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 송윤아 "힘들었다..그리고 행복하다" (인터뷰)

MBC 주말극 '마마' 한승희 역의 송윤아 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4.10.2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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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윤아 / 사진제공=MBC


"힘들었어요..그리고 행복해요."

6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배우 송윤아(41)가 더욱 깊어진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최근 MBC 주말드라마 '마마'에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미혼모 한승희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친 송윤아를 만났다.


송윤아는 지난 2009년 배우 설경구와 결혼식을 올린 뒤 6년 만에 처음으로 드라마에 출연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안방극장 컴백을 생각했으나 "인연이 닿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송윤아의 컴백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6년 공백에도 불구하고 더 깊어지고 진정성 있는 연기로 안방극장을 눈물바다에 빠트렸다.

하나 뿐인 아들은 혼자 두고 떠나야 했던 미혼모. 아들에게 가족을 만들어주기 위해 아이의 아빠를 찾아 그 남자의 아내와 친구가 되서 우정을 키워가는 역할. 송윤아가 맡은 한승희 역할을 결코 쉽지 않았을 터이다. 드라마 종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송윤아는 "힘들었다"라고 먼저 입을 열었다.

"막연하게 올해는 드라마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시기에 맞춰 나에게 찾아와 줬다. 초반에는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는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역할인 줄 몰랐다. 사실 너무 힘들었다. 눈물 연기도 너무 힘들었다. 단순히 우는 것이 아니라 감정까지 표현해 내야 했다. 원래 촬영장에서 사람들과 대화도 많이 하고 잘 지내는데 이번 작품을 촬영할 때는 그렇게 못했다. 감정을 잡아야 되기 때문에 혼자 있었다. 그래서 스태프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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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윤아 / 사진제공=MBC


'마마'는 죽음을 앞두고 혼자 남겨질 아들에 대한 모성애를 중심으로 한 남자를 둘러싼 과거 여인과 현재 아내의 우정이라는 소재를 차용했다. 때문에 드라마 시작 전부터 막장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마마'는 통속적인 부분을 절묘하게 벗어나 감동을 버무리며 안방극장에서 사랑받았고 '웰 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까지 얻었다. 이처럼 '마마'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여주인공 송윤아의 힘이 크다. 송윤아는 말기암 환자인 승희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일부러 신파적인 모습을 꾸미거나 슬픔을 강요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드라마가 막장으로 가지 않아서 작가님과 감독님께 너무 감사하다. '마마'가 좋은 드라마라는 사실이 행복하다. 또 나와 함께 호흡을 맞춰준 문정희 배우에게도 너무 고맙다. 서지은 역할은 문정희가 아니라면 안됐을 것 같다. 대본을 읽고 내가 느낀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될까봐서 많이 걱정하고 고민했다. 지문에 '운다' 이런 말이 없어도 아들 역할로 나오는 그루(윤찬영 분)와 촬영하면 자연스럽게 울게 되더라."

송윤아는 지난 2008년 SBS '온에어' 이후 처음 안방극장을 찾았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결혼을 했고, 또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이런 큰 변화들이 송윤아의 연기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궁금했다.

"'마마' 김상협 감독님도 그렇게 물었다. 내게 아이가 없었다면 이만큼 한승희를 표현할 수 있었겠냐고 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한 답은 나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결혼 안하고 애가 없다고 엄마 역할을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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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윤아 / 사진=방송화면 캡처


우리에게는 이미 배우 송윤아로 각인 돼 있지만 다섯 살 난 송윤아의 아들에게는 TV에 나오는 엄마가 낯설었을 것이다. 아빠는 TV에서 자주 봤지만 엄마가 TV에 나오는 것을 이번에 처음 봤다고 한다. 아이가 TV에 나오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질투한다고 답했다.

"내가 드라마에서 그루를 껴안고 펑펑 우니까 내게 와서 '엄마, 그루 형은 가짜 아들이지? 내가 진짜 아들이지?'라고 물으며 계속 확인했다. 아들이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 엄마가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을 처음 봤는데도 아들의 관심사는 엄마인 내가 아니라 그루였다"

아들 뿐 아니라 남편 설경구도 송윤아가 드라마를 촬영하는 것을 결혼 후 처음 봤다. 그냥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 주던 남편은 매일 새벽 3시에 집에 와서 새벽 5시에 나가는 아내를 보고 체력적으로 지칠까봐 약도 꼬박꼬박 챙겨주며 아내를 응원했다.

"어느 날 보니까 남편이 '마마'를 보며 펑펑 울고 있었다. 원래 눈물이 많은 사람인데 혼자 보면서 울더라.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 나에게 힘을 많이 줬다."

6년 만에 돌아온 송윤아는, 아내이자 엄마로서의 역할 이외에 배우로서의 행복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한다. 남의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한승희를 응원하는 마음이 결국 자신에게도 와서 닿았다고 털어놨다. 설경구와의 결혼 이후, 듣지 않아도 될 비난을 묵묵히 견뎌온 그는 더 강해지고 더 아름다워져 있었다.

"식당 같은 곳에 가면 사람들이 내 손을 잡으면서 '저는 송윤아 씨를 응원해요'라고 말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그 표현이 굉장히 좋은 뜻이라고 생각하고 나를 위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지만 아픔이 올라온다. 여러 가지 감정을 이끌어내는 응원이었고 감사하면서도 슬펐다. 결혼 후 끈임 없이 생각의 변화가 있었다. 부르짖고 싶었고, 아니라고 소리도 지르고 싶었다. 밝히고 싶었고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나의 결백을 주장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만큼 견뎌오니까 의미가 없고 내가 얘기 안 해도 알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윤아는 오랜만에 시청자에게 돌아왔고, 자신의 연기내공을 증명했다. 혹시나 늙었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혹시나 왜 연기력이 줄었냐는 소리를 들을까봐 걱정하기도 했지만 아직 배우 송윤아가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는 연말 연기대상 대상 후보로까지 떠오르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연기대상? 글쎄.. 연기하다가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고 호평을 받으면 덤으로 선물을 주는게 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상이라는 표현이 무섭다. 나는 받을 자격이 안 되는 것 같다. 그냥 사람들이 '좋은 작품을 잘 봤다'라고 말할 때마다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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