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창 가수' 아닙니다, '더 히든' 입니다"(인터뷰)

JTBC '히든싱어' 출신 모창 능력자..지노, U.K, 철민, 성현 모여 4인조 보컬그룹 결성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4.10.25 10:37 / 조회 : 6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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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히든 U.K(왼쪽부터 시계방향), 지노, 성현, 철민 /사진=이동훈 기자


예나 지금이나 '모창 가수'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지 않다. 자칫하다간 소위 '짝퉁'이라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잠시 관심을 끌 수는 있어도 결국 특색이 없다는 것은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반대로 차별화를 줄 수 있는 본연의 목소리가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원조가수와 모창 능력자들이 대결을 펼치는 JTBC 예능프로그램 '히든싱어' 출신 지노(32·신승훈 편), U.K(29·윤민수 편), 철민(27·김범수 편), 성현(23·조성모 편)의 반전 매력이 의미 있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들은 최근 '더 히든'이란 그룹을 결성하고 첫 디지털 싱글 '우리'를 발표했다. 모창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자신들의 본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합을 맞췄다. 성현은 "색깔이 없다면 가수로서 생명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단호히 말했다. 모창자의 껍질을 벗고 세상 밖에 나온 네 남자를 만나 진솔한 음악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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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히든 지노(왼쪽부터), U.K, 성현, 철민 / 사진=이동훈 기자


-'진짜' 가수가 된 소감이 어떤가요.


▶(성현)항상 꿈꿔왔던 일이었는데 막상 이뤄지니 믿기지가 않았어요. 음원차트에 저희 노래가 있는 것을 보고 그때서야 실감이 났죠. 너무 영광스러워요. 이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겨요.

▶(U.K)지금 제 입에서 나오는 것들이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겠구나 생각하니 계속 떨리고 설렜죠.

-MBC 표준FM 라디오 '정준영의 심심타파'에서 노래를 첫 선보였다고 들었어요. 기분이 어땠나요.

▶(지노)이틀 전에 갑자기 들어가게 된 스케줄이었는데, 음원 발매가 다음날이었는데 라디오에서 먼저 공개하게 됐죠. 감회가 새로웠어요. 밖에서 라디오를 직접 보러 오신 분도 계셨고, 이게 다른 사람에게 처음 들려드리는 우리의 노래라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찡했어요. 감동적이었죠. 차타고 귀가하면서 멤버들끼리 그 기분에 대해 서로 많이 얘기했던 기억이 나요.

-정식 가수로 데뷔하기 전까진 주로 무슨 일을 했나요.

▶(성현)실용음악과를 다니면서 뮤지컬 배우를 했습니다.

▶(U.K)저는 작곡을 하고 있어요. 대표곡은 영화 '베를린' OST '배드', 유승우의 '너와나' 등에 참여했고요. 최근에는 UN 김정훈의 앨범 전곡 프로듀싱을 했고, 신인가수 양송이 '웃으며 안녕'이란 노래도 썼어요.

▶(지노)팝페라 가수로 활동했어요. 데뷔한지는 7년 정도 됐고요. 사실 처음 대중가요를 해보는 거라 녹음할 때도 제가 제일 어려움이 많았어요. 발성 자체를 완전히 바꿔서 불러야 되는 상황이었죠. 처음엔 멤버들에게 해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멤버들이 많이 응원도 해주고 지도해줘서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멤버들에게 고맙죠.

▶(철민)주로 농사일을 도우면서 여러 일을 했어요. 초등학생 방과 후 수업, 아동 단체 수업, 실용음악학원 보컬강사 등 대략 6개 정도의 일을 했어요. 농사가 전업은 아니었는데 방송에서 이미지가 그렇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전 관계없습니다. 개성도 있고, 하하.

-네 분이 팀을 결성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네요.

▶(지노) 원래 넷이 친분이 있던 것은 아니에요. 지금 '히든싱어' 고정 패널로 출연 중인 주영훈 선배님에게 연락을 받았어요. 데뷔 20주년 앨범을 낼 건데 도와줄 수 있겠냐고 하셔서 흔쾌히 하게 됐죠. 처음엔 각자 한 명씩 참여하는 것이었는데 네 명이 모여서 해도 좋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요즘 가요시장에서 음악의 수명이 짧은데 옛날처럼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을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선배님의 말에 공감해서 하게 됐죠.

-넷이 실제 작업을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죠?

▶(성현)본격적으로 녹음을 시작한 것은 6월께였던 것 같아요. 벌써 4~5개월 정도 됐네요. 서로 정도 많이 들었어요.

-실제 넷이서 해보니 호흡은 잘 맞았나요?

▶(지노)조합이 안될 줄 알았는데 막상해보니까 좋더라고요.

