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나가수3' 이수 파동, 이정도면 팀킬

[록기자의 사심집합소]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5.01.24 12:08 / 조회 : 5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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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3' 출연이 불발된 이수/사진제공=MBC


엠씨더맥스 이수가 MBC '나는 가수다 시즌3'(나가수3)에서 하차했다. 열창으로 기립박수를 끌어내고 다음날 해가 뜨도록 거한 뒤풀이를 즐기며 회포를 푼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내려진 결정이었다. MBC가 결정하고 보도자료로 이를 알릴 때까지, 이수도, 소속사도, '나가수3' 첫 녹화를 마친 연출자도 그 사실을 몰랐다. 결과보다 과정이 쇼킹하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강제하차인데, 세상이 안 다음에야 당사자가 그 사실을 알았다는 대목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논란은 이수의 '나가수3' 출연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시작됐다. 그의 성추문 전력 때문이다. 2009년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이수는 이후 공연을 중심으로 조용히 활동해 왔다. 이런 그에게 먼저 손을 내민 쪽이 '나가수3'이었다. 고심하던 이수를 재차 설득해 무대에 올렸다. 애초에 문제적 캐스팅이었다. 기소유예라는 이유로 출연금지명단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시청자의 정서는 '나가수3'의 인식과 차이가 있었다. '나가수3' 홈페이지 게시판이 이 문제에 대한 반발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예고된 위험에 뛰어드는 건 감수하겠다는 각오가 있을 때만 할 수 있다. '나가수3' 캐스팅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만사가 그렇다. 각오가 된 줄 알고 뛰어들었는데 '아차 아니구나' 싶어 되돌리려면 대개 안 하니만 못한 일이 된다.

이번 '나가수3'의 이수 파동이 딱 그렇다. 심지어 MBC와 '나가수3'이 따로 노느라 손발도 안 맞았다. 제작진은 결국엔 악수(惡手)로 밝혀진 모험적 캐스팅을 진행했고, 돌연 사측이 연출자도 모르게 출연자를 하차시킨다고 발표하며 이를 최악의 수로 만들었다. 비상식적인 절차는 상황을 더욱 비극으로 만들었다. 제작진을 믿고 용기를 냈던 이수에게 거대 방송사가 다시 대못을 박는 꼴이 됐고, 대대적인 출범을 준비하던 '나가수3'는 첫 방송도 하기 전 '팀킬' 버금가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 모두가 졌다.

클라이막스로 갈수록 강력해진 열창에 청중평가단이 기립박수를 쳤다는 이수의 '잠시만 안녕'을 TV에서 볼 일은 없을 것이다. 그 아쉬움 못잖게 시작도 하기 전, 깊은 내상을 입고 만 '나가수3'이 아쉽다. 금요일 밤의 본격 음악프로그램으로 부활을 준비하던 '나는 가수다3'이 과연 괜찮은 척 시청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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