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나 "2년 쉰 연애, '순수의시대' 대리만족"(인터뷰)

김소연 기자 / 입력 : 2015.03.04 08:25 / 조회 : 1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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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한나/사진=임성균 기자


강한나(26)는 신인배우다. 지금의 소속사 판타지오와 계약을 맺은 2013년 개봉한 영화 '친구2'가 그의 데뷔작이다. 이후 2년도 채 되지 않아 영화 '순수의 시대' 주인공 가희가 됐다.


데뷔 후 지금껏 출연한 작품수도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 하지만 강한나는 여느 신인배우와 달랐다. 표정엔 여유가 넘쳤고, 질문의 핵심을 보고 후속 질문까지 술술 답변하는 언변까지 갖췄다. 다소 당황스럽고 부담스러울 수 있는 질문까지 강한나는 현명하게 대처했다. '순수의 시대'에서 신하균과 장혁, 강하늘을 오가며 가녀린 여인부터 팜므파탈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였던 강한나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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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한나/사진=임성균 기자


◆딸 부잣집 셋째 딸, 배우를 꿈꾸다

강한나는 세 자매 중 막내였다. 어릴 때부터 앞에 나와 애교와 재롱을 부리면서 집안의 웃음을 담당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던 딸이 "배우가 되겠다"며 연극영화과 입시 준비에 나섰을 때에도 강한나의 부모님은 당황하지 않았다고.


남들보다 시작과 준비는 늦었지만 당당히 중앙대 연극영화과 합격증을 거머쥔 강한나였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독특했다. 유명 기획사나 오디션을 보러 다니기 보다는 연기 공부에 집중했다. 대학원에 진학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연기 공부 그 자체가 정말 재밌고 좋았어요. 제 스스로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는 공인으로서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의문도 들었고요. 실제로 연극영화과에서 연기를 전공하는 사람 중 상업적으로 성공한 분들은 많지 않아요. 연기로 시작해 연출을 하기도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쪽으로 빠지기도 하죠. 저 역시 무조건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2009년 미쟝센영화제에서 수상한 '마지막 귀갓길'로 지금의 기획사에서 1차 러브콜을 받았을 때 강한나가 움직이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대중 앞에 나서기엔 공부가 더 필요하다"는 스스로의 판단이었기 때문.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던 강한나 첫 상업 영화 오디션인 '친구2'로 바로 배역을 거머쥐면서 세상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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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한나/사진=임성균 기자


◆강렬한 뒤태 노출, 그리고 '순수의 시대'

적지 않은 수련을 마치고 데뷔한 강한나다. 그렇지만 강하나의 연기를 제대로 선보이기도 전에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의 파격적인 드레스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순수의 시대'는 그런 강한나에게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순수의 시대'는 조선 왕조 초기 발발한 왕자의 난 뒷이야기를 담은 작품. 이방원(장혁 분)과 허구의 인물 김민재(신하균 분), 그의 아들 김진(강하늘 분)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갈등을 그렸다. 강한나는 이들 셋을 오가는 묘령의 여인 가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 작품에서도 강한나는 베드신을 비롯해 상당한 수위의 노출을 감당해냈다. 그럼에도 강한나는 "노출 이미지가 굳어질까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보단 노출이 필요했던 상황, 그리고 감정을 보여주는데 집중했다.

"영화제 드레스가 화제가 됐던 것은 드레스의 파격적인 디자인 때문이지만 전 맥&로건의 철학이 담긴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입었어요. 이번 작품의 노출 역시 감정상 필요한 부분이었어요. 관객들이 영화를 본다면 노출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연기에 뜻을 품고 하려는 친구구나'라고 느낄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죠. 저는 두렵지 않아요. 다만 앞으로 행보가 중요할 것 같아요."

장학금을 받을 만큼 성실하고 열심히했던 학교를 다녔던 습관은 '순수의 시대' 촬영장에서도 이어졌다. 항상 노트를 갖고 다니면서 연출자인 안상훈 감독과 상대역으로 연기한 신하균과 대화하고, 조언을 받은 내용을 적었다.

강한나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할 수 있을지언정 최선을 다하지 않아 후회하고 싶진 않았다"면서 '순수의 시대' 촬영에 임했던 각오를 전했다.

"가희는 굉장히 다양하고 다채롭고 깊이감이 있는 캐릭터였어요. 제가 잘 표현해야 하는 책임감과 중압감이 있었지만, 그 부분이 끌렸어요. 도전의식이 생겼고, 더 잘해내고 싶었죠. 가희의 관객들도 감정에 이입해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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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한나/사진=임성균 기자


◆가희의 사랑, 그리고 강한나의 사랑

'순수의 시대'를 관통하는 감정선은 애증이다. 참혹한 전쟁 장면과 액션이 등장하긴 하지만 영화 전체를 끌어가는 건 진한 멜로다.

가희는 이런 멜로의 중심에 서 있다. 김민재와 김진, 이방원을 오가는 미묘한 사각관계를 형성하면서 갈등을 조성한다. "세 남자의 사랑을 받는 기분이 어떤가"라는 질문에 강한나는 "당연히 좋았다"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어떤 식의 애정이든 사랑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좋았던 것 같아요.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지만 가희 스스로의 내적인 혼란의 소용돌이를 온전하게 느끼는 순간은 민재와 있을 때인데요. 민재에게 사랑받으면서도 '행복한 멜로가 아니라서 이런 사랑의 모습이 있겠구나'라는 것도 느꼈던 것 같아요."

극중 모든 남자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가희와 달리 실제 강한나는 2년째 연애 휴업 중이다. 성인이 된 후 연애를 한 것은 단 두 차례. 이 중 마지막 연애는 2013년 초에 끝이 났다. 강한나는 "소속사에서는 연기를 위해서라도 연애를 하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못하고 있다"며 "작품을 찍으면서 대리만족도 느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제가 원래 2가지 일을 한 번에 못해요. 독립영화를 찍을 때에도 학교를 휴학했고, 데뷔를 한 지금도 대학원을 휴학한 상태에요. 지금은 작품에만 집중하다보니 연애를 못하겠어요.(웃음) 그래도 민재 같은 사람은 만나고 싶어요. 한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지켜주고자 하는 그런 순수한 사랑이 멋진 것 같아요. 민재 같은 분이라면 나이 차이가 나는 사람이라도 상관없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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