▶(성현)'케미'가 정말 좋아요. 저희 네 명이 막 실력이 좋아서라기보다 각자의 개성을 잘 돋보이게 해줄 수 있는 팀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막 잘하는 사람들이 더 들어온다고 해도 오히려 조화는 안 맞을 것 같아요.

-데뷔곡인 '우리'에 대해 소개 좀 해주세요.

▶(철민)헤어지면 누구나 겪을 법한 내용을 직설적이 가사에 담아봤어요.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별에 관한 얘기죠. 쌀쌀한 가을과 잘 어울릴 거예요.

▶(U.K)주영훈 사단에 있는 박강일 작곡가님의 곡이고요. 보컬에 힘을 실은 가을 발라드 곡입니다. 저희들은 원래 '히든 싱어'에서 모창으로 먼저 알려졌잖아요. 모창보다는 본래의 목소리에 집중해서 사람들에게 저희 색깔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악기적인 편곡은 미니멀하게 뺐습니다.

-본래의 목소리로 했다고요?

▶(성현)저희가 아무래도 모창가수란 이미지가 강하잖아요. 그런데 모창을 원래 하던 게 아니라 각자의 목소리가 있는데 '히든 싱어'에 출연하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한 거거든요. 좀 더 저희의 원래 목소리를 청중들에게 많이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다행히 들으신 분들마다 모창 때와 목소리가 다르다고 하셔서 '반전'에 성공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강박이 심했거든요. 그전까지 뭐 부를 때마다 '그냥 조성모네'란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자신만의 색이 없으면, 그건 가수로서 생명을 잃은 거라고 생각해요. 많이 생각했죠. 다행히 (반전에) 성공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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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히든 / 사진=이동훈 기자


-원조가수 분들하고 종종 연락은 하나요? 혹시 데뷔하고 나서 기억에 남은 응원 메시지가 있나요?

▶(성현)연락을 자주 드리면 오히려 부담이 될까봐 자주는 못해요. 개인적으로 (조)성모 형하고는 술 한잔한 적은 있어요. 이후로 보고 싶을 때마나 중요한 일 있으면 꼭 연락드려요. 아, 성모형도 '히든 싱어' 때부터 제 목소리가 자신과 많이 다르다고 하셨어요. '너만의 보이스가 매력 있으니까 너의 노래를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해 주셨죠. 라디오 나오셔서 저희 홍보도 해 주셨어요.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큰 힘이 되죠.

▶(철민)저도 김범수 선배님께 연락을 드렸는데 '너무 축하하고 기쁘다'고 응원해주셨어요. 조만간 CD들고 찾아뵐 예정이에요.

▶(U.K)바이브 선배님이랑 운 좋게 같이 무대에 설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말씀 드렸어요. 저도 잘해보라고 응원해주셨어요.

-'모창자' 출신이란 수식어에 고민도 있을 것 같아요.

▶(철민)JTBC 간판프로그램에서 나온 이들이 모여서 만든 팀이니, 아무래도 타 방송사에 제약이 있을 것 같아요. 다들 멀리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지노)양날의 검인 것 같아요. 신인인데 아무것도 없이 홍보하는 것보다 뭐라도 이슈가 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히든 싱어' 안보셨어도 요즘 어떤 프로그램인지는 다 알잖아요. 어차피 바닥에서 시작하는 거 조금이라도 인지도 있게 시작하는 게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고 있어요. 다 좋을 순 없잖아요. 얻는 게 있으면 잃은 게 있으니까.

-방송 제약은 시간이 좀 필요할 테고, '모창 가수'란 이미지가 발목을 잡지 않을까요.

▶(성현)더 히든의 대표곡이 생긴다면 그런 문제는 사라질 것 같아요. 그땐 모창자보다 '더 히든'으로 생각해주시지 않을까요?

▶(지노)전 오히려 장점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가수들에 비해 최소한 한 가지씩 이상은 보여줄 수 있는 게 있는 것이니까요. 저희를 잘 몰라도 '모창'을 개인기로 보여드리면 더 가까이 대중과 소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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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히든 /사진=이동훈 기자


-'히든 싱어'는 '더 히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성현)'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각자 꿈을 이룰 수 있게끔 연결다리를 놓아준 고마운 프로그램이죠.

-앞으로 활동 계획은요?

▶(지노)몇 차례 더 디지털 싱글을 내고 나중에 정규앨범을 낼 계획이에요. 대중에게 저희 목소리를 계속해서 들려드리려 녹음을 많이 하고 있어요. 색깔 있는 다양한 음악들을 준비하고 있어요. 모창자보다는 더 히든으로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가슴에 남을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성현)라이브를 많이 보여드리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공연을 통해 최대한 많이 찾아가서 좋은 라이브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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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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