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정 "카지노 딜러에서 아나운서 된 이유요?"(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5.02.2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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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정 /사진=임성균 기자


홍민정(29)은 카지노 딜러였다. 대학(경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4학년 때 오스트리아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교수 추천으로 바로 딜러의 길에 들어섰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을 만나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던 그에게 딱 맞는 일이었다.

일도 재밌었다. 게임도 하고, 사람도 만나는 일이 나쁘지는 않았다. 흥미로웠다. 그런데 '죄책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딜러 일을 하면서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했고 곧 딜러에서 아나운서로 변신했다. 지난해까지 SBS 골프채널에서 아나운서로 일했던 홍민정 전 아나운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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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정 /사진=임성균 기자


"모 호텔 카지노에서 딜러로 일했어요. 대학 4학년 때 교환학생을 다녀온 뒤 부랴부랴 교수님 추천으로 취업했어요. 저 사실 카지노 게임이 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운이 좀 맞아서 그 쪽으로 발을 디디게 된 거죠. 처음에는 마케터로 지원을 했어요. 그런데 카지노는 입사 후 2년 정도는 딜러로 일하게 돼있었어요. 전 딜러를 하다 다른 부서에 배치 받기 전에 옮기게 된 거죠."

홍민정은 "사람을 만나고, 얘기하고 알아가고 하는 것을 원래 좋아했다"며 "딜러가 게임도 하면서 사람도 만나고 해서 적성에 어느 정도 맞았다. 그런데 카지노에서 게임을 하면서 돈을 많이 잃는 사람들을 보면서 도덕적으로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내가 이렇게 까지 해야 되나. 이 일이 맞나 많이 생각했어요. 대학 다닐 때부터 아나운서 쪽에 관심이 좀 있었거든요. 결국 아나운서 쪽으로 운명을 틀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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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정 /사진=임성균 기자


골프채널에 지원했지만 골프에 대한 지식은 없었다. 하지만 골프채널 아나운서가 됐다. 그녀다운 솔직함과 자신감이 통한 것.

"워낙 부모님이 골프를 좋아하셨어요. 아버지가 골프채널에 캐스터도 있다고 해서 지원을 권유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 골프장에 따라다닌 것 빼고는 골프에 대해 잘 몰랐어요. 솔직하게 골프채널 면접을 볼 때 말씀드렸죠. 솔직함이 통한 것일까요?(웃음)"

홍민정은 올해 들어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잘 다니던 골프채널에서 퇴사했다. 그리고 올해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새 발을 내딛었다. 이달에는 KBS 2TV '출발 드림팀'에 출연했고, KBS 1TV 일일극 '당신만이 내 사랑'으로 연기에도 처음으로 도전했다.

"'출발 드리팀'에도 출연하고, 생각지도 않았던 연기도 해보고 바빠졌어요(웃음). 근데 더 바빠져야죠. SBS 골프채널을 지난해 말 퇴사했지만 여전히 부동산TV에서 방송은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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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정 /사진=임성균 기자


홍민정은 지난 2월 1일 방송된 '출발 드림팀'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주요 포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는 등 시청자들의 관심이 대단했다. 단아한 이미지의 홍민정은 왜 '드림팀'에 출연하게 됐을까.

"왠지 모르게 제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키가 크다보니까 다른 친구들보다 제가 운동적인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죠. '드림팀'을 어릴 때부터 TV로 즐겨봤거든요. 눈으로 볼 때는 잘할 것 같았는데, 힘들었어요. 나이는 못 속이나 봐요(웃음). 재밌고 좋은 경험이었어요.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방송 후 친구들에게 연락도 많이 오고요(웃음)."

홍민정은 지난 24일과 25일 '당신만이 내 사랑'에도 얼굴을 비췄다. 극중 아나운서 역할이었지만 '연기'라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제작진이 이금희 아나운서 느낌의 진행자 콘셉트를 찾으셨대요. 이금희 선배님에 홍민정만의 장점을 접목시켰죠. 7신 정도 찍었는데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특히 김민교씨가 정말 재밌게 잘해주셨어요. 촬영장에서 춤도 추시고 분위기 메이커시더라고요. 덕분에 크게 부담 갖지 않고 재밌게 했어요. 드라마 촬영장은 이렇구나하고 또 배웠죠."

카지노 딜러에서 아나운서, 그리고 프리랜서 방송인, 약간의 연기까지. 홍민정은 짧은 시간 여러 운명의 순간들을 거쳤지만 호탕한 성격답게 모든 새로운 일들이 재미있고 설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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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정 /사진=임성균 기자


"아버지가 공군 파일럿이셨어요. 제가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 전역하시고 모 항공사 기장으로 근무를 시작하셨죠. 아버지를 따라 해외 호텔들을 다니면서 막연히 이런 호텔에서 일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호텔이 좋았던 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그 공간이 좋았던 것 같아요. 사람이 좋았던 거였겠죠. 아나운서나 지금 방송일이나 다 그 사람을 만나고 다루는 일이잖아요. 전 그게 좋아요."

홍민정은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방송인으로서 궁극적인 목표는 토크쇼 진행자와 라디오 DJ라고 했다.

"다양한 일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난 뒤 사람을 더 깊게 오롯이 만날 수 있는 토크쇼 진행자를 하고 싶어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을 풀어나가는 거죠. 어렵겠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꼭 해보고 싶은 일이에요."

그녀의 친구인 라디오도 꼭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다.

"전 사실 TV보다 라디오가 좋아요. 제가 운전을 많이 하고 다니거든요. 혼자서 운전하고 다니면서 스케줄을 소화해요. 9시 이현우 11시 최다니엘 혹은 박명수 2시 컬투, 4시 조우종, 6시 이금희..하루 종일 라디오를 듣는다고 보시면 돼요(웃음). 혹시 모르죠. 제 인터뷰를 읽으시는 분들이 언젠가 라디오를 켰을 때 '안녕하세요. 홍민정입니다'고 시작하는 라디오를 듣게 되실지(웃음). 홍민정,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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