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키부츠' 한선천 "엔젤의 교태, 비욘세 참고했어요"(인터뷰)

뮤지컬 '킹키부츠' 한선천 인터뷰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5.01.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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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가 한선천/사진=김창현 기자


뮤지컬 '킹키부츠'를 봤다. 오만석, 김무열, 고창석 등 스크린과 브라운과에서 만나던 유명 배우들 외에도 시선을 사로잡는 이가 있었다. 말 그대로 '시선강탈'. 바로 '킹키부츠'에서 큰 몫을 하고 있는 '엔젤'들이다.

'킹키부츠'의 엔젤들은 단순히 앙상블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엔젤은 그저 엔젤이다. 화려한 의상과 아슬아슬한 킬힐, 짙은 화장을 하고 무대를 휘젓는 엔젤들 중에도 단연 돋보이는 사람이 있다. 바로 Mnet '댄싱9'에서 이름을 알렸던 한선천(26)이다.


어린 시절 H.O.T.와 쿨, 핑클 등 가수들의 방송댄스를 따라하던 것을 시작으로 재즈댄스, 현대무용까지 춤의 길을 걸어왔던 한선천이 뮤지컬에 도전했다.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한선천을 만났다. 약간은 긴장한 얼굴로 인사를 하는 무대 아래의 한선천을 보니 '킹키부츠'의 엔젤인 그와 매치가 되지 않았다.

-내성적인 편이라는데, 어떻게 무대에서는 그렇게 교태가 넘칠 수 있나요!

▶무용을 하면서 공연을 많이 해서인지 관객들 앞에 서는 건 떨리지 않아요. 그런데 카메라 울렁증은 있어요. MBC '라디오스타' 촬영을 할 때 다른 연예인분들과 함께 한다는 생각에 잠도 못 이룰 정도로 긴장했어요. 촬영 전에도 엄청 떨렸고, 질문이 많았는데 제가 말을 잘 못해서 그런지 편집도 많이 됐어요(웃음).


-'댄싱9' 이후 뮤지컬에 도전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킹키부츠'와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어요?

▶'댄싱9' 갈라쇼를 할 때 PD님이 계셨는데 그 분이 다음에 '킹키부츠'를 한다고 하셨어요. 저에게 잘 맞을 것 같은 캐릭터가 있다고 하셨죠. 사실 그 때는 '킹키부츠'라는 작품을 잘 몰랐어요. 뮤지컬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무지했죠. '킹키부츠'의 브로드웨이 버전하고 영화를 보내주셨는데 엔젤이 정말 흥미로웠어요. 남자로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역할이었고, 한 번 해보고 싶었죠. 그렇게 오디션을 봤고, 춤에 대해서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춤은 물론 수준급이고, 엔젤로서 교태가 정말 대단했어요.

▶엔젤이 드랙퀸이다보니 조금 어려웠던 것이 바로 여성성을 표현하는 것이었어요. 엔젤은 여자이면서 남자이기도 한, 공존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전 비욘세 콘서트 영상을 많이 봤어요. 메간 폭스의 화보나 패션 잡지를 보면서 포즈도 많이 봤고요. 라운드걸 포즈도 다리 한 쪽을 펼까 구부릴까 엄청 고민했어요. 하체가 두꺼운 게 콤플렉스라서. 상체의 호흡도 그냥 허리를 제치는 것이 아니라 명치의 호흡을 닫아서 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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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가 한선천/사진=김창현 기자


-어마어마한 킬힐을 신고 춤을 추는 것도 힘들 것 같아요. 발목 굉장히 아프죠?

▶처음 의상 피팅을 했을 때 처음 신어봤는데, 의상 담당해주시는 분들이 이렇게 힐을 신고 바로 선 사람은 처음이라고 하셨어요(웃음). 무용할 때 경사에서도 춤을 추는 경우가 많아서 어느 상황에서나 몸의 중심을 잡는 요령이 배어있는 것 같아요. 계속 신다보니 무리가 가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여성분들이 진짜 대단하다는 걸 실감해요.

-춤 뿐 아니라 노래도 해야 하는데, 원래 노래는 잘 하는 편이었어요?

▶원래 잘한 건 아니었어요. 관심은 있었어요. 무용을 하면서 항상 음악을 듣고, 자연스럽게 흥얼거리게 되고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전문적으로 해야 한다고 하니 부담감이 컸어요. 음악 감독님이 제 목소리가 미성이니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용기를 많이 주셨어요. 엔젤들 노래가 음역대가 굉장히 높아요. 처음에는 음이탈도 많이 냈죠. 연습 끝나고 나서 항상 남아서 음악감독님을 많이 괴롭혔어요. 지금은 익숙해 진 것 같아요.

-'킹키부츠'의 넘버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은?

▶저는 롤라가 부르는 'Hold Me In Your Heart'를 가장 좋아해요. 홍석선배와 만석선배가 부르는 노래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모든 배우들이 울 정도로. 그 노래가 롤라가 자신이 원했던 것과 바랐던 것을 처음으로 아버지 앞에서 노래하는 것이라서 감동적이었어요. 연습할 때 다 끝나고 아무도 없을 때 이 곡 한 번 쳐주시면 안되냐고 부탁드리고 불러보기도 했어요.

-엔젤들끼리 돋보이려는 은근한 경쟁도 있나요?

▶경쟁까지는 아니지만 각자만의 뭔가가 있죠. 의상도 그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변형을 하기도 해요. 저도 라인을 조금 더 파달라고 했어요(웃음). 분장도 누구는 펄을 해주고 다른 사람을 해주지 않으면 '저도 해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해요. 가발도 롤이 덜 말려 있으면 말아달라고 하고. 자기 자신이 조금 더 예뻐 보였으면 하는 생각은 조금씩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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