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 "딴따라는 딴다라로 사는게 가장 큰 행복"(인터뷰)②

개그맨-예능인-가수-DJ 박명수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4.11.28 07:00 / 조회 : 20095
  • 글자크기조절
image
박명수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인터뷰 ①에서 계속-

물론 박명수는 예능인이다. 1993년 MBC 4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올해로 활동 22년째를 맞았다. 그리고 이제는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MBC '무한도전'이 내년이면 10년을 맞는다. 그는 "한 때 CEO를 꿈꾸기도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딴따라 연예인들은 죽을 때까지 딴따라로, 플레이어로 놀면서 사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모델로 든 인물은 바로 '전국노래자랑'을 30년째 진행해 온 원로 방송인 송해. "송해 선생님처럼 한 주 한 주 얼굴 내비치고 대중과 함께하는 게 정말 행복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박명수는 털어놨다.

-2012년 연예대상 대상을 탔는데, 그게 스스로한테 영향을 미치는 게 있던가.

▶그런 거 전혀 없다.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며)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다. 똑같다.

-내년이면 몸담아 온 '무한도전'이 10주년을 맞이하는데, 그건 어떤가.

▶10년이란 숫자에 사실 별로 관심이 없다. 하다 보니 10년이 되었구나 한다. 그러나 '무한도전'을 10년 하게 된 것 자체가 큰 행운이고 하나님이 주신 복이라고 생각한다. 그 자체가 내 삶의 원천이 되어버렸고, 그 덕분에 다른 여러가지 일들도 하게 된 것 아닌가. 이런 행운이 또 어디 있겠나. 그런 행운을 10년간 갖게 됐다는 것도 엄청난 일이고. 다만 '무한도전'을 하면서 10년이 지났구나 하니 세월이 참 많이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10주년이면 뭐 하나. '무한도전' 10주년 행사를 하더라도 그게 끝나면 다들 '다음 주에는 우리가 또 뭘 해야 되나'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10주년을 앞두고 노홍철이 음주운전에서 하차해 의기소침해졌을 법도 하다.

▶친한 동료의 일이라 마음이 안 좋다. 가슴이 안 좋다. (유)재석이도 그렇고 항상 동생들에게 조심하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런 일이 생겼으니. 실수를 한 것은 사실이니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맞다. 다만 과장하지는 말고, 그렇다고 괜찮은 일도 아니니까 반성할 시간을 주셨으면 좋겠다. 반복한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사람이 실수는 할 수 있지 않겠나. 홍철이의 빈자리가 큰 게 사실이지만, 남은 사람들이 열심히 해서 티가 최대한 안 나게 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 대해서는 제작진도 많이 고민하고 있고 우리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많이 반성하고 복귀한다면 그 때는 받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image
박명수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얼마 전엔 '무한도전' 촬영으로 63빌딩에 올라가 유리창도 닦지 않았나.

▶그게 위험하지는 않다고 하는데 매달려 있다는 것 자체가 무섭다. 짧고 굵게 고생한다기에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내가 했다. 멤버들이 다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생각해보면 내가 해야 되는 일이 맞기도 했다. 그런데 이게 말이 창문닦이지 진짜 무서웠다. 그래서 '앞만 보면서 해야지' 하고 눈을 딱 떴다. 그런데 63빌딩 유리가 거의 거울이다. 그 유리에 뻥 뚫린 하늘이 다 비치는 거다. 내가 허공이나 다름없는 데 서 있는 게 다 보인다. 거기에 바람 불지, 흔들리지. '아유 모르겠다' 하고 눈을 감고 찍다시피 했다. 힘들더라. 또 웃기는 게 몸이 힘드니까 무서운 걸 이기더라. 다 끝내고선 63빌딩 난간도 걸어갔다.

-유재석과 게스트 차승원은 탄광에 갔다고.

▶아무래도 차승원은 연탄과 관련이 있나보다. 그 쪽은 지하 1000m 들어가서 고생했다. 다른 사람들도 다 하루 종일 고생하고. 나는 그나마 4시간 만에 끝나서 다행이었다. 전화로 약올렸다.(웃음)

-유재석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이자 1인자다. 사실 많이 다르다는 생각도 든다.

