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수 "황정음·정경호와 연기한 소감? 저도 연애 좀.."(인터뷰)

SBS '끝없는 사랑' 칠성 역 배우 배민수/사진=임성균 기자

연기를 시작한지 벌써 5년째. 그러나 이 청년은 "점점 더 욕심이 난다"며 배우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23세 또래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연애하고 싶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최근 종영한 SBS '끝없는 사랑'에서 의리의 아이콘 칠성으로 분해 성숙한 연기를 선보였지만 인간 배민수(23)는 풋풋한 대학생 그 자체였다.

◆ "이렇게 즐거운 분위기, 처음이에요!"


2009년 SBS '스타일'의 단역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배민수는 이후 SBS '태양을 삼켜라', KBS 2TV '포세이돈', MBC '무신',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까지 차근차근 필모그라피를 쌓아왔다. 갈수록 배역의 크기도 커지면서 연기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런 배민수에게 '끝없는 사랑'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 작품이었다. 특히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촬영장이 각자 자기 촬영이 끝나면 뿔뿔이 흩어진다고 들었는데요. 저희는 먼저 촬영이 끝나도 기다려주고, 일찍 끝나면 같이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했어요. 대기하는 것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어요. 선배들과 함께하면서 시간이 훌쩍 가버렸죠."

/사진제공=SBS '끝없는 사랑'

◆ "공식 연인있는 정음 누나, 경호 형 부러웠죠"

배민수가 맡은 칠성 역은 극중 서인애(황정음 분)와 한광철(정경호 분)의 소꿉친구. 칠성이 "부산미군문화원 사건에 연루된 사촌형을 숨겨달라"고 부탁해 한광철의 집안이 풍비박산나고, 서인애가 교도소까지 수감되면서 칠성은 두 사람에게 '충성'에 가까운 '의리'를 보였다.

서인애 역의 황정음과 한광철 역의 정경호와 함께하는 촬영분이 많은 만큼 이들과 배민수는 자연히 돈독해졌다. 극에서는 친구지만 실제로는 황정음과는 6살, 정경호와는 8살 차이가 나는 만큼 촬영장 밖에선 막둥이 동생으로 애교도 부렸다.

"처음엔 어색했어요. 첫 등장 첫 대사가 '광철아, 인애야'였는데 그보다 어색할 수 없었죠. 그런데 2개월도 안 돼 엄청 정이 들었어요. 제가 집에서는 첫째라 안 그러는데 형이랑 누나가 생기니까 너무 좋은 거예요. 안하던 애교도 부리고요. 물론 정음 누나는 '그러면 죽는다'고 하지 말라고 하지만요.(웃음)"

황정음, 정경호와 함께하면서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그도 그럴 것이 황정음은 가수 김용준과 9년째 열애 중이고, 정경호는 소녀시대 수영과 올 초 교제 사실을 밝혔다.

"두 사람 모두 연애하는 것을 보니 진짜로 부러운 거죠. 스스로가 답답하고요.(웃음) 제 마지막 연애는 2010년이거든요. 그마저도 길게 못 만났어요. 그래서 그 화를 대사에 감정을 실어 하기도 했죠."

SBS '끝없는 사랑' 칠성 역 배우 배민수/사진=임성균 기자

◆ 피아노, 태권도를 거쳐 배우가 되기까지..

7개월여 대장정을 마친 '끝없는 사랑'이다. 지난 24일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마지막 방송까지 끝난 후 배민수는 그동안 미뤄왔던 운동과 피아노 레슨을 받고 있다고 했다. 배민수는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를 배워 간단한 곡은 악보만 봐도 연주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자다. 또한 중학교 때엔 선수를 꿈꿀 만큼 태권도 유단자이기도 하다.

피아노 치던 초등학생이 태권도 선수를 하다 배우의 길로 접어든 것. 이런 특별한 이력은 연기를 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끝없는 사랑'을 찍을 때 액션신을 무리 없이 소화한 배경엔 태권도가 있었다.

"처음엔 헷갈리기도 했어요. 제가 배웠던 방식과 카메라에서 보이는 액션은 차이가 크더라고요. 처음엔 '때리는데 모션을 왜 이렇게 하지?'라는 생각에 합을 맞추는 게 어려웠어요. 그런데 영상을 보니 확실히 무술감독님께서 지시하는 방식이 맞더라고요. 그 후엔 금방 익숙해진 것 같아요."

운동을 그만 둔 후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갔던 배민수가 연기자의 길로 접어든 것은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가입한 동아리 덕분이다. 동아리 공연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고, 객석의 반응을 온몸으로 느낀 후 배민수의 꿈은 배우가 됐다.

SBS '끝없는 사랑' 칠성 역 배우 배민수/사진=임성균 사진

◆ "지금은 조정석, 40대엔 한석규"

매 작품마다 성장드라마를 보여주는 배민수다. 아직 성장할 날들이 더 많은 만큼 재밌게 본 작품의 캐릭터는 "나도 해보고 싶다"는 의욕도 넘치고, "앞으로 더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그런 그에게 롤모델을 묻었다. 배민수는 "너무 많다"며 잠시 말을 멈추더니 "현재의 롤모델과 미래의 롤모델이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제가 지금 당장 닮고 싶은 배우는 조정석 선배에요. 영화 '건축학개론' 대본을 개인적으로 구해 납득이 역 대사를 연습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영화가 개봉한 후 조정석 선배의 연기를 봤죠. 깜짝 놀랐어요. 한 차원 다른 연기라는 게 어떤 건지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조정석 선배처럼 연기하고 싶어요. 그리고 후에 제가 오래오래 연기해 중년의 나이가 된다면 한석규 선배처럼 형언할 수 없는 연기를 펼칠 수 있길 바라요."

이제 막 주목받고 연기에 욕심이 생기다보니 군 입대 계획도 잠시 미뤄뒀다. 친구들은 하나둘씩 전역했을 나이지만 먼저 연기자로 자리를 잡고 군대에 다녀오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작품이 들어오지 않을 땐 '군대에 먼저 다녀올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런데 그럴 때마다 신기하게도 새 작품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이번에도 '작품 끝나면 군대에 가야하나?'라고 생각할 즈음 차기작이 얘기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당분간은 계속 이렇게 연기에 집중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