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배우로..화영 "모든 일에 감사드린다"(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5.01.31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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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연애'의 화영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걸그룹 티아라의 전 멤버로 유명세를 뿌렸던 화영(22, 류화영)이 연기자로 새롭게 시작한 지 1년여, 스크린을 통해 그녀를 만나게 됐다. 150만 관객을 넘겨 상영 중인 로맨틱 코미디 '오늘의 연애'(감독 박진표·제작 팝콘필름)가 그녀의 영화 데뷔작이다.

화영에게는 18년째 한 여인을 지켜보던 착한남자 이승기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여인 희진 역이 주어졌다. 분량은 크지 않아도 돋보이는 조연이다. 극중 희진은 섹시한 바텐더지만, 알고보면 초등학교 교생 선생님에 헌신적인 여자친구의 면모까지 갖춘 아가씨. 뭇 남성들의 로망이라 불릴 만한 캐릭터다. 화영은 뽀얗고 청순한 얼굴, 반전의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동시에 어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박진표 감독은 평소 친분이 있던 화영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캐릭터를 만들었다 한다. 화영과 내내 함께 호흡한 이승기는 '화영은 네 숙제'라는 감독의 지령에 충실하게 대사 하나하나 맞춰가며 책임을 졌다고. 이 융숭한 대우가 그저 감사하다는 화영은 "처음부터 배우이고 싶었다. 죽을 때까지 배우며 연기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처음 나온 내 얼굴에 헉..승기 오빠한테 효도해야"

화영은 이승기가 우연히 찾아간 바의 섹시한 바텐더로 처음 등장한다. 가슴골이 드러나는 섹시 의상에 빨간 립스틱을 바른 모습. 화영은 그러나 전혀 다른 이유로 자신의 첫 등장을 보고 '헉' 했다고 털어놨다.


"제가 이따 만하게(!) 나와서 헉 했어요. 제가 가녀린 게 아니어서 아쉽더라고요. 의상이나 메이크업도 부담스러웠고요. 사실 감독님께서 머리스타일이며 목소리, 말투 하나하나 다 디렉팅을 해주셨어요. 촬영 땐 더 멘붕이었죠. 섹시하게 춤을 춰야 하는데 감독님이 '화영아, 하나도 안 섹시해' 이러시고. 제가 채찍보다는 당근이 더 잘 먹히는 스타일이에요. 그걸 간파하셨는지 나중엔 '이 자식, 뭘 좀 아는구나' 하면서 봐주셨어요. 그제야 조금 자연스러워지더라고요."

소속사와의 인연으로 일찌감치 화영을 알고 있던 박진표 감독은 애시 당초 희진 역에 화영을 점찍고 그녀의 화보를 들여다보며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래서일까, 화영은 첫 영화임에도 청순, 섹시, 헌신을 오가는 다채로운 이미지에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그는 '남자들의 이상형이나 다름없다'는 평에 그저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웃었다.

"섹시, 청순 중에 뭐가 더 제게 가깝냐면, 아직 청순인 것 같아요. 그게 나이에 맞기도 하고 아직 섹시한 노련미도 없고요. 잘 했다고 해주신다면 모두 감독님의 역량이시죠."

◆"언니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언니는 청순, 나는 왈가닥"

널리 알려졌다시피 화영은 효영의 쌍둥이 동생이다. 예쁜 두 딸에 대한 기대가 컸던 어머니는 효영을 미스춘향 진으로 만들었고, 화영은 미스코리아를 준비하기도 했다. 그런 영향으로 그녀는 자연스럽게 연기자를 꿈꿨고, 걸그룹으로 데뷔하기 전부터 연기자를 최종 목표로 생각해 왔다.

"엄마의 기대를 받으면서 언젠가부터 연기자가 나의 꿈이기도 하구나, 자연스럽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얼마 전 '시크릿'이란 책을 보다 깜짝 놀랐어요. 내 얘기야 하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늘 그랬어요. 나는 언젠가 되겠지, 언젠가 될 거야 하면서 꿈꾸고 믿고 연습하고 그랬거든요. 그 꿈이 이뤄진 거죠."

전혀 다른 스타일의 쌍둥이 언니 효영은 연예계 활동을 함께 하며 서로 의지하는 사이다. 화영은 "굳이 하나하나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이 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저와 언니는 완전히 스타일이 달라요. 제가 목소리 큰 왈가닥이라면, 언니는 청순하고 내성적이에요. 예전엔 많이 부딪쳤는데 지금은 제가 좀 언니같은 동생이 됐다 할까요. 많은 사람을 두루 사귀지 않는 저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해요."

◆"박신혜 닮았다고? 죄송, 존경한다."

직접 본 화영은 뽀얀 피부와 큰 눈으로 박신혜를 떠올리게 했다. 화영은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 죄송하다. 존경한다"며 말 돌리기에 바빴다. 그녀가 꼽은 연기자로서의 롤모델은 바로 전지현.

"한국 여배우라면 전지현의 '엽기적인 그녀'가 로망이지 않을까요. 늘 보면서 저렇게 되고싶다고 꿈꾸곤 했어요. 이번 '오늘의 연애'에서 문채원 언니가 그런 캐릭터 아니냐고요. 정말 매력적이었는데, 저는 그냥 희진으로 살기 바빴어요. 그것만으로 벅찼어요."

조연이라 촬영이 매일매일 있지 않았지만 촬영 없는 날에는 집 밖으로도 잘 나가지 않을 만큼 역할에 몰입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감정 하나하나를 이어가기가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완성된 영화가 결국 스크린에 걸린 걸 보니 쑥스럽기도 하지만 기쁜 마음이다. 화영은 "다른 캐릭터로 살아간다는 것이 재미있고 행복하다"며 즐거워했다.

티아라를 관두고 배우로 다시 시작하며 느끼는 소회에 대해 물었다. 화영은 잠시 생각하더니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것이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고마워요. 무대에 서면서도 카메라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졌고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훗날 지금에도 별 어려움 없이 지내고 있어요. 모든 일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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