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송윤아 아들이라고..사랑주셔서 감사"(인터뷰)

MBC '마마' 한그루 역 열연..아역배우 윤찬영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4.10.23 14:12 / 조회 : 41694
  • 글자크기조절
image
윤찬영/사진=스타뉴스 임성균 기자


"'마마'가 끝났다는 게 아직까지 실감이 안 나요. 또 촬영하러 갈 것 같고 그래요. 아쉽고 홀가분하기도 하지만 마음 한 구석은 조금 허전한 기분이에요. 스태프, 감독님, 선배님들과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지만, 참다가 집에 가서 울었어요."

윤찬영(13)은 최근 막을 내린 MBC 주말특별기획드라마 '마마'의 한그루 같은 모습으로 걸어왔다. 컬이 있는 다갈색 머리, 단정한 차림, 어른스러운 표정도 딱 그대로였다. 담담하지만 솔직하고 속 깊은 모습까지 그루와 닮았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아직은 그루에게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단다.

"운동 좋아하고 친구들이랑 어울리기 좋아하는 건 그루랑 비슷해요. 하지만 그루처럼 자기 마음이랑 반대로 말하지 않고요,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성격이고, 엄마한테 소리도 안 질러요. 또 실제로는 활발하고 까불까불하고요, 친해지면 한도 끝도 없어요. 지금 처음 봐서 그런 거예요."

윤찬영은 '마마'에서 송윤아가 맡은 한승희의 아들 그루 역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 드라마는 아들에게 가족을 남겨주러 나선 시한부 어머니의 눈물겨운 모정을 그렸고, 그만큼 절절하게 홀로 남을 아이의 이야기를 함께 담았다. 윤찬영은 반항적이었지만 조금씩 엄마를 향해 마음을 열어가는 속 깊은 아들 그루를 실감나게 그렸다. 2001년생, 중학교 1학년의 경력 2년의 어린 배우는 눈물 쏙 빼는 열연은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사랑받는 실감이 나요. 드라마가 끝나고 자기 전에 인터넷을 봤어요. 좋은 기사, 댓글로 칭찬을 해 주셨더라고요. 정말 감사해요. 사실 학교 다닐 때 튀는 캐릭터는 아니었어요. '연예인 있대' 하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잘 모르시던 선생님이나 선배님들도 신기해하세요. 길거리 다니다 보면 '마마' 시청자들은 '한그루' 아니면 '송윤아 아들' 이렇게 불러주시고요. 윤찬영이란 이름을 불러주시는 건 처음이에요."

image
윤찬영/사진=스타뉴스 임성균 기자


윤찬영이 처음 연기자를 꿈꿨던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을 보다가 '내가 하고 싶은 게 딱 저거구나' 싶어 어머니를 졸랐다. 어머니는 연기 배운다고 배우가 되란 법 없다면서도, 내성적인 아들을 위해 학원에 보냈다. 그리고 1년여 뒤 윤찬영은 '몬스타' 오디션에서 배역을 따내며 연기자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남자가 사랑할 때', EBS '플루토 비밀결사대'에 출연했고, 영화 '이쁜 것들이 되어라', '소녀괴담', '맨홀'에도 나왔다. 3차에 걸친 오디션 끝에 합격한 '마마'는 윤찬영의 7번째 작품이다.

"오디션을 3차까지 봤어요. 그루가 캐나다에서 살다 온 아이라 영어를 잘 해야 한다고 해서 영어 자기소개를 준비해 갔어요. 감독님께서 영어를 잘 하냐고 물어보셔서 '준비해 온 거 보여드릴까요' 하고 했던 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영어 대사요? 단어 빼고는 자신이 있어요. 외국 간 적은 없고요, 영어는 초등학교 들어간 다음부터 배웠어요. 저희 소속사에 캐나다에서 온 매니저분이 있어서 영어대사가 있는 날은 따로 봐주셨어요."

