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미 "차태현,만인의 이상형..이준기,인간냄새"(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4.09.2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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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미/사진=임성균 기자


19살 롯데리아 소녀는 이제 31살 여인이 됐다. 수줍던 소녀는 꿈을 쫒아 길거리에서 노래 부르고, 힘들다고 술 먹고 주정도 부릴 줄 아는 여인이 됐다.


남상미. 10월2일 개봉하는 '슬로우 비디오'(감독 김영탁)에서 남상미는 잿빛 현실에서 뮤지컬배우라는 꿈을 쫒는 여인으로 출연한다. 그를 바라보고 지켜주는 남자는 너무 뛰어난 동체시력 때문에 홀로 방에 갇혀있었던 여장부(차태현) 뿐. 남상미와 차태현은 CCTV로 서로 인사하고 알게 되고 사랑을 키운다. 남상미의 지금이 담겨있다.

-'슬로우 비디오' 출연 제안을 언제 받았나.

▶지난해 10월 초쯤 SBS 드라마 '결혼의 여신' 막바지 촬영을 하고 있었을 때였다. '결혼의 여신'을 하면서 극 중에서 사네마네 하다 보니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을 때였다. 그래서 원래는 드라마가 끝나면 친구랑 둘이 배낭여행을 떠날 계획이었다. 그 친구는 배낭여행 가려고 직장도 그만뒀었다.


그런데 '슬로우 비디오' 시나리오를 받아보니 안할 이유가 없었다. 김영탁 감독님에 차태현, 오달수, 고창석 선배. 내용도 너무 따뜻했다. 이 영화를 하면서 내가 치유될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왜 쉬지 않고 일하는데 치유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나.

▶'슬로우 비디오'는 50~60대가 됐을 때, 고즈넉한 어떤 시기가 왔을 때, 빛바랜 사진 한 장을 봤는데 30대의 내가 찍혀 있을 듯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서른 살의 남상미, 웃고 울고 사랑하는 남상미. 물론 영화 속 인물과 실제 나는 다르지만 그래도 지금 남상미가 잘 담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밝음도 다시 찾고 싶었고.

-오디션에 늦자 길거리에서 노래 부르고, CCTV 앞에서 춤을 추고, 술 먹고 주정도 부린다. 힘들게 꿈을 쫒지만 쉽지 않은 현실 때문에 좌절하는 사람이기도 한데.

▶그냥 이 역할을 하면서 다 내려놨다. 술 먹고 주정을 심하게 하는 장면도 있었는데 편집됐다. 블라인드 시사회에서 여배우가 너무 안 예쁘게 나온다는 의견이 많아서 편집됐다더라. 상대역인 차태현 선배가 선글라스를 늘 끼고 나오는 설정이다. 원래 상대 눈을 보고 연기하는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눈을 직접 못 봤지만 그래서 더 재밌었다. 내 마음껏 할 수 있었으니깐.

-차태현은 까불거리는 '1박2일' 속 이미지와는 또 달랐을 텐데.

▶차태현은 만인의 베이스 이상형이다. 기본적으로 호감을 주는 인물이고. 방송에서 이미지는 24시간 개구지고 피노키오 같을 줄 알았는데 현장에선 완전히 다르더라. 현장에 있는 모든 스태프가 집중하게 만든다. 또 부인과 아이들에게 하는 걸 보고 정말 무한신뢰를 하게 됐다. 이 남자라면,이란 신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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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미/사진=임성균 기자


-19살에 롯데리아 소녀로 데뷔해서 11년이 넘는 연기활동을 하고 있다. 시작할 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연기에 대한 마인드는 달라진 게 없다. 다만 여배우로 입지와 가야할 길, 책임감, 작품에 대한 태도 등이 달라졌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란 것 같진 않다. 일을 하면서 더 씩씩해진 것 같다. 여자들이 나이를 먹으면 목소리가 커진다고 하지 않나. 19살 남상미와 31살 남상미는 그 점이 달라진 것 같다.

-공개 연애도 했고, 공개 이별도 했다. 아픔도 있었을 텐데 의연한데.

▶이집트에 아는 언니랑 배낭여행을 갔을 때 카톡으로 연락을 받았다. 이별 기사가 나왔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서로가 마음을 정리했는데 세상에 기사로 알려지니 결과적으론 이별통보처럼 됐다. 글쎄, 세상을 살아가는데 의연한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그렇다고 그 의연함을 일하는데 이용하진 않는다. 이집트 여행도 친한 언니랑 게스트 하우스 전화번호만 갖고 그냥 떠났다. 호주여행도 그렇게 훌쩍 떠났고.

-'슬로우 비디오' 끝내고 이준기와 MBC '개와 늑대의 시간' 이후 7년만에 KBS 2TV '조선총잡이'를 함께 했는데.

▶둘 다 서른이 넘어서 그런지 동료애가 생겼더라. 원래 이준기 오빠가 잘 배려해줬었는데 이제는 인간적인 냄새까지 짙게 풍겨서 서로 속 싶은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었다.

-'결혼의 여신'부터 '슬로우 비디오', '조선총잡이'까지 쉼 없이 달려왔는데.

▶당분간은 쉴 생각이다. 충전을 해야 다른 걸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안주하면서 안주하지 않고 조용하게 움직이고 싶다. 지금 쌓는 것들이 언젠가 나비효과처럼 태풍을 일으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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