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킬미,힐미' vs '하이드' 앞으로 관전 포인트?

/사진제공=MBC, SBS

다중인격, 이중인격에 대한 소재는 헐리웃 영화나 개그 프로그램 등에서 많이 쓰여졌던 소재다. 그런데, 동시간대 경쟁하는 드라마의 소재로 다뤄지면서 MBC '킬미, 힐미‘와 SBS '하이드 지킬 나’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과연 이 두 드라마는 서로 비슷할까? 아니면 다를까? 정답은 하나, 앞으로 지켜보는 것이다.

◆지성 VS 현빈, 다중인격 연기의 승자는?


'킬미, 힐미'와 '하이드 지킬 나', 두 드라마 모두 해리성 인격 장애를 겪는 남자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킬미, 힐미'의 지성은 일곱 개의 인격이고, '하이드 지킬 나'의 현빈은 두 개의 인격으로, 다중인격과 이중인격의 차이를 보인다. 지성과 현빈, 연기력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배우들이기에 두 드라마가 경쟁이 붙는다고 했을 때, '누가누가 더 잘할까?' 초미의 관심사였다. 물론 해리성 인격 장애라는 소재도 비슷하기에 더더욱 말이다.

특히 '킬미, 힐미'의 경우, 그 동안 몇 몇 드라마들에서 일인이역을 하는 경우들은 봤지만, 일인칠역은 처음이기에 그 궁금증은 더 컸다. 솔직히, 한 사람이 일곱 개의 다른 연기를 한다는 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모 아니면 도'가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자, 이런 궁금증을 갖고 예의주시했던 '킬미, 힐미'에서 지성은 6회 방송까지 일곱 개 인격 중 네 개의 인격체를 보였다. 나머지 세 개의 인격은 못 본 상태지만, 그냥 단정하련다. 분명히 그 세 개의 인격체도 놀랍도록 다른 모습으로 연기하리라고. 지금까지 선보인 재벌3세의 모범생, 거칠지만 옴므파탈의 매력을 보이는 나쁜 남자, 사제폭탄 제조가 특기인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구수한 아저씨, 툭하면 자살 시도를 하는 17세 남학생. 분명히 얼굴은 같지만, 성격과 말투, 느낌, 감정이 모두 다른 사람들로 느껴질 만큼 지성은 각각의 인격체에 완벽하게 빙의되었다.

그렇다면, '하이드 지킬 나'의 현빈은? 아직 방송 초반이어서 현빈은 내재되어 있는 인격인 로빈에 대해 많이 보여주지 못한 상태다. 2회까지 맛보기 상태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킬미, 힐미'의 경우, 1, 2회 때 이미 다중인격들이 스피드하게 등장한 반면, '하이드 지킬 나'의 경우는 도와주는 인격, 로빈이 나오지 못하도록 계속 누르는 스토리였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해리성 인격 장애라는 소재에서 출발한 드라마였기에 두 개의 인격이 제대로 다 등장하지 못한 점이 살짝 아쉽다. 왜냐하면, 1, 2회까지 이중인격자가 포인트라기 보단 사랑보단 까칠한 재벌가와 당돌한 여자와의 로맨스에 더 집중되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초반이기에 뭐라고 속단할 순 없다. 다만, 분명한 건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지성과 현빈의 다중인격들의 연기력이 계속 비교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스토리의 방향, 어떻게 흘러갈까?

비슷한 소재를 다루는 만큼 중요한 건 앞으로의 스토리이다. 비슷한 소재는 언제든 찾아볼 수 있다. 원수끼리의 사랑은 무조건 '로미오와 줄리엣'이고, 재벌가와 가난한 집 여자의 사랑은 모두 다 '캔디'라고 말할 수 없는 건 소재는 비슷하나 스토리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킬미, 힐미'와 '하이드 지킬 나'는 앞으로의 스토리 방향이 중요하다.

두 드라마 모두 다중인격과 사랑에 빠지는 여주인공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두 여주인공 모두 어린 시절 이들과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이 어렴풋이 나타난 상태다. 일단 이들이 어떤 과거로 연결되어 있는지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 ‘킬미, 힐미’에선 재벌가 집안의 권력 암투와 비밀 등이 얽혀있어서 미스테리가 더 가미되어 있다. 미스테리물 VS. 로맨틱물이 될지, 아닐지 또한 계속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이다.

그리고 이 두 드라마에서 가장 다른 점은 주인공의 성향이다. '킬미, 힐미'에선 착한 남자가 원래 인격으로 다른 여러 인격들을 누르고 있지만, '하이드 지킬 나'에선 까칠한 남자가 원래 인격으로 착한 인격, 로빈이 나타나는 걸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주인공들이 앞으로 어떤 과정과 어떤 감정을 겪으며 성장해나가고 치유될지 비교해보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비슷한 소재로 출발한 '킬미, 힐미'와 '하이드 지킬 나'. 시청자들에겐 냉정하게 비교해보는 쏠쏠한 재미가 있을 듯! 그래서 제 별점은요~ ★★★☆ (3개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