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전설의 마녀' 한지혜가 울면 드라마는 지루해져요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5.02.27 15:47 / 조회 : 7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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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MBC에 효자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주말극 ‘전설의 마녀’로, 시청률 30%를 기록하며 안방극장에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지만, ‘전설의 마녀’는 특히 긍정적이면서도 밝은 드라마 스토리와 어느 하나 뺄 수 없는 캐릭터들의 힘이 크기 때문이다.


‘전설의 마녀’라는 제목처럼, 마녀들이 설욕전을 펼친다는 게 드라마의 내용이다. 살인과 주가조작, 사기, 살인 미수 등 죄목도 다양하고, 저마다 억울하고 아픈 사연을 가지고 수감된 네 명의 마녀들이 주인공으로 공공의 적인 신화그룹을 상대로 설욕에 나선다. 설욕, 바꿔보면 복수와 비슷하지만, 복수극을 다룬 기존의 드라마들과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기존의 복수극들은 막장이라고 불릴 만큼 극단적인 상황들로 보여지거나 남녀 간의 사랑 문제에서 야기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전설의 마녀’는 고두심, 오현경, 한지혜, 하연수, 네 명의 마녀들이 가족보다 더 끈끈한 우정의 힘으로 적을 상대한다. 그러다보니 단순히 할퀴고 물어뜯는 복수극을 벗어나, 정정당당함과 재기발랄함으로 경쾌하게 이어져갔다. 또한 주인공들을 위한 보조 신으로 단순하게 흘러갈 수 있는 상황들도 김수미나 이종원, 변정수가 맡은 캐릭터들에 의해서,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내용이 되었다. 특히, 김수미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드라마 초반, 시청자들에게 ‘전설의 마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역할까지 하였다. 스토리도 좋고, 캐릭터도 좋고, 시청률도 좋고, 이 삼박자가 딱딱 맞아떨어지면서 ‘전설의 마녀’는 후반 통괘한 설욕전을 향한 클라이막스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라? 이상하다. 이 당혹스러움의 정체는 뭘까? 이야기가 왜 산으로 가고 있을까? 점점 스토리가 옆길로 새고 있다. 대체 왜 그럴까? 그 동안 스토리로 봤을 때, 한지혜가 빵집을 차리고 빵을 만들고 하석진이 과거 부모님의 원수를 찾아내면서, ‘신화제과 VS 마녀 빵집'의 통쾌한 승부가 그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2년 전 죽었다던 한지혜 남편, 마도현(고주원 분)이 극적(?)으로 살아나면서 신파가 되어 버렸다. 한지혜는 전 남편과 현재의 사랑 사이에서 매일 눈물바람이다. 네 마녀들과 하석진이 힘을 합해서 ’신화제과‘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주어야 하는 시점인데, ’설욕‘은 어느 새 뒷전이 되었다. 눈물의 양이 많아질 수록 드라마가 점점 지루해지고 있다. 지금 한지혜의 본분은 고로쇠 빵이든, 그 더 진기한 빵을 만들어 ’설욕‘을 해야 한다. 살아난 전 남편에 대한 의리를 지키냐 마느냐로 갈등할 때가 아니란 말이다.

원래의 의도와 다른 스토리로 흘러가는 이유는 뭘까? 이미 죽었다던 전 남편이 난데없이 부활한 이유가 대체 뭐냐, 이 말이다. 혹시 4회 연장 때문일까?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지고 있던 상대편과 극적인 무승부 골을 넣을 때나 시험 시간에 다 풀지 못했는데 시간이 얼마 안 남았을 때는 ‘연장’이 간절하다. 하지만, 이 연장도 아무때나 쓰면 안 된다. 드라마가 원래의 색깔을 잃을 정도가 된다면, ‘연장’은 오히려 해(害)가 된다. 인기 드라마가 연장하는 이유는 광고가 많이 붙어 방송사 입장에서 좋고, 몇 회 더 시청할 수 있는 시청자들에게도 좋기 때문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고 가재 잡기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애초 의도한 내용이 변질되면서까지 연장을 한다면 이건 누굴 위한 일인가? 늘이기에 급급해 시청자들의 당혹스러움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랑받는 ‘전설의 마녀’가 있었던 건, 열열이 응원하는 시청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니까. 한지혜를 중심으로 한, 마녀들의 설욕전, 제발 보고 싶다. 그것도 아주 유쾌하고 통쾌하게. 이번 주엔 좀 그렇게 되려나, 기대해 본다.


'전설의 마녀'여, 눈물 바람의 신파는 이제 그만! 그래서 제 별점은요~ ★★★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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