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보이는 이병헌 사건..꽃뱀? 흠집내기? 희한한 사건!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4.12.17 09:32 / 조회 : 5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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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과 다희, 이모씨/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2014년 하반기를 달궜던 이병헌 협박 사건의 끝이 보이고 있다.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이병헌에게 50억원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다희와 이모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15일 선고를 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뒤 4개월 여 동안 끌어왔던 이병헌 협박사건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이번 사건의 본질은 협박이다. 이모씨와 다희가 공모해 이병헌에게 50억원을 주지 않으면 사생활을 담은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서 벌어진 사건이다. 하지만 피해자인 이병헌은 더 큰 피해를 봤다. 피의 사실이 유포되면서 유부남이 20대 처녀들에게 음담패설을 했다는 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피의 사실이 알려지면 안 된다는 게 원칙이지만 그 원칙이 깨진 것보다 더 큰 비난이 이병헌에게 쏠렸다. 사랑 받은 만큼 미움도 컸던 법인지, 이병헌이라고 해도 별 수 없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마침 전직 국회의장도, 전직 검찰총장도, 현역 대학교수도 성추행 사건에 휘말리면서 사회가 떠들썩했다. 개처럼 구는 아저씨란 말인 '개저씨'가 유행했다.

이병헌은 개저씨란 낙인이 찍히며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추행 사건의 대표주자가 돼 버렸다. 협박 사건이 성추행 사건인양 변질됐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됐다.

이병헌은 공개사과를 했고, 아내에게 미안함을 토로했다. 이병헌이 책임을 져야 할 영화들이 내년에 3편이나 개봉을 앞두고 있으니 그의 사과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아내에 대한 사과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지만 팬들과 대중, 영화 관계자들에 대한 사과는 이어질 것 같다. 책임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재판 과정은 희한했다. 피해자가 더 큰 피해를 계속 봐야 했다.

세 차례 공판이 이어지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얼개가 속속 드러났다. 이모씨와 다희 측은 협박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시종일관 이병헌과 이모씨가 교제를 했기 때문에 모멸감을 받아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병헌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의도적인 흠집내기라고 반박했다.

이모씨와 다희 측은 계획적인 범죄가 아니라 우발적인 범죄라는 걸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교제설을 계속 주장해왔다. 1차 공판을 앞두고 이씨 변호인이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교제설을 부각했다.

이병헌측의 주장대로 의도적인 흠집내기라면 이런 전략은 성공했다. 이씨측 변호인은 취재진이 잔뜩 몰린 1차 공판에서 "이병헌이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주장하다가 재판부로부터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제지를 받았다. 이씨측은 3차 공판에서도 이병헌의 음담패설 내용을 주장했다가 재판부로부터 "취재진이 와있는 법정에서 비공개 때 주장했던 내용을 다시 밝히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핀잔을 들었다.

검찰은 3차 공판에서 이씨가 이병헌과 교제했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다른 사귀는 남자가 있지 않았냐고 히든카드를 꺼냈다. 이에 이씨 변호인은 "교제기간이 겹칠 수는 있다"면서 "검찰이 꽃뱀이라는 시각을 갖고 몰고 가고 있다"며 반박했다.

이씨 측이 우발범죄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교제설을 부각했지만 재판부가 그렇게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3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을 앞두고 "변호인의 주장을 모두 들었지만 도대체 왜 그런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이씨에게 물었다. 3차 공판까지 다양한 진술과 증언이 이어졌지만 마지막까지 재판부가 범행동기를 모르겠다고 물은 것이다. 재판부의 질문에 이모씨는 고개를 떨궜다.

흠집내기는 분명 성공했다. 여과되지 않은 주장은 공판 내내 공개됐고, 이병헌은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취재진 앞에 서야 했다.

재판부가 모멸감 때문에 우발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씨 측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결심 공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통상 검찰 구형보다 재판부가 형량을 낮게 선고하는 경우는 초범이거나 피해자와 합의를 했거나 반성을 철저하게 했을 때 정도다.

이씨와 다희는 초범이다. 피해자와 합의는 없다. 이씨와 다희는 재판부에 반성문을 계속 제출했다. 검찰은 반성문이 사실과 다르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과연 피해자가 더 큰 피해를 본 희한한 사건이 어떻게 끝을 맺을지, 여파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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