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공주' 故김자옥, 하늘나라에서는 외롭지 않길

[문완식의 톡식]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4.11.1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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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꽃보다 누나'


'투덜 공주님'이 세상을 떠났다. 방글방글 웃으며 "나 그런 거 안해!"라고 씩 미소를 지을 것 같은데, 이제 다시 볼 수 없다.

김자옥이 별세했다. 향년 63세. 숱한 이들이 세상을 떠나지만 이번만큼 고인의 이름 앞에 붙은 '고(故)'자가 어색한 때는 없었다. 천년만년 공주처럼 늙어갈 것 같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났다. 이제 특유의 투덜투덜도, 나이를 잊은 공주 같은 모습도, 정말 볼 수 없게 됐다.


고인의 갑작스런 별세가 충격을 주는 것은, 그가 올해 초 방송한 tvN '꽃보다 누나'에서 전혀 병세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발랄하고 소녀다운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 고인은 윤여정, 김희애, 이미연, 이승기와 떠난 터키,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꽃누나 김자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게 불과 10달 전이다.

고인은 당시 방송에서 힘든 여정 속에 온갖 불평불만을 털어놓는 '투덜이 공주'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 웃음을 안겼다. 하지만 후배들에게 인생과 연기를 얘기할 때는 진중한 '언니'의 모습으로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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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꽃보다 누나' 출국을 앞둔 고 김자옥과 이미연 /사진=스타뉴스



'꽃보다 누나'는 17일 공식 SNS에 김자옥의 생전 방송 장면을 올려 고인을 추모했다. 이 장면이 또 고인을 기억하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김자옥은 "막 급하게 사람들이 그러면 왜 저렇게 급하지? 결국은 다 될 건데?"라고 말하고 있다.

어쩌면 지난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고, 올해 재발이 됐을 때도 이런 마음이었을지 모른다. "결국은 다 치료될 건데"라고. 한 번의 암 극복 경험이 그녀의 마음을 더 차분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한번쯤 방송 등을 통해 암 투병에 대해 투덜대기라고 했으면 갑작스럽게 보내는 마음이 덜 허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갑작스럽게 떠났기에 우리는 고 김자옥을, 언제나 공주님처럼 고왔던 그 모습으로 기억하게 됐다. 고 김자옥이 하늘에서 "내가 이렇게 떠날지 몰랐지? 언제나 공주의 모습으로 기억해줘"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

고인은 생전에 '공주는 외로워'라는 노래를 발표하기도 했다.

거울 속에 보이는 아름다운 내 모습 나조차 눈을 뗄 수 없어 세상 어떤 예쁜 꽃들이

나보다 더 고울까 난 정말 완벽한 여자예요

때로는 날 보는 여자들의 질투 어린 시선이 여리고 순수한 내 마음을 아프게도 하지만 누가 누가 알아줄까 혼자라는 외로움을 이쁜 나는 공주라 외로워

때로는 날 보는 여자들의 질투 어린 시선이 여리고 순수한 내 마음을 아프게도 하지만 누가 누가 알아줄까 혼자라는 외로움을 이쁜 나는 공주라 외로워 누가 누가 알아줄까 혼자라는 외로움을 이쁜 나는 공주라 외로워


공주로 살아왔던 김자옥, 마지막으로 '꽃누나'의 기억을 우리에게 남기고 떠났다. 하늘에서는 공주라, 외롭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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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자옥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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