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라이벌' 삼성과 LG의 엇갈린 야구판 10년..올해는?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5.01.24 09:00 / 조회 : 3528
  • 글자크기조절
image
야구장을 찾아 관전하는 LG 트윈스 구본준 구단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사진=LG트윈스, 뉴스1 제공






지난 9월 삼성은 LG전자 H&A사업본부 조성진 사장을 고소했다. 전시된 자사의 세탁기를 파손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파손된 세탁기를 LG측에서 모두 구매하기로 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신경전으로 번지며 일이 커졌다. LG측이 다른 회사 제품은 멀쩡한데 그 제품이 튼튼하지 않아서 부서진 게 아니냐며 삼성의 심기를 건드렸다. 결국 법정 공방에 이르렀고 12월에는 LG가 삼성을 맞고소해 진흙탕 싸움이 됐다.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삼성과 LG는 재계에서는 물론 스포츠단의 간판 종목 야구에서도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많은 스토리를 쏟아냈다. 그러나 2000년대로 접어들며 양 측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삼성은 승승장구하며 최전성기를 누렸고 LG는 지우고 싶은 기억들만 쌓여갔다.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게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며 기나긴 어둠의 터널에 접어들었다. 당시만 해도 그 패배가 10년 암흑기의 출발점일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단 한차례도 4강에 들지 못했고 2006년과 2008년에는 최하위에 머무는 굴욕을 맛봤다.

같은 기간 삼성은 2002년 우승을 포함, 2005년과 2006년 2연속 우승에 2011년부터는 4년 연속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명실상부 프로야구 최강팀으로 군림해 LG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


image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 /사진=LG트윈스, 뉴스1 제공





2015시즌에도 삼성은 강력한 우승후보다. 윤성환(80억원) 안지만(65억원) 조동찬(28억원) 등 주요 FA를 잔류시키며 전력누수를 최소화했다. 배영수와 권혁이 한화로 떠났지만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정인욱이나 차우찬, 백정현, 박근홍 등 대체자원이 풍부하다. '국민타자' 이승엽도 3할-30홈런-100타점을 돌파하며 회춘했고 채태인과 최형우, 박석민은 지금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다만 최근 뒷심이 달리는 모습은 걱정거리다. 2011년과 2012년에만 해도 삼성은 7월 8월에 압도적인 승률로 2위와의 격차를 여유 있게 벌려 놨다. 그런데 2013년에는 9월까지 순위 싸움을 거듭한 끝에 2경기 차로 1위, 2014년에는 0.5경기 차로 간신히 1위를 지켰다. 마무리 임창용도 세이브 31개를 올리는 동안 블론세이브도 9개나 기록해 마냥 믿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영원한 제국'일 것 같은 삼성의 약점이 하나 둘 드러나는 상황이라면 LG는 바닥을 치고 정비를 마친 뒤 올라오는 형국이다. 그간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기미가 보인다. 지난 2013년 기나긴 암흑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규리그 2위에 오르며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13년을 성공적으로 마친 LG는 지난해 우승을 목표로 야심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시즌 초부터 투·타 엇박자가 나면서 극심한 침체에 빠졌고 최하위로 쳐졌다. 급기야 20경기도 치르지 못한 상황에서 김기태 감독(現 KIA 타이거즈 감독)이 자진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그리고 5월 13일, LG는 양상문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면서 드라마틱한 반전을 일궜다. "구체적인 목표보다는 일단 한 경기 한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며 취임사를 밝혔던 양 감독은 진짜로 9위부터 한 계단씩 올라가더니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철저한 투구수 관리로 불펜을 안정시켰고 채은성, 최승준 등 어린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 성장시키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올 겨울에는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선수 2명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루카스 하렐은 2012년 메이저리그에서 11승(11패)을 거뒀을 정도로 검증된 투수다. 양 감독이 "현재 구위만으로도 충분히 통할 것이다. 특별히 보완할 부분은 없을 것"이라며 만족했을 정도다. 잭 한나한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8시즌 동안 614경기에 나선 경험이 있는 베테랑 3루수다.

선발투수진은 스프링캠프기간 해결해야 할 과제다. 2년 연속 10승을 거둔 우규민이 건재하지만 류제국이 무릎 수술을 받아 2달 결장이 불가피하다. 5선발 신정락은 입대했다. 특급 좌완 유망주인 임지섭을 반드시 선발투수로 키워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동현, 유원상, 신재웅, 봉중근이 버티는 국내 최고의 구원투수진은 전력누수가 없어 걱정이 덜하다.

LG는 올해와 내년을 우승의 적기로 보고 있다. 과연 2015시즌, 와신상담한 LG가 삼성을 제대로 위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