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지갑닫은 양키스·다저스.. 과연 끝까지?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4.11.2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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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출신의 우완선발투수 맥스 슈어저./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의 오프시즌 스토브리그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지만 정작 매년 스토브리그의 열기를 끌어올리는 진원지 역할을 해왔던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는 지금까지 조용하기 그지없다. 아무리 ‘근검절약’ 모드로 전환했다고 해도 갑자기 돈줄이 마른 것은 아닌데 너무 잠잠하다.


오리지널 ‘돈의 제국’ 양키스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아직까지 전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오프시즌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마사히로 다나카, 자코비 엘스베리, 브라이언 맥캔, 카를로스 벨트란 등을 영입하면서 총액으로 무려 4억5천만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쏟아 부었던 ‘스토브리그의 지존’ 양키스가 아직까지 지갑을 꼭 닫고 있으니 올해 스토브리그에 전혀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영원한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가 이미 파블로 산도발과 핸리 라미레스를 붙잡는데 총액 2억달러에 가까운 거액을 투자했지만 이에 대해 별다른 반응조차 없다. 이미 뉴욕 지역 뉴스매체들은 양키스가 이번 오프시즌에 1억달러를 넘는 초대형 계약을 추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최근 수년간 양키스의 ‘돈의 제국’ 대항마로 떠올랐던 다저스도 마찬가지다. 올해 선수단 연봉총액 2억4천만달러라는 역대 최고 비싼 팀을 가동,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실망스럽게 시즌을 마친 다저스는 오프시즌을 프론트 오피스를 완전히 물갈이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전 탬파베이 레이스 단장인 앤드루 프리드먼 구단사장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온 파한 자이디 단장을 주축으로 한 다저스 수뇌부는 이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만들어내는 ‘머니볼’ 시스템을 근간으로 팀을 이끌어간다는 원칙을 확립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다저스를 이끌기 시작한 이후 다저스로부터 나온 소식은 조엘 페랄타, 후안 니카시오, 마이크 볼싱어, 애덤 리버라토리 등 네다섯의 불펜투수들을 영입한 것과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를 붙잡지 않고 FA 시장에 내보낸 것뿐이다. 캐처와 유격수, 4~5선발, 불펜 등 보강시켜야 할 포지션이 많지만 그렇다고 거액을 들여 FA 쇼핑에 나설 생각은 없는 듯하다. 당장 과거 다저스에서 뛰었던 FA 최고 캐처 러셀 마틴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할 때도 전혀 입질조차 하지 않았다.

물론 이들이 지금까지 조용했다고 끝까지 지갑을 열지 않을 것으로 단정할 순 없지만 과거와는 상당히 달라진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양키스는 지난 수년간 쏟아냈던 엄청난 거액 계약들이 거대한 ‘고릴라’로 돌변해 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등에 거대한 ‘고릴라’들을 여럿 업은 상황에서 또 다른 고릴라 계약을 추가하기 전에 먼저 업힌 고릴라 한 둘을 해결하겠다는 생각이 단호해 보인다.

한편 다저스의 프리드먼과 자이디의 새 수뇌부 콤비는 거액 쇼핑에 나서기 전에 먼저 팀의 ‘잉여 지방’부터 제거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꼭 필요한 불펜 보강작업은 특유의 저비용 고효율 원칙으로 조용히 진행하고 있고 팀에 남아도는 외야수 한 두명을 트레이드하는 것을 물밑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양키스와 다저스가 끝까지 아무런 움직임 없이 이번 오프시즌을 그냥 넘어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어느 시점과 상황이 되면 이들속에 잠재한 ‘돈의 제국’ DNA가 고개를 쳐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가장 흥미로운 선수가 현 FA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출신의 우완선발투수 맥스 슈어저다. 만 30세 우완투수로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슈어저는 올해 220.1이닝동안 252개의 탈삼진과 3.15의 방어율을 기록한 특급 에이스다. 지난 3월 타이거스로부터 6년간 1억4,400만달러의 오퍼를 거부하고 FA마켓에 나섰으니 그를 붙잡는데는 거의 2억달러급 계약이 필요할 것이다. 더구나 그의 에이전트는 바로 그런 계약을 이끌어내는 전문가인 스캇 보라스다.

양키스는 아직까지 슈어저 영입전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지만 1월이 지나도 그런 모습이 변하지 않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양키스는 지난 시즌 부상에 시달린 마사히로 다나카와 CC 사바티아 두 에이스가 내년 시즌에 어떤 경기력을 보일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이기에 시간이 갈수록 슈어저에 대한 어필이 높아질 것은 당연하다.

지난 20년 이상 특급 에이스가 시장에 나올 때마다 참지 못하고 달려들던 양키스가 이번엔 끝까지 욕구를 참아낼 것인지 궁금하다. 슈어저의 에이전트 보라스는 이미 “스타인브레너(양키스 구단주)의 역사는 항상 ‘우리는 이길 것’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그들의 브랜드”라고 말해 양키스의 욕구에 대한 ‘부채질’을 하고 나섰다. 그는 양키스가 움직이지 않으면 자신의 고객의 몸값 끌어올리기 작업이 훨씬 어려워지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다저스는 양키스에 비하면 훨씬 안정된 로스터를 보유하고 있다.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메이저리그 최고레벨로 꼽히며 타선도 균형이 잡혔다. 하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구멍이 있다. 우선 라미레스가 보스턴으로 떠나가면서 생긴 유격수 포지션과 중심타선에 생긴 큰 공백을 메우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라미레스는 툭하면 다치고 또 수비에서도 허점이 많았기에 다저스가 그를 내보낸 것은 충분히 이해되는 결정이지만 그래도 그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그리 쉽지 않다. 팀의 유망주 코리 시거는 아직 그 자리를 메울 준비가 덜 됐다는 평가이고 FA시장에서도 특별하게 쓸 만한 대체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현재 다저스의 유격수 타깃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선수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알렉세이 라미레스다. 수비력이나 타력에서 다저스에 꼭 맞는 선수로 보인다. 하지만 화이트삭스는 내년 시즌 디비전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의욕을 보이는 팀으로 라미레스같은 선수를 상당한 대가없이 내줄리 만무하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지미 롤린스 역시 트레이드 후보지만 필리스 역시 특급 유망주들을 대가로 요구하고 있다. 구단의 유망주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프리드먼과 자이디 팀이 쉽게 응하기 힘든 요구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디디 그리고리어스 역시 거론되고 있지만 D백스가 디비전 라이벌에게 그를 내줄지도 미지수다.

여기서 변수는 다저스가 안드레 이티어, 칼 크로포드, 또는 맷 켐프 등 남아도는 외야수들 가운데 한 두명을 트레이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 것이 유격수 공백을 메우는 과정과 연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흥미로운 다자간 트레이드가 성사될 가능성도 충분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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