▶스타일이 다르다. 재석이는 정말 방송을 위해 태어난 아이다. 물론 다 타고난 게 아니다. 유재석은 또 유재석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지 않겠나. 내가 하는 디제잉이나 이런 데 관심이 없다. 아니 사실상 여유가 없을 수도 있다. 농담으로도 이야기하는데 유재석에게 '내 모든 권한을 너에게 위임한다. 알아서 해라'라고도 한다. 유재석, 김태호 PD가 특히 많은 고민을 한다. 고마운 일이다. 나는 늘 고민하고 생각하는 그들을 믿고 잘 따라간다. 가끔은 내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 더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내는 게 중요하니까.

-박명수를 만난다고 하니 누가 그러더라. '박명수가 실제로는 착하냐'고.

▶굉장히 착하지. 나는 착하다고 생각한다.(웃음) 착하지 않고 어떻게 방송을 하고 남을 웃기겠나. 잠시 연기하는 거면 모를까 사람들 눈에 다 보인다. 나쁜 사람, 악한 사람이라면 오래 방송을 할 수가 없다. 결정적인 순간에 본성이 나오게 돼 있으니까. 물론 나도 빈틈이 많다. 카메라 안 돌아가면 욕도 하고, 예전에 욕하는 게 잘못 나간 적도 있고. 하지만 그러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냉철해진다.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려고도 하고. 그래서 그나마 별다른 실수 없이 이렇게 온 게 아닐까.

image
박명수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DJ 활동도 그렇고 아내의 내조가 상당한 것 같다.

▶우리 와이프가 상당히 냉철하다. 남편이라고 봐주지 않는다. '우리 남편이 제일 웃겨' 이런 거 하나도 없다. 객관적으로 보고 조언해주는 편이다. 제가 DJ로 활동하는 것도 많이 응원해 준다. 그런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고, 자기도 배우고 작업실에 와서 직접 작업을 해보기도 한다. 그런 데서 아주 취향이 잘 맞는다. 내가 DJ로 공연을 할 때면 와서 막 춤을 출 정도다. 내가 '그만하고 나와' 이래도 잘 안 듣는다.(웃음)

-DJ로 활동해서일까. 오히려 수년 전보다 지금이 더 활기차 보인다.

▶맞다. 미친듯이 놀아야 한다. 한때 양현석 이수만처럼 CEO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딴따라 연예인들은 죽을 때까지 플레이어로 놀면서 사는 게 가장 큰 행복이다. 돈을 많이 버는 게 중요하지 않다. 내가 연예인으로서, 플레이어로서 죽기 한 시간 전까지 무대에 서는 게 정말 행복한 거다. 송해 선생님처럼 한 주 한 주 얼굴 내비치고 대중과 함께하는 게 정말 행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게 '무한도전'이 됐든, 다른 프로그램이 됐든, DJ로 음악을 트는 클럽이 됐든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는 무대에 서는 게 중요하다. 그게 행복이고 정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2015년 꿈은 어떤 건가. DJ로서, 또 예능인 박명수로서.

▶DJ로서는 내가 만든 노래를 해외 시장, 해외 차트에 올리려고 노력할 거다. 향후 3년 뒤에는 유명한 DJ가 되어 있지 않을까. 같이 일하는 동료, 동생들도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 20대와 함께하니 나도 생각이 20대가 되는 것 같다. 매번 깨닫고 깨우친다. 그리고 내년이면 딸 민서가 초등학교에 간다. 학부모가 된다. 또 '무한도전' 10주년이 있다. 앞으로를 위해 노력한다기보다는 분발을 해야 할 것 같다. 우리끼리 하는 10주년이 가슴 아프기는 하다. 이후의 방향은 아직 잘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거다. 많은 시청자들이 원한다면 끝까지 열심히 하고 싶다.

기자 프로필
김현록 | roky@mtstarnews.com 트위터

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