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맨' 뜨고 '그레이' 침몰..'순수' '헬머니' 19禁영화 운명은?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5.03.02 10:48 / 조회 :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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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극장가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들이 몰려온다. 전망은 썩 밝진 않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란 한계도 있지만 인지도와 호감도가 지나칠 정도로 낮다. 각 영화들의 전망을 짚었다.

현재 극장가는 19금 스파이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가 장악하고 있다. 지난 달 11일 개봉해 1일까지 337만명을 동원했다. '킹스맨'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외화 중 처음으로 300만 관객을 동원할 만큼 인기가 높다.

'킹스맨'은 사회 부적응 루저가 비밀정보요원으로 성정하는 과정을 담은 첩보 액션물. 화려한 볼거리와 통통 튀는 유머가 가미돼 입소문을 타면서 설 연휴 이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킹스맨'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란 한계를 딛고 흥행에 성공한 반면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또 다른 19금 외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영 맥을 못 추고 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화제를 모았던 동명 원작을 영화화했다. 순진한 처녀가 백만장자 그레이에게 성적인 지배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유독 한국에선 흥행성적이 초라하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북미 지역에서 1억 4776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북미를 제외한 다른 나라에선 3억 3840만 달러 수입을 올렸다. 한국에선 24만명 동원에 그쳤다.

'킹스맨'이 한국에서 북미와 영국에 이어 전 세계 흥행3위에 달하는 데 비해 영 비교가 된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개봉 전 '색,계'를 잇는 에로 명작으로 홍보했지만 정작 뚜껑을 여니 채찍질도 노출도 전혀 감흥이 없다는 비판 속에 침몰하고 있다.

'킹스맨'과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두 19금 외화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 오는 5일 나란히 개봉하는 한국 19금 영화 두 편 전망은 그다지 좋진 않다.

'순수의 시대'는 조선 초기 왕자의 난을 배경으로 운명처럼 한 여인을 품게 돼 살면서 처음으로 욕망을 느끼게 된 장군 김민재(신하균 분)와 권력에 대한 욕망을 가진 이방원(장혁 분), 쾌락의 욕망에 빠진 김민재의 아들 김진(강하늘 분)의 관계와 갈등을 담았다. 세 남자는 한 여인(강한나)와 얽히고설켜 치열하고 처연한 정사신을 두루두루 소개한다. 잔인한 액션장면도 종종 나온다. 영화 첫 장면, 피가 난무하는 전투와 격렬한 정사 장면을 교차편집한 건 '순수의 시대' 소개나 다름없다.

'순수의 시대'는 잔인하고 선정적인 장면으로 역설적으로 순수한 욕망을 드러내려 했다. 하지만 이 역설은 그다지 성공적이진 못하다. 특히 고막을 찌르는 음향은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순수의 시대'는 2일 오전10시 기준 영진위 예매율 집계이서 10%로 2위를 기록 중이다.

'순수의 시대'와 같은 날 개봉하는 '헬머니'는 김수미의 원맨쇼다. 아이를 고아원에 맡기고 교도소에 들어간 헬머니가 출소 후 욕 배틀 대회를 통해 돌보지 못한 아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화해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헬머니 역의 김수미가 내뱉는 걸쭉한 욕이 관전 포인트이자 전부다. '헬머니'는 모성을 바탕으로 참고만 사는 세상, 시원하게 내뱉자고 주장한다. 그 주장을 참고 기다리기에는 이야기 구멍들이 너무 숭숭하다.

12일 개봉하는 '살인의뢰'는 19금 스릴러다. 연쇄살인범에게 가족을 잃은 피해자들이 감옥 안에 있는 연쇄살인범에게 복수를 하려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김상경이 연쇄살인범에게 여동생을 잃은 형사로, 박성웅이 연쇄살인범으로 등장한다. 폭력의 강도가 세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최근 연쇄살인범과 복수극을 그린 영화들이 흥행에 줄줄이 실패했기에 '살인의뢰'는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나칠 정도로 낮은 인지도도 한계로 꼽힌다.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버드맨'도 3월 개봉하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에 합류한다. 5일 개봉하는 '버드맨'은 왕년에 잘나갔던 배우가 예전의 명성과 꿈을 되찾기 위해 브로드웨이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마이클 키튼과 에드워드 노튼, 엠마스톤, 나오미 왓츠 등 주요 배우들의 호연과 통테이크 기법을 활용해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구성은 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영화 완성도와는 별개로 개봉 전 김치냄새 논란이 인 게 '버드맨' 흥행에 발목을 잡을지 우려된다. 역대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들이 한국에선 그다지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던 것도 '버드맨' 흥행전망을 어둡게 한다. 5일 개봉인데도 예매율은 5.8%에 불과하다.

3월 개봉하는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들 흥행전망이 어둡다는 건 극장 보릿고개가 길 것 같다는 뜻이기도 하다. 통상적으로 3월부터 본격적인 극장 비수기가 시작되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2월부터 일찌감치 관객이 줄었다. 올해 2월 한국영화 관객은 804만명이었으며, 총 관객은 1666만명이었다. 지난해 2월 한국영화 991만명, 총 관객 1855만명보다 크게 줄었다. 2월 관객은 3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들이 3월 비수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신산한 극장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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