요. '징비록' 현장에서는 중전마마가 되고 '달콤한 비밀'에서는 사모님 오셨느냐는 말을 듣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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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인영/사진=김창현 기자


두 작품을 연이어 엄마 역할을 하고 있지만, 로맨스 장르에 대한 마음은 여느 여배우와 다르지 않다. 지난 해 방송한 SBS '별에서 온 그대'와 JTBC '밀회'는 재방송 편성표까지 체크하며 열심히 봤을 정도다.

"로맨스는 아마 나이가 더 들어도 하고 싶을 것 같아요. 상대요? 그 시대의 가장 핫 한 배우요(웃음). 정우성씨와도 정말 작품을 같이 해보고 싶어요. 데뷔하셨을 때부터 정말 팬이었는데 한 번도 같이 작품을 할 기회가 없었어요. 몇 년 전 우연히 식당에 계시는 걸 봤는데 떨려서 인사도 못했어요. 지금도 정말 멋지신 것 같아요."

데뷔 시절 어딜 가나 막내였던 황인영이 이제는 20년 차를 바라보고 있다. 20대 때의 풋풋함과는 다른 관록이 이제는 그에게도 묻어난다.

"똑같은 말을 해도 20대가 하는 것과 30대에 하는 것은 다른 것 같아요. 살아온 시간이 있으니 뭔가 꾸미지 않아도 표정이든 행동이든 다른 것이 있어요. 지인들은 절 보면서 연기가 늘고 있다고 하세요. 제가 이제 와서 레슨을 받는 것도 아니고, 연기가 확 늘기 위해 뭔가 연구하는 것도 아닌데 살아온 연륜이 있으니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색깔이 표현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연륜 있는 선배님들을 보면 특별한 장면이 아닌데도 눈물이 나고 감동을 받기도 해요. 기교가 아닌 스스로 내실이 차야 좋은 연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황인영의 2015년 상반기는 정신없이 바쁠 듯하다. '달콤한 비밀'과 '징비록'을 촬영을 병행하며 세종대학교에 강의까지 나서게 됐다. 올해의 계획 중 결혼은 없는지 묻자 그는 "임자가 없다"며 장난스럽게 고충을 토로했다.

"결혼이요? 늘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지만 임자가 나타나지 않아요. 소개를 받는 것도 어렵네요. 결혼은 운명인가 봐요. 지금은 일 욕심도 많고 이렇게 사는 것도 정신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가끔은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지금은 별 생각 않고 지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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