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강하늘 "임시완과 양말 같이 팔때 행복"(인터뷰②)

tvN 금토드라마 '미생' 장백기 역 강하늘 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4.12.19 06:45 / 조회 : 13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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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하늘 /사진=임성균 기자


(인터뷰①에서 계속)

"장백기, 장그래 함께 양말 파는 장면 찍을 때 정말 행복"

그는 "장그래와 장백기가 양말을 함께 파는 신은 정말 좋았다"고 했다. "진짜 장그래와 장백기라면 이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촬영할 때 마음 속으로 내가 이 행동을 하는 정담함이 가득 차더라고요. 그 신이 정말 행복했어요. 정말 행복하게 찍었던 것 같아요."

'미생'에는 연극 무대 출신들이 많다. 얼굴은 낯설지만 연기력이 빼어났던 연기자들은 모두 연극배우들이라고 보면 된다.

"연극하시는 선배님들이 많아서 정말 좋았어요. 제가 연기를 시작하고 연극을 계속 해왔거든요. '미생' 선배님들과는 연극 얘기가 통했어요. 연극 연출가 선생님이나 연극배우 얘기를 하면 서로 말이 통했어요. 오죽하면 내가 연극 연습실에 있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죠. 이성민 선배님은 원래 팬이었어요. '고고70'을 보고 저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할까 빠져들었죠. 저 이성민 선배님의 '카페 누아르'라는 작품도 극장에서 봤거든요. 러닝타임만 장장 3시간30분짜리에요. 이번에 겉으로는 아닌 척했지만 이성민 선배님의 연기를 보면서 쏙쏙 빼먹었어요(웃음)."

강하늘이 '미생'에서 꼽는 제일의 명장면도 이성민이 연기한 장면이었다. 그는 8화에서 이성민이 계약 관련으로 상사에게 질책을 받고 원인터내셔널 옥상에서 피곤으로 기절하는 장면을 꼽았다.

"보면서 되게 많이 울었던 장면이에요. 솔직히 이성민 선배님이 코피를 흘리는 장면까지는 훅 오는 게 없었죠. 그냥 선배님 연기 정말 잘 하신다 정도였어요(웃음). 그런데 그 다음 장면이 저를 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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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들한테 문자메시지가 왔는데 양념통닭 사갈게라고 이성민 선배님이 답하는 장면이었는데 제 아버지가 생각났다"며 "제가 어릴 때 아버지는 퇴근 하실 때 양념통닭은 곧잘 사오시곤 했다. 그때가 떠올라 그 장면을 보고나서 바로 아버지에게 전화해 '추운데 몸 조심해서 일하시라'고 말씀드렸다. 그런 뒤 정말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사실 저는 양념통닭보다 프라이드를 좋아하는데 그때만큼은 '양념통닭'이라는 말이 가슴에 절실히 와 닿았어요. 사실 드라마라는 게 극적이다 보니 감동을 주는 장치가 많은데 그 장면은 그런 시퀀스는 아닌데 소소한 디테일을 정말 잘 살린 장면 같아요. 제가 연기를 하면서 드라마를 보고 감동을 한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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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하늘 /사진=임성균 기자


"뽀얀 피부는 수분크림 덕..향초 향기 속 홀로 소주 즐겨"

한석율 역 변요한과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좀 더 친밀해졌다고 했다.

"요즘 대세죠. 변요한형. 정말 친해졌어요. '미생' 전에도 서로 알고 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 더 친해졌어요. 제 성향과 정말 잘 맞는 사람이에요. 제가 사람들이 볼 때는 되게 밝아 보이는데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요한이형도 그래요. 웃지 않으면서 서로 얘기를 하는 게 정말 좋았어요."

임시완, 강소라와도 적잖은 친분을 쌓았다. "4인방이 케미가 좋았어요. (임)시완이형과 (강)소라씨 하고도 친하게 지냈어요. 시완이형과는 촬영 중간에 술도 마셨고요. 저도 한 주량(소주3~4병)하는데 시완이형도 만만치 않던데요(웃음)."

주량을 얘기하는 그를 보는데 얼굴이 정말 뽀얗다. 그 정도 술을 먹는데 뽀얀 피부의 비결이 갑자기 궁금해졌다.

"술은 연극배우 출신이신 부모님도 잘 드세요. 집(부산)에 내려가면 가족끼리 술자리는 꼭하죠. 얼마 전에는 친동생과 마셨는데 5병을 넘게 마셨는데 서로 얼굴이 안 빨개졌어요. 이건 유전인거죠."

"피부요? 제가 경상도 남자잖아요. 저는 피부과 가는 것도 꺼려요. 그냥 수분크림을 듬뿍듬뿍 많이 발라요."

여기까지 들으면 상남자에 부드러운 남자에 아주 헷갈린다. 직격탄은 향초였다.

"잡을 떠나 고등학교(서울국악예고) 1학년 때부터 자취를 했어요. 처음에는 쓸쓸했는데 이제는 혼자 있는 게 편해요. 그리고 향초를 좋아해요. 집에서는 항상 향기가 나야한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문을 딱 열었을 때 나는 향기가 좋아야하죠. 물론 처음에 혼자 살 때는 집에서 찌든 냄새가 났었어요. 하하. 지금은 향초 하나 켜고 노래 들으면서 쉬는 게 제일 좋죠."

그는 "어렸을 때부터 별명이 애늙은이"라며 "성격은 안 변하는 것 같다. 저는 안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데도 그렇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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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하늘 /사진=임성균 기자


"예술은 감탄 아닌 감동 줘야..감동은 곧 공감"

'미생' 출연진은 오는 22일 필리핀 세부로 포상 휴가를 떠난다. 강하늘은 불참한다. 내년 1월 9일 국립국장 달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주연작 연극 '해롤드&모드' 연습을 위해서다.

"놀러가는 것 못가니 아쉽죠. 하지만 저에게는 연극이 중요해요. 소중하고. 원래 저는 작품을 끝내고 바로 또 다른 작품에 들어가는 걸 싫어해요. 저는 항상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연극은, 무대는 지금의 제 생활에서 꼭 필요한 작업이었어요. 드라마를 하면서 많은 것들이 몸에서 빠져 나갔거든요. 제가 할 수 없는 것들을 고민해서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것 안에서 연기를 써먹었거든요. 저한테는 이걸 채울 수 있는 뭔가 필요했어요. 그게 연극이었고, 무대였죠."

'미생'은 오는 20일 막을 내린다. 결말은 함구령이 내려졌다. 강하늘이 꿈꾸는 장백기다운 결말이 있을까.

"제가 장백기라는 역할의 마지막을 그려봤어요. 몇 년이 지나서 장백기가 대리가 된 거죠. 우리들의 대리님이 된 겁니다. 저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있고 신입이 제게 대뜸 사업계획서를 들이미는 겁니다. 그러면서 끝이 났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보면 수미쌍관이잖아요. 장백기도 유쾌하고 흐뭇하게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코끼리 얘기를 꺼냈다.

"살아오면서 예술이란 게 무엇인가를 고민했어요. 저도 책에서 봤는데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은 것은 감탄을 줄 수는 있어도 감동을 못준다고 해요. 예술도 그래요. 감탄으로는 안되고 감동을 줘야죠. 저는 감동이 공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생'은 그 ;공감'을 줬어요. 저 역기 앞으로 어떤 연극이나 작품을 하면서 그 공감을 최우선에 두고 선택하려고 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작품이 잣대는 계속해서 '공감'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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