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살 박신혜, 교복 그리고 '피노키오'(인터뷰①)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5.01.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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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신혜 /사진제공=S.A.L.T 엔터테인먼트


역시 풋풋한 박신혜(25)였다. 여러 작품을 거치며 스타 반열에 올랐다고 자부할 만도 했지만 박신혜에게는 아직 20대 특유의 풋풋함이 남아있었다. 20대 중반에 접어들었음에도 교복이 어색하지 않고, 일반인 친구들과 서슴없이 지낸다며 하루빨리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모습에선 천진난만함마저 느껴졌다.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 제작 아이에이치큐) 역시 박신혜의 이러한 모습을 잘 담아낸 작품이었다. 사회부 기자를 중심으로 한 언론계 종사자들의 보이지 않는 알력도 소개됐지만, 그보다는 박신혜와 이종석 김영광 이유비 등 청춘스타들이 새내기 기자로 변신해 선보이는 특유의 패기와 애틋한 러브라인 등은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제작진 말대로 '피노키오'는 청춘 성장 드라마였고 박신혜는 '피노키오'에 최적화된 배우였다.

박신혜와 서울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나 따뜻한 차를 마시며 '피노키오'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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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신혜 /사진제공=S.A.L.T 엔터테인먼트



◆ "새로웠던 기자 생활..사회부 기자도 해보고파"

박신혜는 '피노키오'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회부 수습기자 생활을 경험했다. 서울 노원경찰서를 배경으로 현장에서 실제 취재기자의 모습도 지켜보는 등 박신혜에게 '피노키오'는 더없이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이었다.

"사건을 직접 취재하고 인터뷰도 하는 등의 과정이 새로우면서도 재미있었어요. 연기하면서 어떻게 하면 기자로서 사실에 입각해 보도할까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했었죠."

새롭고 재미있었다는 말 자체가 기자 입장에서 솔직히 와 닿지는 않았다. 수습기자의 생활이 새로울 순 있어도 결코 재미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이에 박신혜도 실제 기자 생활을 하게 된다면 어떨지에 대한 질문에 난색을 표했다.

"아. 글쎄요(웃음). 그래도 만약 기자가 된다면 사회부에 소속돼 보고 싶기도 해요. 사회부 안에도 부서가 굉장히 많더라고요. 리포팅 하면서 그 묘한 느낌이 아직도 기억나요. 다만 진짜 기자가 된다는 생각을 하니 평소에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질 때가 많은 저로서는 고생 꽤나 할 것 같네요."

박신혜가 연기한 최인하는 이종석이 연기한 최달포보다 늘 한 발 늦는 모습을 보였다. 기자로서 때로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데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한다. 여러모로 불리한 조건이다. 의욕은 넘치고 정의감에 불타지만, 치밀함은 부족한 최인하였다.

실제 모습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박신혜는 말했다.

"최소한 엄마한테는 거짓말 절대 못하죠. 목소리만 들어도 제가 거짓말을 한다는 걸 아셨어요. 이성 친구를 사귈 때도 전 좀 둔했어요. 누군가 절 좋아했는데도 눈치가 없어서 나중에 친구가 알려줘서 알 정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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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신혜 /사진제공=S.A.L.T 엔터테인먼트


◆ "실제로 엄마가 송차옥이라면? 결코 못 견뎠을 것 같다"

박신혜가 연기한 최인하는 같은 방송국인 MSC 사회부장인 송차옥(진경 분)과 두 가지 카테고리 안에서 갈등을 빚었다. 하나는 최인하가 송차옥의 후배 기자라는 점이었고, 또 하나는 최인하가 송차옥의 딸이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송차옥이 범조백화점 박로사(김해숙 분) 회장과 은밀한 비리를 저지르는 장면을 바라본 최인하의 심적 갈등은 매우 컸을 것이다. 박신혜는 곧바로 "우리 엄마가 송차옥처럼 행동했다면 절대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도 컸고 실망도 컸을 최인하였어요. 두 가지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야 당연했으니까요. 그리고 우정을 넘어 사랑하는 사이가 된 최달포가 피해자로서 가졌을 그 무거운 느낌을 공감하며 더없이 큰 미안한 감정도 연기하면서 느꼈죠. 당시 최인하를 연기하면서 정말 여러 감정이 몰아쳤었어요."

송차옥과 박로사의 커넥션은 언론 보도의 진실성이 현실에 부딪혔을 때 어떤 상황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 에피소드였다. '피노키오'가 던진, 그리고 최달포가 던진 "당신은 기자가 맞습니까?"라는 메시지와도 궤를 같이 하는 부분이었다.

"정말 신기했어요. 커넥션을 덮으려고 연예계 사건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모습이 실제로도 있을까에 대한 생각도 들었죠."

최달포는 잘못된 보도로 인해 가족을 잃은 슬픔을 지우기도 전에 억울하게 가해자의 가족으로 몰렸다. 현실에서도, 특히 연예계에서도 잘못된 보도로 억울한 상황에 몰리는 상황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박신혜도 일부 동의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발언이 기사화된 적도 있었고 동료 배우들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서도 친구였던 동료가 그렇게 생각했을 리가 없다는 생각도 든 적 있었죠. 그래도 '피노키오'를 촬영하면서 느꼈던 건 인터뷰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분명 다르게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는 인터뷰를 할 때도 어떻게 내 생각을 전달해야 할까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인터뷰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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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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