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시청률 '아빠를 부탁해', 평범한데도 롱런하려면

[기자수첩]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5.02.2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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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BS


SBS 새 예능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의 향후 방송 여부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방송에 대한 화제성은 어떠할까.


'아빠를 부탁해'가 설 연휴 예능계에서 남다른 존재감으로 시선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일과 21일 2부에 걸쳐 방송된 '아빠를 부탁해'는 20일 방송이 13.5%, 21일 방송이 12.8%(닐슨코리아 전국일일기준) 등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21일 방송의 경우 비슷한 시간대였던 MBC '무한도전'(13.0%)마저 위협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후 SBS는 22일 '인기가요'를 결방하고 '아빠를 부탁해' 재방송을 편성하기도 했다.

연휴 특수에 맞춰 신설한 파일럿 프로그램이 두 자릿수 시청률을 찍는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에 '아빠를 부탁해'의 성적은 더더욱 눈길을 끌 만하다.

'아빠를 부탁해'는 이경규, 조재현, 강석우, 조민기 등 4명의 중년 스타들이 어느 덧 성인이 된 딸과 자택에서 단둘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 시대 부녀(父女)의 의미를 되짚어본다는 콘셉트를 가졌다. 지난해 예능계의 핫 트렌드였던 가족이라는 소재를 활용했고 리얼리티를 극대화하기 위해 관찰 예능 스타일의 촬영 기법을 더하면서 네 부녀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여기에 촬영 이후 네 아빠들이 함께 모니터하면서 토크를 곁들여 공감대 형성을 유도했다.


방송을 앞둔 시점에서 일각에서는 이른바 '재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아빠와 딸이 출연한다는 것 자체는 신선할 수 있지만, 가족의 일상을 관찰한다는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은 이미 여러 차례 다양하게 소화됐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스타의 딸의 TV 출연에 대해 적잖이 불편해하는 반응도 간간이 등장했다.

하지만 방송 이후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일단 두 자릿수를 기록한 시청률이 말해주듯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 자체가 낮지 않았다. 강석우, 조민기 등 드라마에서조차 최근 출연이 뜸했던 두 배우와 딸이 함께 등장하는 모습에 대한 반가움이 작용됐고, 반대로 SBS 월화드라마 '펀치'를 통해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은 조재현의 출연 역시 적절한 시의성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능 대부 이경규의 딸 이예림의 훌쩍 커버린 모습 역시 과거 앳되고 귀여움과는 다른 매력으로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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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아빠를 부탁해' 방송화면


사실 '아빠를 부탁해'는 설 연휴에 2회로 편성되긴 했지만 설 특집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것은 아니었다.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의 모습을 띄고 있지만 실제로 제작진은 향후 촬영에 대해 지속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방송 자체가 화제가 되면서 정규 편성에 탄력은 더해지게 된 모양새다. 물론 촬영을 2회만 하고 바로 접을 생각은 아니었지만 향후 기획에 있어서 제작진 입장에선 명분을 얻게 된 셈이다.

하지만 이런 높은 화제성이 과연 어디에서 파생돼 왔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물론 연예계에서 오랜 기간 활동했던 아빠들이 정작 가족들에게 무안할 정도로 무심했음이 촬영을 통해 입증되는 것이 매력으로 분명 시청자들에게는 볼만했을 터다. 설 연휴만의 특수성 역시 '아빠를 부탁해'에게 호재였을 수도 있다. 온 가족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실제 자신의 집안에서 벌어졌을 법한 일들이 리얼하게 공개됐으니 민망하면서도 재미있게 느껴지고, 또한 고개도 끄덕여졌을 법하다.

하지만 정규 편성은 분명 다르다. 평범한 일상이 과연 매주 방영됐을 때도 화제가 될 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대화 없이, 그리고 제작진의 미션 없이 어색한 모습만 그려진다면 결국 그것도 시청자들의 채널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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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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