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형 용병' LG 해너한 방망이..조쉬벨? or 나바로?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4.12.2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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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쉬 벨, 해너한, 나바로 /사진=LG트윈스, OSEN





'수비형 용병'이라는 LG 트윈스 잭 해너한의 방망이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조쉬 벨처럼 수비만 하다가 돌아갈까? 아니면 나바로처럼 타격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8년 경력 3루수 해너한의 수비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타격 기록은 처참한 게 사실이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통틀어 14시즌 동안 홈런이 64개다. 두 자리 홈런은 단 한 시즌. 그렇다고 타율이 높은 것도 아니다. 14년 동안 3할을 친 적은 마이너리그에서 딱 2번이다. '똑딱이'라는 수식어도 아까울 지경이다. 하지만 나바로도 그랬고 조쉬 벨도 그랬다. 메이저리그 세부 기록을 통해 셋을 비교해 봤다.

나바로는 메이저리그에서 타율 0.206 출루율 0.258 장타율 0.267를 기록했다. 같은 순서로 벨은 0.195 / 0.223 / 0.265, 해너한은 0.267 / 0.357 / 0.390이다. 도토리 키 재기지만 메이저리그 기록만 보면 해너한이 나아 보인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나바로만큼 잘 치리라는 근거는 될 수 없다. 벨과 나바로의 기록이 비슷했음에도 한국 무대에서의 결과는 천지 차이였다.

타율 출루율 장타율도 중요하지만 리그 자체를 옮기는 타자에게 있어서 더 우선시되는 능력은 선구안과 컨택 능력이다. 스트라이크존 자체가 바뀌기 때문이다. 공을 보는 자신만의 눈이 있어야 바뀌는 존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1군으로 올라와 빠르게 자리를 잡는 선수는 타율이 높은 타자도, 홈런을 많이 친 타자도 아닌 볼넷/삼진 비율이 좋은 타자다.


벨은 메이저리그에서 볼넷을 10번 고르는 동안 삼진은 92번 당했다. 나바로는 볼넷 14번에 삼진 52번, 해너한은 볼넷 416번 삼진 674번이었다. 볼넷/삼진 비율에서 벨과 나바로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에서 희비가 엇갈렸던 이유 중 하나다. 해너한도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투수를 상대로 저 정도였으면 준수한 수준이다.

스트라이크가 아닌 공에 방망이가 나가는 비율을 통해 선구안을 조금 더 자세히 파헤칠 수 있다.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의하면 벨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지 않은 공에 스윙한 비율이 37.3%였다. 나바로는 24.6%, 해너한은 23.4%로 훨씬 낮았다. 존을 통과하는 공을 스윙한 비율은 벨이 65.6%, 나바로가 59.6%, 해너한이 60.3%였다. 벨은 그만큼 공격적이었고 삼진도 많이 당했다.

방망이를 휘둘렀을 때, 맞히는 능력도 중요하다. 커트나 작전수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먼저 벨은 볼에 방망이를 휘둘러 맞힌 비율이 52.1%였다. 해너한은 56%였고 나바로가 60%로 가장 유연하게 대처했다. 스트라이크 컨택 비율에서도 차이는 있었다. 벨은 80.3%였는데 나바로는 86.8%, 해너한은 87.2%로 높았다.

타율, 출루율, 장타율로는 드러나지 않았던 선구안의 차이가 벨과 나바로를 갈라놓았다. 결과적으로 해너한은 확실히 나바로에 가깝다.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 잠실을 홈으로 쓰기에 나바로처럼 홈런을 30개나 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벨처럼 떨어지는 공에 헛스윙만 줄기차게 하다가 집에 갈 일은 없으리라 믿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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