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오민석 "강대리 '내일 봅시다!' 의미는···"(인터뷰①)

tvN '미생' 강대리 역 오민석 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4.11.2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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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민석 /사진=임성균 기자


"내일 봅시다!"

이 한마디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 이가 있다. 바로 배우 오민석(34)이다. 오민석은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에서 극중 장백기(강하늘 분)의 철강팀 직속 상사 강해준 대리 역을 맡아 차갑고 냉정한 성격으로 철두철미한 '엘리트 사원 강대리'의 모습을 연기 중이다.


강대리는 자신이 최고라 여기고 상사의 지시를 하찮게 여기는 장백기에게 스스로 깨우침을 일으켜 '기본'에 집중하게 만든다. 지난 14일 9회 방송에서 장백기는 자신이 '기본'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깨닫고 강대리에게 도움을 청했고, 강대리는 차근차근 설명해준 뒤 "내일 봅시다"로 마무리했다.

이 장면은 왜 강대리가 장백기에게 차갑고 냉정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장백기를 단순히 미워하는 게 아닌, 스스로 깨우치게 만드는 '현명한 상사'임을 보여줬다. "내일 봅시다"는 강대리의 장백기에 대한 진심어린 한마디였다. 21일 오전 오민석을 만났다.

'미생' 강대리 역 오민석이 직접 전하는 "내일 봅시다!"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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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백기씨 내일 봅시다!"


오민석은 요즘 '미생' 촬영에 바쁘다. 극 초반에는 하루, 이틀 정도 촬영을 했지만 지금은 거의 일주일 내내 촬영이 진행 중이다.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든 "내일 봅시다"의 주변 반응부터 물었다.

"촬영에 집중하다보니 주변 반응을 알기 힘들어요. 그런데 지난 주 방송 끝나고 친구들이 휴대전화 SNS로 자꾸 '내일 봅시다'라고 보내는 거예요. '난 내일 촬영해야 하는데 왜 자꾸들 내일 보자고 하지?'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한 친구에게 물었더니 '네가 '미생'에서 한 대사인데 왜 모르냐'고 타박하더라고요(웃음)."

오민석은 "'내일 봅시다'의 화제는 감독님(김원석PD)님 덕"이라며 "감독님이 음악과 편집을 세련되게 잘해주신 것 같다. 신 자체를 평범하게 넘어갈 수 있었는데 더 여운이 남게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오민석은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됐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별순검' 1, 2의 작가이자 '미생' 극본을 맡은 정윤정 작가가 그를 추천했다고 한다. 오민석은 '별순검3'에 출연했는데, 정 작가는 비록 대본을 쓰지는 않았지만 '별순검3'에는 참여했고 그때 오민석을 눈여겨봤다 이번에 김원석PD에게 추천했다.

"오디션을 볼 때 1~6부 대본에서 강대리 대사를 감독님 앞에서 리딩을 했어요. 그때 솔직히 6부 분량인데 대사를 별로 많지 않았어요(웃음). 그래도 열심히 했고, 감독님이 마음에 드셨는지 제 모습에 강대리의 모습이 있다며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오민석은 "사실 대본을 볼 때 다른 사람들은 굉장히 실감나게 자연스러운 대사를 쓰는데 강대리만 '다나까' 말투라 '별로 리얼하지 않은 인물 아냐'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실제 회사에 직접 방문해보니까 강대리들이 되게 많았다. 작가님이 단순히 캐릭터를 살리려고 쓰신 게 아니라 실제를 캐릭터에 닮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고민은 많았어요. 강대리는 말투가 딱 정해져 있었어요. 고민하다 극중 강대리 말대로 '기본'에 충실하게 가자고 다짐했어요. 대본에 충실하게 토씨하나 안 틀리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 것을 지키는 게 강대리 캐릭터에 맞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믿었습니다."

오민석은 "원작에서 블루투스 이어폰을 강대리가 끼고 나오는데, 장백기가 블루투스보다 못하다는 자조적 설정이 있어서 극중에서도 꼈다. 최근에 안 끼고 나오니까 '강대리 블루투스 어디 갔냐'는 얘기들이 나와 여론에 따라 다시 끼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오민석은 군 제대 후 지난 2006년부터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당연히 '미생' 속 회사생활 경험은 없다. 오민석은 그래서 친형으로부터 그 경험을 전수받고 있다.

"친형이 능력 좋은 금융권 엘리트 사원이에요. 항상 형을 보면서 궁금했어요. 저 사람이 대체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기에 월급을 저만큼이나 받을까하고요(웃음). '미생'을 준비하면서 형하고 친해졌어요. 소스도 주고 피드백도 주고 그래요. '미생'의 대본을 보고, 원작 웹툰을 보니까 형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거 같아요. 그 전에는 회사원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전혀 몰랐거든요."

오민석은 "어제 형한테 '미생' 속에서 어떤 캐릭터와 비슷하냐고 물었다"며 "형이 처음에는 강대리였는데 지금은 오과장(이성민 분)쪽으로 갔다고 했다. 결혼 안했을 때는 딱 강대리였는데 결혼하고 나니까 털털해지고 오과장 같이 됐다고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오민석에게 "실제 회사원이고, 장백기 같은 후배 사원을 만나면 어떨 것 같냐"고 물었다. 오민석은 "저도 강대리 같이 했을 것 같다"면서 "처음에는 무시하면서 관찰했을 것 같다. 그렇게 보다가 얘가 나쁜 녀석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면 가르쳐줄 것 같다. 싹수가 있으면 제가 알고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그랬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민석은 중학교 때 캐나다로 건너가 중고등학교를 마쳤다. 그는 "중학교(방배중) 때 전교 1등을 하는 등 공부를 제법 잘했다. 그래서 부모님이 기대를 걸고 보내셨다"고 했다. 이후 한국이 IMF관리체제로 들어가면서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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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민석 /사진=임성균 기자


"영어를 배우고 싶은 의지가 강했어요. 외국으로 가고 싶다고 하니까 부모님이 보내주셨어요. 형과 같이 갔죠. 그 때 당시에 형은 공부를 잘 못했어요. 그래서 집에서는 저를 키우려고 보냈는데 지금은 형이 더 잘 됐어요(웃음)."

귀국한 오민석은 대학(경희대)에 들어가 경영학을 전공했다. "캐나다에서 밴드(드럼)를 했어요.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거기서는 돈이 많이 들더라고요. 집에서도 제가 음악을 하는 것을 안 좋아하시고요. 대학에 가지 않고 음악을 하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음악을 하더라도 대학에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나마 사람들이 많이 지원하고 취업을 잘 할 수 있는 데가 경영학 전공일 것 같더라고요. 대학에 가서는 대학에서 동아리 활동하면서 음악을 했어요. 음악을 워낙 좋아해요."

2002년 10월 오민석은 군에 입대했다. 육군 포병여단에서 근무했다. 군 시절 그가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당시 여자친구가 그를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제대할 때쯤이었는데 여자친구가 연기를 하겠대요. 여자친구가 저 대신 연기를 택했어요. 둘이 정말 사랑했는데 왜 연기를 택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죠. 내무반에 있는데 TV에서 여자친구가 나오는 거예요. 연기가 뭐 길래 쟤가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면서까지 하나, 그런 생각에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인터뷰②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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