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해킹사태..오바마 "비례적 대응" vs 북 "美 전역 공격대상"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4.12.22 10:41 / 조회 : 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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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인터뷰'로 촉발된 해킹 사태가 북미 관계 악화로 치닫고 있다. 영화에서나 벌어질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방송된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인터뷰에서 "이번 사안은 전쟁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신 아주 값비싼 대가를 치른 사이버 반달리즘"이라고 규정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9일 북한의 해킹 공격에 대해 비례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 조치를 시사했다. 비례적 대응 방법으론 사이버 공격의 진원지를 타격하는 사이버 보복공격, 추가 금융제재, 테러지원국 재지정, 한국에 배치된 군사력 증강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8일 소니 픽쳐스 해킹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FBI는 "북한이 미국 기업에 큰 피해를 끼쳤고 미국 시민들의 표현 자유를 억눌렀다"며 "이런 위협은 수용 가능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밝혔다

북한은 미국이 강력 대응을 시사 하자 시시각각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0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미국이 터무니없는 여론을 내돌리며 우리를 비방하고 있는데 대처해 우리는 미국측과 이번 사건에 대한 공동조사를 진행할 것을 주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미국이 공동조사 주장을 일축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비례적인 대응 발표가 나오자 곧 미국 전역이 공격대상이라는 초강경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21일 정책 성명을 통해 미국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자신들을 해킹의 배후로 지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은 오바마 대통령이 선포한 비례적 대응을 초월해 백악관과 펜타곤 등 미국 본토 전역이 공격대상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북한이 첨예하게 대치하게 만든 해킹 사태는 '더 인터뷰'로 비롯됐다. 북한은 지난 6월 소니 픽쳐스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 암살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 '더 인터뷰'를 내놓자 백악관과 유엔에 항의서한을 보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소니 픽쳐스는 지난달 의문의 사이버 공격을 당해 심각한 해킹 피해를 입었다. 소니 픽쳐스를 해킹한 'GOP'(Guardians of Peace, 평화의 수호자)는 '더 인터뷰'가 개봉할 경우 테러를 하겠다고 위협했다. GOP는 "소니픽처스가 만든 그 끔찍한 영화를 곧 전 세계가 보게 된다"며 "세계가 공포로 가득찰 것이다. 2001년 9월 11일을 기억하라"고 위협했다. 또 "그 시간, 그 장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소니 픽쳐스는 테러 위협으로 미국 영화관들이 '더 인터뷰'를 상영하지 않기로 하자 결국 소니 픽쳐스는 '더 인터뷰' 개봉을 취소했다.

미국 영화계는 이번 해킹 사건에 대해 엄중한 대응을 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미국영화감독조합은 19일 성명을 발표해 "어떤 수단을 강구해서라도 이 영화를 상영해 외부 극단주의자들에게 결코 겁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소니 픽쳐스는 '더 인터뷰'를 개봉 안한 데 대해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인터넷에 무료로 배포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 인터뷰'가 촉발한 사태는 북미 관계 악화와 남북 관계 악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정부는 외교부 외변인 논평을 통해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규탄하며 "미국과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며 "사이버 공격 및 위협에 대한 억제와 대응태세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연 영화 한편의 나비효과가 어떻게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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