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오민석 "날 버린 여친 연기 데뷔, 오기 도전"(인터뷰②)

tvN '미생' 강대리 역 오민석 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4.11.21 13:50 / 조회 : 96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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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민석 /사진=임성균 기자


(인터뷰①에서 계속)

2004년 10월 제대 후 연기자의 길을 모색했다. "제대하고 나서 연기에 대해 알아보니까 연기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너무 어려운 것이었어요. 너무 쉽게 생각한 거죠. 그때부터 여자친구에 대한 생각을 잊었어요. 내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내가 이런 것도 못하는 사람인가하는 오기가 생겼어요."

2004년 10월 제대 후 2005년 1년을 오롯이 연기 트레이닝 하는 것으로 보냈다. 1년 동안 친구도 만나지 않고 연기 공부만 했다. "아무 것도 몰랐으니까요. 책도 보고 트레이닝도 받고, 매니저들도 많이 만나고 그랬어요."

드디어 오민석은 2006년 드라마 '나도야 간다'로 데뷔했다. 잠깐 등장이었지만 반응이 좋았다. 팬 카페가 생기기도 했다. 바로 이어서 다른 작품에 캐스팅도 됐다.

"아, 나 잘 되는구나, 이렇게 되는구나, 이 길이 내 길이 구나했어요. 그런데 두 번째 작품을 끝내고 슬럼프 아닌 슬럼프를 겪게 됐어요. 오디션도 많이 떨어지고 연기에 대해 좋은 소리도 못 들었죠. 그 때 알았어요. 내가 연기를 하면서 내 주위에서 잘한다고 얘기하던 사람들은, 그냥 내가 상처 받지 말라고 한 얘기란 걸요. 내가 내 연기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모르고 있었구나. 내가 내 안에 갇혀있었구나 깨달았어요. 그 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각오를 다졌어요."

오민석은 중간에 이름을 한기주로 바꿨다 또 민석으로 바꾸고, 다시 본명 오민석으로 돌아왔다. "사장님이 오만석 선배가 있으니 다른 이름이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예명을 썼는데 이제 생각이 바뀌었어요. 제가 다른 이들의 시선에만 신경 썼던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그런 게 없어지기 시작했죠. 남들을 의식하기 보다는 제 스스로 내면적으로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죠."

'미생' 강대리 역 오민석이 직접 전하는 "내일 봅시다!"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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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석은 드라마에서 주로 엘리트 캐릭터만 맡았다. '아들 찾아 삼만리'에서는 기획실 이사, '사랑도 미움도'에서는 의사를 그만둔 디자이너, '두근두근 달콤'에서는 외국에서 공부하고 온 인물로, '별순검'에서는 최고의 수사관 역을 맡았다. 최근에는 '나인'에서 외과 레지던트 역을 연기했고, '조선총잡이'에서는 이조판서 연기를 했다.

"다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엘리트 적인 이미지가 있나 봐요(웃음). 엘리트 캐릭터라고 하지만 각각을 보면 확실히 달라요. 그런 역들을 여러 개 해본 것이 지금에 와서는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제가 잘했을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 당시에는 최선을 다했어요. 연기 변신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들어오면 하자는 주의죠. 회사 대표님이 역할이 작은데 할 수 있겠냐고 물을 때가 있어요. 제 기준을 딱 하나에요. 이 역할이 살아있나 아닌가죠. 악당이든 착한 사람이든을 떠나 이 캐릭터가 갖고 있는 색깔이 있는지를 살펴요. 작던 크던 내가 잘 소화할 수 있을까 보는 거죠. 그런데, 제가 하고 싶었던 작품들은 다 캐스팅에서 탈락했어요. 하하. 진짜 준비한 작품은 안 된 경우가 많았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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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민석 /사진=임성균 기자


'미생'의 극중 배경은 원인터내셔널이다. 야외 촬영은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빌딩에서 이뤄지고 세트 촬영은 경기도 남양주 세트에서 진행된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회사 내부 장면은 다 남양주 세트에서 촬영된다.

"밤새워서 남양주 세트에서 촬영하는 강행군이 이어지고 있어요. 운 좋으면 빨리 끝나고 운 나쁘면 늦게 끝나요. 오늘(21일)도 새벽까지 촬영했어요. 그런데 현장 나가는 게 재밌어요. 힘들어도 현장에는 웃음이 넘치죠. 화기애애해요. 등장인물이 굉장히 많은데 그 한명, 한명이 다 연기를 잘하세요. 그리고 모난 분들이 없어요. 그러니 분위기가 좋을 수밖에요. 임시완씨도 착하고 강하늘씨도 너무 착해요. 이성민 선배님요? 연기 신(神)이죠. 어제는 현장에 밥차도 쏘셨습니다(웃음)."

오민석은 앞으로 강대리를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까.

"회사원들 중에 강대리 같은 분들이 많이 있다고 해요. 회사 다니는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다들 있다고 해요. 아마도 앞으로는 강대리의 인간미가 드러나겠죠. 제 개인적으로는 강대리가 왜 현재 이렇게 일하는지 그 과거의 계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분명히 이 친구는 어떤 환경적 영향으로 지금 이렇게 된 것이거든요. 강대리의 그러한 과거와 또 마음이 따뜻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오민석은 전국의 강대리들에게 메시지도 전했다.

"전국의 강대리분들의 일하는 스타일이나 감정을 십분 대리 표현했을지는 모르겠어요. 전국의 강대리님들, 앞으로 장백기 같은 사원이 오더라고 좀 잘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 가르칠 때는 따끔하게 가르치지만 그 외에는 좀 더 다정하게 대해주면 어떨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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