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사기로부터 850억 지킨 '계약직' 은행원, 그 후엔..

국재환 기자 / 입력 : 2015.01.28 16:27 / 조회 : 13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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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을 선고받은 중견가전업체 모뉴엘. /사진=머니투데이



수천억 원대 사기 대출을 벌이다가 결국 파산한 중견가전기업 모뉴엘. 모뉴엘의 대출 금액이 자그마치 3조 4천억대로 알려진 가운데, 모뉴엘에 850억 원을 대출해줬다 회수 결정을 내려 엄청난 손해를 피해간 은행이 있다. 그 은행은 바로 우리은행. 게다가 대출 회수 결정을 내린 담당자가 기술금융팀 계약직 직원 강윤흠 차장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강 차장은 28일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 "우리은행은 당시 모뉴엘의 주거래 은행이었고, 모뉴엘은 이자도 꼬박꼬박 내는 등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모뉴엘의 재무재표상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모뉴엘이 시장에서 어떤 평판을 받고 있고 어떤 제품을 만들고 있는지 그런 부분에서 의뢰가 들어왔는데, 주위에서 모뉴엘 제품을 샀다거나 좋은 평가를 준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미국에서 주로 판매를 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였는데, 미국의 쇼핑몰들을 다 돌아봤지만 모뉴엘 제품을 구하기 어려웠다. 거기서 의심스러웠던 부분이 더욱 커졌다"고 모뉴엘 조사 배경을 전했다.

이어 강 차장은 "모뉴엘의 구조가 홍콩을 통한 제 3국 수출구조였다. 그렇기 때문에 모뉴엘이 가지고 있는 수출 신용증은 대부분 홍콩에서 받은 거였다. 거기엔 최종고객이 나타나지 않는다. 물론 기존의 은행 거래상에서는 신용성이 있기 때문에 거래가 됐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최종고객의 실체가 나타나지 않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해외 최종 고객과 이런 쪽에서 크로스 체크가 되어야하는데 그 부분이 안 됐고, 대출금 회수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큰 결정을 내린 강 차장이었지만 부담도 됐다고 밝혔다. 강 차장은 "굉장히 불안했다. 내가 잘못 판단해서 여러 사람들이 고생하는 건 아닐지, 또 모뉴엘에 대한 좋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걱정도 됐다. 그래도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소신껏 밀고가게 됐고, 회사의 손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회사의 손해를 막은 강 차장은 또한 우리은행으로부터 기쁜 소식을 받았다. 정규적 전환 약속이었다.

강 차장은 "직접 표창도 받았다"며 "또한 정규직 전환도 약속 받았다. 그동안 계약직이라는 불안한 부분이 있었는데, 소신을 인정받고 앞으로도 조직에서 소신껏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쁨을 전했다.

한편, 모뉴엘은 틈새가전에서 유명했던 회사로 한국에서는 떠오르는 벤처기업으로도 많이 알려진 기업이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격찬을 했다'는 소식도 전해지는 등 유망한 기업으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법원은 "모뉴엘의 자산 및 부채는 장부상 가액에서 지난 9월까지 파악된 허위 가공매출채권을 배제할 경우 자산은 2390억여 원, 부채는 7302억여 원으로 현재 부채의 총액이 자산의 총액을 초과하는 파산원인사실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모뉴엘의 파산을 선언했고, 모뉴엘에 대출을 해줬던 은행들은 약 3조 4천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고 말았다.

법원은 강동필 변호사를 모뉴엘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했으며 임기를 2016년 12월31일까지로 정했다. 또한 채권신고기간은 2월 27일까지이며, 제1회 채권자집회와 채권조사는 3월 18일 오후 2시 수원지법 213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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