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한국 女카바디, 부상은 기본..생계위한 알바 병행

인천=전상준 기자 / 입력 : 2014.09.30 14:01 / 조회 : 7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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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전 이후 눈물을 흘리는 한국 여자 카바디 대표팀. /사진=스타뉴스 전상준 기자



"백화점 짐도 나르고 공장에서도 일하고.."(조현아) "염좌에 골절, 허리디스크까지.."(김응서)

한국 여자 카바디 대표팀은 30일 오전 11시 인천 송도글로벌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인도와의 '2014 인천아시안게임' 카바디 여자 단체전 A조 3경기에서 26-45로 패하며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경기 후 태극낭자들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눈물을 쏟아냈다. 서로의 얼굴을 닦아주며 위로했다. 비록 패했지만 카바디 최강국 인도를 상대로 후회 없이 싸웠다는 마음이 컸다. 또 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해 흘린 그동안의 노력과 고생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비교적 사람들에게 더 알려진 '주장' 조현아(26)도 힘든 시간을 보낸 건 마찬가지다. 눈물을 닦으며 믹스트존에 들어온 조현아는 "과거 카바디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었다"며 힘들었던 시절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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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디 대표팀 주장 조현아. /사진=스타뉴스 전상준 기자



조현아는 "아시안게임 등 큰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이 많이 팀을 나간다. 생계유지를 위해서다"면서 "나도 '그만둘까'라는 생각을 한 적 있다. 과거 합숙훈련을 하기 위해 고향인 울산에서 서울로 왔지만 대한체육회 사정상 한 달간의 훈련 일정이 모두 취소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결국 다시 짐을 들고 울산으로 돌아와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도 다 그런 경험이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백화점에서 짐을 들어주거나 공장에서 타자치는 일을 했다. 합숙훈련이 언제일지 모르니 1~2달 단기 아르바이트만 할 수 있다"며 생계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평일에는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한국 여자 카바디 대표인 김응서(21)는 부상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김응서는 "훈련하며 다들 많이 울었다. 다들 부상이 있는 상태에서 훈련을 한다. 선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꾹 참고 할 수밖에 없다"며 부상으로 그만둘 생각까지 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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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카바디 대표팀 김응서. /사진=스타뉴스 전상준 기자



김응서는 "다들 한 군데씩은 아프다. 인대는 기본적으로 다 염좌다. 골절 있는 선수도 있다. 저 같은 경우는 허리디스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건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한국 카바디의 환경 때문이다.

김응서는 "카바디 여자 대표팀 선수들 부모님 중 이 일을 반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너가 하고 싶은 거니까 해라'고 말하신다"며 "카바디에 대한 지원도 과거보다는 많이 좋아졌다. 현재 저는 레이디카사라는 실업팀에 있는데 많은 관심들을 보여 주신다. 실업팀에서도 고등학교나 대학교 선수들을 많이 데려오려고 하고 있다"며 카바디 관계자들에게 감사해했다.

카바디에 대한 열정도 자신을 버티게 하는 힘이다. 김응서는 "몸이 아플 때 빼고는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다. 카바디가 너무 좋다"고 말했다. 조현아도 "우리는 카바디를 잘해서 (국가대표에)뽑히지 않았다. 정말 좋아해서 모인 것이다. 한국 여자 카바디의 조상이라고 생각하고 발전을 이루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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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글로벌캠퍼스 체육관에 걸린 "신에게는 아직 12cm의 손가락이 남아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한국 카바디 대표팀 응원 현수막. /사진=스타뉴스 전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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