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범주, 스물네 살 '미생들'에게 바칩니다(인터뷰)

두 번째 미니앨범 '24' 발표..사회 초년생들을 위로하는 '미생' 수록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4.12.22 14:27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제공=PJR엔터테인먼트


냉정한 현실 세계와 마주하게 되는 20대 때, 직장에 입성하는 사회 초년생들은 온갖 시련과 역경을 겪으며 저만의 생존 방법을 터득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완생'을 향해 나아가는 '미생' 같은 존재다.

휘황찬란한 작업실에서 햄버거를 잔뜩 시켜놓고 음악을 하는 것이 꿈이었다는 계범주(23). 하지만 그도 꿈과 가까지는 시기에 냉혹한 현실과 마주했다.


"핸드폰 요금도 내야하고, 보험, 적금도 부어야하고, 가끔가다 부모님 용돈도 드려야 하고, 과거 부모님과 사회가 제공하던 혜택들을 제가 다 해결해야 하니까 보통일이 아니더라고요."

올해 우리나이로 24살,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 의미의 두 번째 미니앨범 '24'를 발표한 그는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언제부턴가 돈이 전부인가란 의문점을 던지게 됐다"며 "아직은 꿈과 희망이 더 큰데, 이상과 현실을 오가며 고민하는 과정을 앨범에 담아봤다"고 설명했다.

20대 초반 다른 가수들의 세션과 앨범 프로듀싱을 시작하며 남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경험한 그는 이번 앨범에서 조금은 현실에 눈을 뜬 성숙함을 표현하려 했다. 패기, 의리 등을 그린 전작 'Something Special'에 비해 훨씬 담백하고 솔직해졌다.


image
/사진제공=PJR엔터테인먼트


1번 트랙에 실린 '미생'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신입사원의 직장생활을 다룬 드라마와 동명의 곡이다. 사회 초년생들의 좌절과 슬픔, 그러나 모든 고난을 겪고 스스로에게 위로를 전하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피아니스트 겸 가수 윤한이 참여해 곡의 감동을 더했다.

"가사 작업까지 다 끝내고 곡 제목을 고민하다 드라마 '미생'을 보고 너무 잘 맞는 것 같아 쓰게 됐어요. 언젠가 '완생'이 되면 '완생'이란 곡을 만들고 싶긴 한데, 아직은 전 '미생'이니까요.(웃음) 극중 인물인 장그래를 보면 치이듯 안치이듯 모든 것을 담담하게 해결해 나가잖아요. 저희 나이에 필요한 캐릭터고, 스토리도 많이 공감됐어요."

사회 초년생으로서 솔직한 심경을 담은 '스물넷 때가 타', 20대의 젊은 에너지를 담아낸 'What About Me?' 등도 앨범 테마에 잘 어울리는 곡들이다. 걸 그룹 레인보우의 조현영이 첫 작곡에 참여한 '노래할 기분이 아니야' 외에 다양한 레퍼토리의 신곡도 담겼다.

타이틀곡 '28.5'는 서울 강변북로와 사랑을 테마로 엮어 로맨틱하게 풀어낸 곡이다. R&B 리듬에 감미로운 그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강변북로 위를 달려서 지금 너에게 가고 있어/우리 사이엔 유턴 없지 널 보러 가는 길'란 가사에는 따듯한 연애의 온도와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을 전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일하러 갈 때 하루에도 강변북로를 3~4번 정도 지나가요. 그때마다 느껴지는 감성이나 기분이 다르더라고요. 곡의 제목도 강변북로의 길이인 28.5km를 뜻해요. 어떻게 제목을 정할까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마침 자이언티 형이 '양화대교'를 냈더라고요."

이 곡은 선배가수 정인이 피처링에 참여한 곡으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는 "가이드 작업부터 평소 팬이었던 정인 누나를 염두에 두고 만든 곡"이라며 "개리 형 앨범에 참여하면서 올해 초 처음 뵀는데 피처링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셨다"고 말했다.

image
/사진제공=PJR엔터테인먼트


독실한 크리스천 집안에서 자란 그는 교회에서 악기를 배우면서 음악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갔다. 그러다 음악을 평생 업으로 삼겠다고 결심하고 고등학교 졸업 후 호원대학교 실용음악과에 입학했다. 처음엔 가족의 반대도 있었지만 음악에 대한 열망을 잠재울 수 없었다.

"원래 형이 먼저 음악을 전공하려다 '삐걱'했거든요. 근데 저까지 음악을 한다고 하니까 형이 들고 일어났어요. 고3 올라가기 전 형한테 엄청 두들겨 맞고 7시간 동안 집에 나갔다가 들어왔었죠. 결국엔 실용음악과에 진학해서 세션도 시작하고, 어린 나이에 많은 기회가 생겼어요. 밴드 '사랑과 평화'를 했던 송홍섭 교수님이 많이 끌어주셨죠."

언더그라운드에서 '누소울(NuSoul)'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실력을 쌓아온 그는 이후 장우혁, 레인보우, 애프터스쿨, 블락비 등의 앨범에 참여하면서 프로듀서로도 입지를 넓혔다.

2012년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4'에 참가한 일도 그의 음악 인생에 또 다른 도전이었다. 그는 "그땐 겁 없이도 뛰어들 나이인데 지금 아니면 언제해보나 싶어 뛰어들었다"며 "덕분에 좋은 사람들과 추억을 얻었다"고 했다.

뮤지션으로서 '완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그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인터뷰 말미 "내년엔 영어, 일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다"는 특별한 목표를 공개했다.

"올해 들어 유독 해외 프로듀서랑 작업할 기회가 많았는데, 음악적으로 디테일한 얘기를 하려면 아무래도 의사소통이 편해야겠더라고요. 뮤지션들과 협업하면서 얻는 시너지가 너무 커요. 앞으로 더 많은 뮤지션들과 교류하고 싶어요."

image
/사진제공=PJR엔터테인먼트
기자 프로필
윤성열 | bogo109@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국 가요방송뉴미디어 유닛에서 방송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