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포착·무도·비정상..편집 논란, 실수라 더 안타깝다

(위부터) MBC '무한도전', JTBC '비정상회담',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 방송화면 /사진제공=MBC,JTBC,SBS

#1.

지난 11일,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방송 도중 갑자기 이상한 화면이 등장했다. 이날 '무한도전'은 한글날 특집으로 꾸며져 멤버들은 퀴즈 미션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정준하가 답을 내는 순간 화면은 5초 이상 깨졌고, 심지어 라디오스타 특집에 출연한 정형돈의 모습이 등장하기도 했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방송 이후 즉각 사과문을 게재했다. 제작진은 "마지막 5분 정도 분량을 종합편집을 끝내지 못한 편집본으로 내보냈다. 시간에 쫓겨 어쩔 수 없이 테이프를 여러 개로 분리 송출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제작진의 실수라고 인정했고,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즉각적인 공식입장이 나왔고, 장면 역시 크게 불편한 상황은 아니었기에 분위기는 곧바로 잠잠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초에 실수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반응도 없진 않았다.


#2.

SBS 교양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지난 16일 방송분은 이른바 일베 사진 논란으로 주목을 받았다. '만능 가위 손'으로 소개된 일반인 남성의 사연을 소개하며 함께 첨부했던 사진이 문제가 됐다. 이 남성이 제작한 작품과 비교돼 붙여진 신윤복의 '단오풍정' 사진에 고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된 사진이 붙여진 것이다.

이에 제작진은 다음 날인 17일 즉각 사과문을 올렸다. 해명은 이랬다. 프로그램에 쓰일 사진을 찾는 과정에서 더 나은 화질의 사진을 찾게 됐다는 것. "차후에 이런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며 관련자에 대한 징계도 더할 것"이라고도 제작진은 더했다.

다만 이를 바라본 시청자들의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앞서 SBS의 다른 프로그램에서 이른바 '일베' 사진과 관련해 편집 실수가 몇 차례 불거졌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경기 도중에는 전광판에 대한민국을 '대한일본'이라고 명기하는 황당한 사고도 있었다.

#3.

종합편성채널 JTBC '비정상회담'은 때 아닌 '기미가요' 논란으로 주목을 받았다. 일본인 출연자 히로미츠가 출연하면서 쓰였던 배경음악이 일왕의 시대가 영원하기를 기원하는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였기 때문이었다.

제작진은 두 차례에 걸쳐 "배경 음원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신중하지 못했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시각은 매우 비판적이다. 급기야 폐지 논란에 휩싸일 만큼 '비정상회담'이 가져온 화제성은 적지 않았다. 역사적인 문제였고, 게다가 다양한 국적의 출연자를 앞세운 토크쇼였다는 점에서 이 논란의 화제성 역시 뜨거웠다.

◆ 시청자는 제작진 사과가 아닌, 실수 없는 편집을 원한다

이렇듯 최근 불거진 방송 편집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갑작스럽게 불편함을 느꼈고, 1차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제작진은 "편집상 실수"라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덧붙인다. 그리고 분위기는 잠잠해진다.

제작진의 공식 입장이 전해졌기에 일단 상황은 수습되는 분위기로 흘러간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를 아주 좋은 방향으로만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실수 후 발표되는 제작진의 공식 사과가 아닌, 실수 없는 편집이기 때문이다.

물론 제작진 역시 편집에 대한 부담감을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시청자 역시 이를 무시한 채 비약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만 목소리를 높이는 것 역시 바람직한 처사는 아니다. 비판 역시 악의가 더해지면 비난이 되고 막말이 된다. 한도 끝도 없다.

이 문제, 편집 논란이 실수로 이뤄졌다는 것 자체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애초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