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에게 선택권 넘긴 MBC연기대상..속내는, 향방은?①

[★리포트] 미리보는 2014 MBC연기대상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4.12.10 11:12 / 조회 : 3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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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리와 송윤아 / 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MBC제공


MBC연기대상이 대대적인 변화를 알렸다. 최고상인 대상을 100% 시청자 투표를 통해 결정하고, 주요부문에서 공동 수상을 배제하기로 했다.

대상이 곧 인기투표가 됐다는 지적이 인다. 배우의 연기력이나 존재감보다는 호감도나 인기에 따라 대상의 향방을 결정하는 셈이다. "연령과 성별을 넘어 각계각층 시청자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시상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국민결정방식을 도입하게 됐다"는 게 MBC 측의 설명이다.

인기를 모으고 있는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이 떠오른다. 그러나 신인 스타를 발굴하는 오디션과 이미 전파를 탄 작품을 평가하는 연기대상의 기준이 같다는 점이 씁쓸하다. 더욱이 MBC 연기대상은 시청자투표로 결정되는 인기상, 베스트커플상 부문을 이미 두고 있었다.

아쉬운 점이 하나 더 있다. 회마다 바뀌는 연기대상 시상식의 기준이다. 2010년까지 MBC연기대상은 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을 주요 부문으로 했다. 이후 매년 수상 부문과 수상 기준이 바뀌어 왔다.

2011년에는 최우수상을 연속극 부문과 미니시리즈 부문으로 바꿨다. 그 해에는 대상을 사람이 아닌 작품에게 주기로 해 차승원 공효진의 '최고의 사랑'이 수상했다. 그러나 이듬해 또 기준이 바뀌어 2012년에는 사람이 대상을 탔다. 2008년 '에덴의 동쪽' 송승헌과 '베토벤 바이러스' 김명민이 공동 대상을 받은 지 4년 만에 '역전의 여왕' 김남주와 '동이' 한효주가 공동으로 받았다. 최우수상은 통합됐다.

그러나 2013년에는 최우수상과 우수상이 미니시리즈 부문, 특별기획 부문, 연속극 부문으로 쪼개졌다. 중복수상이 없어도 6명의 최우수상 수상자가 나오게 된 셈이다. 대신 이 해는 최우수상 수상자 중에서 대상을 선정키로 해 '마의'의 조승우가 대상을 품에 안았다. 2013년에도 마찬가지로 6명의 최우수상 수상자가 나왔지만, 대상은 최우수상을 받지 않은 '기황후' 하지원에게 돌아갔다.

올해의 기준 변경에는 나름의 고민이 읽힌다. 올해 연기대상에서는 '왔다 장보리'에서 맹활약하며 국민악녀로 사랑받은 이유리가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최고 시청률 37%를 기록한 '왔다 장보리'는 올해 MBC 최고의 히트드라마지만 주인공인 '보리보리' 오연서보다 상대적으로 악녀 이유리에게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그간 악역으로 대상을 수상한 이는 2009년 '선덕여왕'의 미실 고현정 정도다.

'마마'의 송윤아의 활약 역시 돋보였다. 섬세하고도 절절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으나 시청률 면에서는 '왔다 장보리'에 밀린다. '미스터백'과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연달아 맹활약한 장나라의 활약도 돋보였다. '왔다 장보리' 주인공 오연서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MBC 드라마들의 강세가 거셌던 한 해라 정일우, 신하균, 장혁 등 방송 내내 동시간대 정상의 드라마를 이끈 배우가 이밖에도 상당하다.

덕분에 올해 MBC에는 누구에게 주어도 부담스럽지만, 누가 받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후보들이 즐비하다. '시청자 투표 100%로 결정되는 대상'은 그 사이에서 너무 일찍 결정장애를 일으킨 MBC드라마국의 고심의 산물로 보인다. 내년이면 다시 원상복귀 될 수도 있는. 올해 MBC 연기대상 시상식은 오는 12월 30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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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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