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강남 1970' '쎄시봉' 스크린 복고열풍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5.01.27 08:44
  • 글자크기조절
image


'국제시장'에 이어 '강남 1970'과 '쎄시봉'까지 스크린에 복고 열풍이 뜨겁다.

27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6일 '강남 1970'은 9만 5388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하루 만에 되찾았다. 2위는 한 계단 하락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빅히어로'. '빅 히어로'는 이날 6만 7520명을 동원했다.


'국제시장'은 이날 6만 6139명을 동원해 3위에 올랐다. 누적 1207만 1270명이다.

'강남 1970'과 '국제시장'은 알려졌다시피 1970년대를 다른 시각으로 다뤄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여기에 2월5일 60년대 말 장안의 화제였던 음악다방 쎄시봉을 소재로 한 영화 '쎄시봉'까지 가세한다. 가히 스크린에 그 때 그 사람들이 넘실댄다.

'국제시장'은 흥남철수, 독일 광부 파견, 베트남전쟁, 이산가족찾기 등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았던 한 남자의 이야기. '해운대' 윤제균 감독의 영화답게 웃고 울리는 포인트가 명확하다. 영화를 둘러싸고 그 시대를 미화했다는 정치적인 논란이 일면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강남 1970'은 '국제시장'과 정반대로 그 시대를 바라본 영화다. 가진 것 없는 두 남자를 통해 1970년대 서울 강남 개발을 둘러싸고 이면에서 벌어진 추악한 암투를 그렸다. 군력이 강남 개발로 대통령 선거자금을 모으고, 그 단물을 빨려 했던 깡패들이 토사구팽 당하는 이야기다.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에 이어 '강남 1970'으로 거리 3부작을 완성한 유하 감독은 그 시대를 폭력의 시대로 규정했다.

'쎄시봉'은 윤형주 송창식의 전설적인 듀오 트윈폴리오가 알고 보면 트리오였다는 설정에서 출발했다. 조영남 이장희 등 지금도 인기가 높은 당시 멤버들의 노래가 영화 내내 흘러나온다.

세 영화는 각각 그 시절을 다르게 본다. '국제시장'은 아버지, '강남 1970'은 폭력, '쎄시봉'은 낭만으로 그린다. 세 키워드가 그 시절의 각기 다른 단면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복고영화 세 편이 차례로 등장한 건 우연이다. 각자 오랜 기획 끝에 제작한 영화들이니 이런 식으로 복고 열풍으로 주목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다. 만든 사람들이 동시대 속에서 영감을 얻었으니 그런 부분이 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중장년층이 문화산업을 즐기는 큰 손이 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다.

왜 지금 70년대가 새삼 주목받는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 박정희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고 난 뒤 과거가 시대정신이 됐는지, 아니면 시대정신이 후퇴했는지, 논의가 필요하다. 세 영화는 그런 논의들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국제시장'에서 촉발된 논의는 비록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화두는 던졌다. 영화 한편으로 세대 간 갈등이란 말이 왜 나오는지도 제대로 짚어야 한다.

과거는 현재가 결정한다. 현재가 행복하면 과거는 미화된다. 현재가 괴로우면 과거는 더 처절하게 기억된다. '국제시장'과 '강남 1970', 그리고 앞으로 관객과 만날 '쎄시봉'은 그런 이야기도 담고 있다.

스크린에 불어 닥친 복고 열풍이 어떤 결과를 낼지, 2015년 이 영화들의 흥행을 시간이 흘러 어떻게 바라보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