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식 관전평] 넥센, 방망이도 살고 '뛰는 야구'도 살고

김소식 객원해설위원 / 입력 : 2014.11.0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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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홈런-7타점을 폭발시킨 김민성. /사진=뉴스1







'내일은 없다'는 절박한 LG와 2승 1패로 조금은 여유 있는 넥센의 플레이오프 4차전. LG는 전년도 승률왕 류제국을, 넥센은 2014년 승률왕 소사를 선발로 내세웠다. 결과적으로 3차전부터 본색을 되찾기 시작한 막강 넥센 타선이 LG 선발 류제국을 김민성의 3점 홈런 등 8안타로 두들기며 초반부터 경기흐름을 주도했다.


그동안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던 서건창이 1회부터 우전안타에 이은 도루 성공까지 본연의 모습을 보이며 류제국을 흔들었다. 비록 후속 로티노의 타석 때 3루에 진루한 후 유한준의 3루 땅볼 때 횡사는 당했지만 박병호 볼넷에 이은 강정호의 내야 안타, 김민성의 희생플라이를 통한 선제 2득점의 물꼬를 틔워주었다.

지난 10월 27일 1차전 선발 이후 4일 만에 등판한 넥센 소사는 초반부터 150km 이상의 강속구로 LG 타선을 움츠리게 했다. 하지만 LG 타선은 끈질겼다. 3회 최경철의 안타와 손주인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 기회서 정성훈이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 한 점을 쫓아간데 이어 4회말에는 이병규와 스나이더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3루 기회에서 이병규(9)가 우익수 방면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림으로써 동점을 만들어냈다.

출루하면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LG 타선의 끈질김에 소사가 압박받는 느낌이었다. 특히 4회 1실점 할 때 LG타자들의 타구가 배트 중심에 맞아나가는 모양새가 소사의 강속구에 적응한 모습이었고 소사의 볼은 빠르긴 하지만 공끝의 위력이 좋아보이지는 않아 보여 승부를 위해서라면 조기교체도 고려해야 할 시점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런 소사를 구원한 것도 살아난 타선이었다.

5회초 공격에서 2사후 박병호와 강정호가 연속 안타를 치며 2사 1,3루 기회를 잡았고, 김민성이 류제국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결승 홈런을 터트리며 LG 선발 류제국을 강판시켰다. 선발경쟁에서 앞선 소사는 안정을 찾았고 7회 1사까지 6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넥센 타선은 7회에도 강정호의 투런포 등으로 4득점했고, 8회 김민성의 3타점 2루타 등으로 12-2의 대승을 이끌어냈다. 3안타를 친 박병호, 김민성(7타점 1홈런), 강정호(3타점 1홈런)를 비롯해, 장단 15안타의 화력이 볼만했고 특히 중심타선 박병호의 부활이 넥센으로서는 반가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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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도루를 성공시키며 넥센에 점수를 안긴 이택근. 이날 넥센의 뛰는 야구도 방망이 만큼이나 좋았다. /사진=뉴스1







방망이가 살아난 만큼 넥센의 '뛰는 야구'가 살아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번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3차전 강정호의 도루자 하나밖에 없던 넥센의 주자들이 이날은 3개의 도루에 성공했다. 서건창의 1회 도루도 류제국을 흔드는 기능을 수행했고 7회 대주자 유재신의 2루 도루 때 3루 주자 이택근의 이중도루는 직접 발로 득점을 만들어내는 성과를 보였다. 다시 잘치고 잘 달리는 넥센 본연의 모습이 여실했던 경기였다.

LG로선 한마디로 역부족이었다. 페넌트레이스 막판 SK와의 치열한 4위 싸움, NC와의 준플레이오프 혈전만 해도 충분히 지칠만한데, 사실 LG의 2014년 페넌트레이스는 그자체로 역경이라 할만 했다. 시즌 초 꼴찌의 성적으로 감독까지 교체되며 어려운 시간을 보낸 후 양상문 감독 부임 이후 치열한 순위싸움을 계속해왔다. 6월 12일 탈꼴찌에 성공해 8위, 7월 말 6위, 8월 21일 4위에 등극, 이후 시즌 종료까지 4위를 유지하며 마침내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기까지 매 경기가 결승전 같은 집중력을 요구했을 것이고 선수들의 피로도도 대단했으리라 본다.

비록 1승3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되긴 했으나 리그 초반 최하위에서 지장이자 덕장인 양상문 감독과 프론트 및 전 선수단이 하나가 되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것은 대단히 자랑스러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승리한 넥센과 올 시즌의 도전을 멈춘 LG 두 팀 모두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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