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 "G팍은 아직 닭살..세계1위 DJ 되고파"(인터뷰)①

개그맨-예능인-가수-DJ 박명수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4.11.28 07:00 / 조회 : 29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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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약속한 지 2년여 만에 성사된 인터뷰였다. MBC 각종 프로그램에 도장찍듯 얼굴을 내밀던 그에게 '연예대상 대상을 타면 인터뷰 하자'고 했던 게 2012년 가을께. 농담한다 싶었던지 '대상 타면 그때 보자'던 그는 진짜 2012년 MBC 연예대상 대상을 타고야 말았다. 여자저차 우여곡절 끝에 만남이 미뤄졌고, 이제야 그와 만났다. 개그맨, 예능인, 영원한 2인자, 그리고 DJ G팍(G-park)이기도 한 박명수(44)다. 박명수와 만난 곳은 방배동의 어느 상가 지하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 다섯 달 전 마련했다는 DJ G팍, G팍 패밀리의 음악 스튜디오였다. DJ 장비는 물론 녹음 장비까지 갖춰놓은 작업실에서 그는 매일 들러 음악을 듣고 곡 작업을 하다시피 한다 했다.

아마 그가 꿈에 그리던 '대상'을 타고 난 이후였을 거다. 그저 웃기는 아저씨 박명수가 음악이라는 꿈을 제대로 실현시키기 시작한 것이. MBC '무한도전' 중 '박명수의 어떤가요' 특집을 계기로 그는 디제잉을 배우고 직접 노래를 만들고 있다. 아예 이미 이태원 클럽에서 DJ로 활동 중인 후배며 젊은 작곡가들까지 끌어들여 작업실 한 칸을 내 주고 일을 벌인 참이었다. 마침 기자는 지난 가을 우연히 부산의 한 클럽에서 공연하던 그를 만난 적이 있다. '레이디스 앤 젠틀맨~'으로 시작하는 멘트는 딱 박명수의 것이었고, 100%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흥겹게 즐기던 모습만은 역력했다. 클럽에 모인 200여 명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박명수는 태연하게 말했다. "세계 최고 DJ가 되어보려고요." 그만 '빵' 터지고 말았는데 박명수는 진지했다. "안될 거 있겠어요." 박명수 스타일은 여전했다. 그의 말 역시 틀린 게 없다. 1년 뒤, 3년 뒤, 5년 뒤 그가 무엇이 되어 있을지 누가 알겠나. 2년 전 "대상이 아니라 개근상"이라며 연예대상을 받아들었던 40대의 아저씨 개그맨이 DJ G팍이 되어 일본, 유럽 공연을 다닐 줄을 누가 알았겠나. 그가 DJ로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가 15분짜리 디제잉 공연을 두 차례 벌일 줄, 다음달 1일 작사, 작곡, 프로듀싱까지 1인4역을 한 디지털 싱글을 내놓을 줄, 대체 그 누가 알았겠느냐 말이다.

-요즘은 박명수의 삶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것 같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 어느 순간 음악이 내 인생의 30~40%를 차지하게 되더라. 김범룡의 '바람 바람 바람'을 듣던 중학교 시절, 유럽 댄스뮤직을 처음 듣고 너무 좋아서 당시 노래를 다 찾아들었다. 신시사이저 소리가 너무 좋았다. 하지만 그 때는 음악을 할 기회가 안 됐다. 역시 다른 꿈이었던 개그맨이 됐고 나이트 클럽 DJ도 해봤다. 당시엔 가요를 많이 틀었는데, 그러다보니 내 노래를 해보고싶다 해서 만든 게 '바다의 왕자' 같은 노래였다. 당시 작곡가들이 노래를 만들고 녹음할 때 어깨너머로 보며 배웠다. 시간이 흘러 컴퓨터 한 대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왔지 않나. 음악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쉽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됐고, 마침 '무한도전'에서 '박명수의 어떤가요'를 하며 6개월 정도 배울 수가 있었다. 그러며 DJ까지 병행하게 됐고 여기까지 왔다.

