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서태지..곽진언 '소격동'에 눈물이 납니다

[김수진의 ★공감]

김수진 기자 / 입력 : 2014.10.25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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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배우고 갈 정도로 감동적입니다. 오늘은 내가 노래하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화대통령' 서태지가 지난 24일 방송된 케이블 채널 엠넷 '슈퍼스타K6' 서태지 편에 방송 말미에 등장했다. 서태지는 이날 톱8 곽진언(소격동), 김필(T'ik T'ak), 버스터리드(필승), 송유빈(모아이), 이준희(Take Five), 임도혁(너에게), 장우람(널지우려해), 미카(난알아요)등의 무대가 모두 끝난 뒤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차분한 모습으로 무대 위에 선 서태지는 톱8의 무대에 대해 호평했고, 이들을 격려했다.


그는 일찌감치 현장에 도착해 대기실에서 경연 무대를 지켜봤다고 했다. 자신의 노래를 재해석한 경연자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정도로 감동적이라고 했다. "노래하길 정말 잘했다"는 황홀한 고백마저 팬들에게 남겼다. 서태지의 노래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경연의 주제로 등장한 것도, 서태지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서태지가 생방송 음악프로그램에 모습을 내비친 것도 아주 오랜만에 벌어진 일이다.

방송에 앞서 서태지 편이 방송된다고 알려졌을 때 많은 이가 그의 출연을 반신반의 하며 고대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출연을 결정했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사실 그의 이날 출연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는 이날 '슈퍼스타K6' 출연에 앞서 오후 8시 예정된 '토크쇼' 스케줄을 소화했다. '신비주의'라 불리는 서태지가 지난 20일 오랜만에 발표한 정규 9집 앨범 '콰이어트 나이트' 공개를 앞두고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감안하면, 이날 스케줄은 그리 특별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허나 그로선 쉽지 않은 결정을 한 것이다. '슈퍼스타K6'가 늦은 밤까지 방송된다는 점을 감안해 체력적인 피로를 차지하고도.


서태지가 '슈퍼스타K6' 무대에서도 마지막으로 내비쳤지만, 현재 위중한 상태인 가수 신해철은 서태지의 친형 같은 존재. 신해철은 서태지의 육촌 형이다. 서태지에게는 친척 형이면서 김종서처럼 친형과도 같은 사이다. 단언컨대, 서태지가 신해철의 변고에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어렵다.

"신해철 형님이, 형님답지 않게 많이 아프다. 보시는 분들이 응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라며 눈가가 촉촉해진 서태지의 심경이 십분 이해된다. 서태지는 신해철의 변고를 접한 뒤부터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어 하고 있기에 옆에서 지켜보기 안타깝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날 '슈퍼스타K'에 출연해 후배들을 격려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인 서태지는 가히 '문화대통령'이라는 수식어에 걸 맞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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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슈퍼스타K6'는 출연만으로 감동을 준 서태지와 또 다른 감동을 안긴 이가 있었다. 경연 마지막으로 무대에 선 곽진언이다. 곽진언은 서태지의 신곡 '소격동'을 불렀다. '소격동'은 서태지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은 곡. 곽진언은 '소격동'을 부르기에 앞서 어린 시절 서울 정릉에 살았는데 그 시절을 회상하며 부르겠다고 말했다.

곽진언은 '소격동'을 자신만의 느낌으로 재해석했다. 여느 때처럼 직접 연주하는 통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렀다. 곽진언의 '소격동'은 심장을 울리는 감동과 편안함을 안겼다. 그의 중저음 보이스가 빛을 발했다.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곽진언은 심사위원들의 극찬과 경연자 최고점을 받았다. (심사위원 총점 387점=이승철 95점, 김범수 97점, 윤종신 98점, 백지영 97점) 방송직후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서태지, 곽진언, 소격동이 동시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은 곽진언처럼 모든 경연자가 호평을 받은 건 '당연히' 아니다. (이 경연에서 미카와 이준희가 탈락했다.) 혹자는 서태지의 음악세계를 잘 이해하지 못한 편곡들이 불만족스러웠다고 했고, 혹자는 아마추어의 한계라 했다. 또 혹자는 서태지의 노래는 그만이 감동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결국 이날 방송을 본 많은 이들은 경연무대에 대한 평가를 넘어 서태지에 대한 재평가로 설왕설래했다.

분명한 것은 뛰어난 가수이자 프로듀서인 서태지의 독보적인 존재감이 재입증 된 무대였다는 점이다. 이날 '슈퍼스타K 6'는 서태지의, 서태지에 의한, 서태지를 위한 방송이었다. 역시 서태지다. 서태지는 문화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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