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차두리" ..눈부셨던 14년 여정 '마침표'

전상준 기자 / 입력 : 2015.01.31 09:00 / 조회 : 4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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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월드컵' 때(왼쪽 위)부터 '2015 아시안컵' 때(오른쪽 아래)까지 이어져온 차두리의 축구 인생. /사진=대한축구협회, FC서울 제공 및 뉴시스, 뉴스1, 차두리 트위터






차두리(35, FC서울)가 정들었던 태극마크를 내려놓는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꽤나 아름다운 여정이었다. 그에게 남은 A매치는 이제 딱 1경기뿐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전을 치른다. 차두리가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마지막 경기다. 차두리는 이미 아시안컵 후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2011 아시안컵 때 이영표(38)가 그랬던 것처럼 차두리는 결승전 직후 후배들의 헹가래를 받고 대표팀 유니폼을 벗을 예정이다.

◆ 차범근의 아들에서 차두리로..쉽지 않았던 14년 여정

차두리는 2001년 세네갈전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당시 공격수이던 차두리는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의 아들로 큰 주목을 받았다. 22살에 불과했지만 지난 2002 한일월드컵 때 차두리는 당당히 최종 명단에 발탁됐다. 이탈리아와의 16강전서는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을 선보이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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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와의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승리한 뒤 태극기를 휘날리며 포효하는 차두리.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하지만 오버헤드킥 한 방으로 아버지 차범근의 그늘에서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2004 아시안컵에도 출전했지만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이후 대표팀에서 발탁과 탈락을 반복했다. 2006 독일월드컵 때는 그라운드가 아닌 중계석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차두리는 2006년 여름 마인츠에서 수비수로 포지션을 변경한 뒤 약진을 거듭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 때도 출전해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차두리는 당시의 활약을 앞세워 스코틀랜드 전통의 명가 셀틱 유니폼을 입었다. 공격수 출신답게 차두리는 빠른 발을 활용한 측면 돌파로 상대를 무너트렸다. 수비력도 시간이 흐를수록 안정감을 찾았다.

지난 2013년 FC서울로 이적한 뒤에도 차두리의 폭풍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2014시즌에는 K리그 클래식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수상 직후 차두리는 "차범근의 아들로 태어나 인정을 받는다는 것이 상당히 힘들다. 이게 그 자리가 된 것 같아 뜻 깊다"고 말했다. 차두리가 아버지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순간이다. 차두리는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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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펼쳐지는 '2015 AFC 아시안컵' 결승전을 끝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은퇴하는 차두리. /사진=뉴스1





◆ 마지막 불꽃 태우는 차두리, 더 이상 눈물은 없다

"목표는 우승이다". 차두리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마지막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준결승까지 총 4경기에 출전했다. 선발 출전은 2차례. 도움은 2개 올렸다.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는 여전했다. 크로스의 정확도도 높았다. 한국의 '에이스'다.

차두리는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차두리는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전서 우루과이에 패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를 본 국민들도 함께 울었다. 해설위원으로 참가한 2014 브라질월드컵 때도 차두리는 눈시울을 붉혔다. 조별예선 2차전에서 한국이 알제리에 2-4로 대패한 뒤였다. 당시 차두리는 "선배들이 부족했다. 후배들끼리 경기를 뛰게 해 미안하다"고 자책했다.

약 7개월 뒤 차두리는 후배들과 함께 다시 그라운드에 섰다. 이제 1승만 추가하면 아시아 정상에 오른다. 준비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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