-DJ로서의 활동도 무척 활발하다.

▶우리나라 대표하는 DJ가 많지 않고 덕분에 셀리브리티 DJ로서 많은 뮤지션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우리 음악이 아니라 유럽 친구들 쪽 음악이다 보니 그들 감성에 맞는 비트를 찍는 게 어렵다. 그래서 더 많이 듣고 노력 중이고. 한국 차트는 물론이고 이제는 해외 차트에 노래를 올려보려고 준비하고 있다. 세계 1등이 되고 싶다. 농담 아니다. 당연히 어렵겠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될 수도 있는 거지 않나. 첫 술에 1등은 못 하겠지만 나중에는 좋은 결과가 올 거라고 믿는다. 내가 왕성하게 활동할 시간이 많지 않다. 방송도 행복이지만 그것만 하기보다는 예전부터 내 꿈이었던 음악과 함께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 지금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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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찰스와 박명수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DJ찰스와 함께하고 작업실을 만들기까지 굉장히 추진력있게 일을 진행한다는 느낌도 든다.

▶DJ찰스는 사실 MBC공채개그맨 출신이다. 2~3년 하다가 나가서 DJ를 하고 있었다. 우연히 이 친구가 DJ를 한다는 걸 알았고 먼저 연락해서 음악을 배웠다. 이 친구는 나랑 달리 정통 DJ지만 같은 개그맨 출신이라 통하는 게 있다. 그 전엔 배우다보면 내가 연예인이고 하니 뭐든 그냥 '잘한다 잘한다' 하는 게 있었는데 이 친구는 정확하고 솔직하게 지적한다. 또 무대에 빨리 올라갈 수 있도록 핵심을 가르쳐준다고 할까. 테크닉만을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관객과 호흡하는 법, 관객을 더 즐겁게 해주는 법을 알려준다. 선배님 같고 선생님 같기도 하다. 연습실은 생각하고 있다가 얼마 전 얻었다. 너무 좋지 않나.

-예능인으로서 또 DJ로서 일관성도 있는 것 같다.

▶맞다. 나는 흥겹고 재미있는 게 좋다. 노래도 사랑타령 그만 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재밌고 즐거운 걸 하는 게 좋다.

-DJ로서는 '그레이트박','G팍'이라고 불리는데.

▶내가 '안녕하세요, 그레이트 박입니다' 할 때는 괜찮은데 남들이 나를 보고 '오, 그레이트 박, G팍' 이러면 막 부끄럽다. 외국 가서 그렇게 부르면 너무 닭살이 돋아서 미칠 것 같다. 아직도 생소하다. 들을 때는 그냥 박명수가 훨씬 익숙하고 좋다. 그나마 'G팍'보다는 '그레이트 박'이 낫기는 한데, 쑥스럽긴 마찬가지다. 어떤 분들은 DJ 지팡이라고 헷갈리시기도 하는데, 지팡이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중년이 되어 다시 찾은 꿈이라는 점에서 응원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감사하다. 방송을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지만 나만의 분야를 하나 만들고 싶다고 할까. 방송에서 나를 안 써주면 나는 뭘 할까,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걸 하면 어떨까. 능력, 스킬을 연마하면서 가능하면 수입도 창출하고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 이 시간이 참 즐겁다. 40대 중반 이후 사람들이 참 외롭다. 꿈이든 취미든 뭔가 활력을 찾아야 하는데 나는 우연찮게 음악을 찾은 셈이다. DJ 하면 나이트클럽 DJ를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다. 내가 활동하면서 인식을 바꿀 수도 있고, 조금 더 긍정적으로 이 일을 봐주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이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더 좋아질 수도 있을 거고. 또 여러 중년들께서도 각기 꿈꾸고 사랑하는 그런 일을 찾으셨으면 좋겠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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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아이스브레이커와 박명수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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