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 김영광 "서범조, 많은 고민한 캐릭터"(인터뷰①)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5.01.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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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영광 /사진=홍봉진 기자


"긴장이 좀 풀렸나 봐요."

배우 김영광(28)의 모습이 뭔가 예사롭지 않았다. 인터뷰를 앞두고 얼굴에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관계자의 말을 듣고 순간 놀랐더랬다. 이후 얼굴을 보고 걱정이 싹 가시진 않았지만 그래도 다행이었다. 상태를 물어보니 대상포진이었다고 김영광은 말했다. 금방 나을 거라고도 말했다.


하지만 김영광에게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 제작 아이에이치큐)는 좀 쉽지 않은 촬영이긴 했나보다. 잠도 못 자며 소화한 촬영 일정이 김영광에게는 좀 버거웠나보다. "실제 기자 역할을 맡아보니 이게 정말 쉽지 않은 직업이라는 걸 느꼈다"고 거듭 말한 김영광이었다.

다행히 '피노키오'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대상포진의 아픔을 잊고 웃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서범조라는 캐릭터에 대한 의문점에 대한 부분과 기자에 대한 생각, 보도가 곡해되는 사례까지 이야깃거리는 나름 다양했다.

◆ "실제로 재벌 출신 기자 있었다고 들었어요."


김영광이 '피노키오'에서 연기한 서범조 기자는 '피노키오'에서 재벌 출신 기자로 비쳐졌다. 자신의 이름을 딴 백화점이 버젓이 존재했고, 서범조의 어머니인 박로사(김해숙 분)는 그야말로 갑의 위치에 선, 대기업의 표본이었다. '피노키오'에서는 진실 보도의 대척점에 위치해 부정적으로 묘사된 회사이기도 했다.

"실제로 가족이 재벌가였던 기자가 있다고는 들었어요. 제작진이 모 아나운서와 함께 '피노키오'에 대한 설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연히 들었었던 것 같아요. 아쉽게도 구체적으로 더 듣지는 못했지만요."

재벌가 인물이 기자를 한다? 뭐 가능이야 하겠지만 선뜻 잘 그려지지 않는 것임은 분명했다. 경제력에 있어서 남부러울 것 없는 인물이 치열한 경쟁과 육체적, 정신적으로 결코 편하지 않은 기자를 한다는 건 (그 인물이) 이 직군에 대한 뜻이 아주 명확히 있지 않고서는 소화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피노키오'에서야 드라마니까 가능한 설정이었겠지만 김영광도 역시 서범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한 고충을 갖고 있었다.

"사실 재벌 2세가 갖고 있는 이미지를 떠올린다면 좀 까칠하고 도도한 면을 떠올리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 재벌 2세가 기자를 한다고 하니 이미지가 좀 이상해지는 것 같은 느낌도 살짝 들었어요. 뭔가 마마보이 기질도 있을 법도 하고 동료 기자들을 만나면 오히려 더 허당처럼 비쳐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좋은 집에서만 커서 힘든 세상을 잘 모른 상황에서 치열한 기자 세계에 부딪치게 되다보니 이상하고 어색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거였죠. 이 부분에 대해서 저도 좀 많이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이랑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신 하나하나에 집중해보기로 하고 연기에 몰두했어요."

서범조는 '피노키오' 후반부에 가서 박로사의 검은 진실을 알게 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김영광은 후반부를 연기하며 감정에 몰입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그간 걸어온 행보를 떠올리면서 서범조가 겪었을 복잡한 감정을 접근하는 것이 좀 힘들었어요. 실제 서범조였다면 저도 당연히 못 견딜 것 같아요."

김영광은 진실 보도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도 진지한 생각을 밝혔다.

"진실을 보도해야 하지만 그래도 이를 덮기 위해 외압을 가하는 세력들에 맞서는 것도 분명 쉽지 않은 부분이죠. '피노키오'를 촬영하면서 사건이 터졌는데 이를 덮으려고 다른 새로운 사건을 부각시키려는 과정이 현실적으로 느껴졌었어요. 개인적으로는 꼭 끝까지 사건을 보도할 수 있는 기자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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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영광 /사진=홍봉진 기자


◆ "스포츠 기자 재미있을 듯"

김영광에게 기자는 정말 힘든 직업이었다. KBS 2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다큐 3일'에 비쳐진 수습기자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김영광은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잠도 거의 못자고 치열하게 기사를 얻으려고 발버둥치고 하는 모습이 정말 힘들어보였어요. 거기에다 매번 새로운 걸 발제해야 하고 못하면 계속 혼나는 것도 그렇고요. 선배들이 무시하는 모습들이 정말 굉장하다는 걸 알게 되면서 제가 경험한 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느꼈죠. 정말 기자는 제가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 와중에 눈치 없이 여러 부서 중 어느 부서가 제일 궁금한지 물었다. 이에 김영광은 잠시 고민하더니 "왠지 스포츠 기자를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인터뷰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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