처음 캐스팅 확정 통보를 받은 순간, 마침 식구들끼리 외식을 하고 있던 윤찬영은 이리저리 전화해 이 오디션 합격 소식을 알리느라 밥도 제대로 못 먹을 만큼 뛸 듯이 기뻐했다. 송윤아의 아들 역할이라니 얼떨떨했는데, 송윤아의 팬이었던 아버지가 더 좋아했단다. 다만 윤찬영은 "캐나다에 가서 찍겠구나 하고 잠시 기대했는데 촬영을 제주도에서 한다고 해 조금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촬영은 결코 쉽지 않았다. 어머니의 죽음을 마주하게 된 아이의 연기 또한 그랬다. 윤찬영은 "대사가 많거나 울어야 하는 장면들에서는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고민을 하면서 촬영장에 갔다"며 "그 장면을 다 찍으면 그때서야 '오늘 하루가 다 끝났다' 하면서 나머지 촬영을 하고 그랬다"고 촬영 당시를 돌이켰다. 후반부 이어진 눈물 신들은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매회 우니까 나중엔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받아들였단다.

image
윤찬영/사진=스타뉴스 임성균 기자


베테랑 선배 송윤아와 문정희의 도움 역시 컸다고. 두 사람을 '승희 엄마', '지은 엄마'라고 부르는 윤찬영은 "세트에서 우는 장면을 찍는데, 울면서 대사도 일곱여덟 줄을 막 주고받는데도 NG 한 번을 안 내고 몇 번씩을 찍어요. 한 번도 안 틀리세요. 대사 외울 시간도 없으셨을 텐데, 정말 정말 대단했어요"라며 혀를 내둘렀다. 또 "항상 잘 챙겨주셔서 재미있게 촬영했는데, 두 분이 각자 방법으로 도움을 주셨다"고 고마워했다. 지은 엄마가 귓속말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며 윤찬영에게 감동을 줬다면, 내내 함께였던 송윤아는 자신의 분량을 모두 촬영하고도 함께 울어주며 윤찬영의 감정을 끌어올렸다.

"같이 울어주시면 더 몰입이 잘 됐던 것 같아요. 승희 엄마가 안 계셨다면 이렇게 해낼 수가 없었을 거예요. 정말 감사드려요.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윤찬영은 '마마'와 함께 쑥 자랐다. 키도 생각도 함께 자란 느낌이다. 드라마가 시작할 때보다 키가 10cm나 더 자라 156cm가 됐다.

"사춘기는 잘 모르겠지만 '마마'가 시작하기 전보다 키도 더 크고 변성기도 오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마마' 때문에 사춘기가 왔더라도 좀 더 수그러들었을 것 같아요. 엄마 아빠한테 고마움도 더 많이 느끼게 됐고요."

극중 배역이었던 그루에게도 이런저런 고마움을 느낀단다. 세상에 이런 아이도, 저런 아이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드라마를 통해 배웠다.

"그루라는 친구가 있었다면,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냥 같이 농구 많이 하고 놀고 그랬겠죠. 그루의 가정사가 복잡한데 거기에 괜히 끼어들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그루를 연기하면서 고마움도 많이 느꼈어요. 세상에 이런 아이도, 저런 아이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요, 새삼 부모님께도 더 감사드리게 됐어요."

'마마'를 하고보니 못 해본 역할들이 너무 많아 다 해보고 싶을 만큼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커졌다는 윤찬영. 그는 앞으로도 꾸준히 연기하며 멋진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고 담담하고도 씩씩하게 말했다.

"공유 선배님이 롤모델이에요. '용의자'를 봤는데 말없이 행동으로 팍팍 하시는 게 멋있으셨어요. 반했어요. 그루 역을 맡았을 때 감독님이 '커피 프린스 1호점'의 공유 선배님이랑 성격이 비슷하다고 하셔서 4화까지 드라마를 봤거든요. 너무 멋있어서 팬이 됐어요. 액션도 까부는 것도 멋진 것도 다 좋아요. 딱 무슨 전문배우라기보다는 모든 역할이 다 어울린다는 소리를 듣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기자 프로필
김현록 | roky@mtstarnews.com 트위터

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