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300억' 들인 옥련사격장.. '아쉬움 투성이'

인천=김동영 기자 / 입력 : 2014.09.2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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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련사격장에서 10m 공기소총에 출전한 김상도. /사진=뉴스1







지난 '2002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한국에서 또 한 번의 아시안게임이 열렸다. 바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다. 개최도시 인천은 "최고의 대회를 만들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대회 운영은 '낙제점'에 가깝다. '국제망신' 소리가 절로 나오는 수준이다. 특히 이번 대회를 위해 무려 300억원이라는 큰돈을 들여 리모델링을 진행한 옥련국제사격장(이하 옥련사격장)의 시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선수 지원도, 미디어 지원도, 관중 통제도 엉망이었다.

우선 선수 지원 부분이다. 옥련사격장에 선수용 라커가 없다. 사격은 항상 차분하게 평정심을 유지해야하는 종목이다.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공간은 경기력 향상에 필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옥련사격장에는 없었다. 하다못해 메인프레스센터(MPC)에도 만원을 지급하면 사물함을 쓸 수 있다.

지난 20일 사격 첫 날 경기가 열린 옥련사격장. 아침 8시부터 여자 10m 공기권총, 남자 50m 권총 등 여러 종목의 경기가 열렸다. 이외에 공기소총 선수들이 연습하는 시간도 있었다.


공기소총은 권총과 달리 갖춰야 할 것이 많다. 몸이 흔들리지 않도록 두꺼운 재킷과 바지, 부츠를 착용한다. 일체형도 있다. 손에 장갑도 착용한다. 거의 여행용 트렁크 크기의 가방에 장비를 넣어 다닌다. 이날도 많은 선수들이 장비를 가지고 사격장을 찾았다.

하지만 이 짐들을 보관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이에 출입구 쪽 계단에 가방과 사격복이 나란히 널려 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리고 선수들은 가방을 깔고 앉아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다소 민망한 장면이었다.

미디어 지원과 관중 관리도 좋지 못했다. 20일은 사격 첫 날이면서 금메달 후보인 진종오(35, KT)와 김장미(22, 우리은행)를 포함해 한국 대표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이로 인해 많은 관중들이 몰렸고 취재 경쟁도 치열했다.

하지만 좁은 관중석에 서서 경기를 관전하는 관중들이 많았다. 취재기자를 포함한 미디어 관계자들 역시 자리 확보가 녹록치 않았다. 이런 와중에 운영진은 관중석 한 곳에 '예약석'이라고 쓴 종이를 부착해둔 채로, 앉지 못하게 통제했다. 귀빈이 온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누구도 그 자리에 앉으러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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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기사작성실 바닥에 앉아 기사를 작성중인 외신 기자들. /사진=김동영 기자







기자회견장 역시 협소한 관계로 많은 기자들이 조금의 틈이라도 있으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일 을 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외신 기자들이 땅바닥에 앉아서 기사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는 경기장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복도에 설치된 좁은 믹스트존 역시 성토의 대상이다.

남자 50m 권총 결승에서는 일부 관중들이 사수가 총을 쏘기도 전에 박수를 치면서 리듬을 맞추는 모습이 보였다. 그 이전까지 단 한 번도 강한 소음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결승 마지막 3명이 남았을 때부터 이 관중들이 박수를 통해 호응을 유도했다.

도움이 된다는 선수도 있었지만, 냉정히 말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운영진 측 누구도 이 부분을 제지하지 않았다. 경기 전 핸드폰은 끄거나 진동으로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관중의 박수에 대해서는 제지하지 않은 부분은 다소 이해가 쉽지 않은 부분이다.

결국 당시 결승에서 2위를 달리던 은구옌 호앙 푸옹(베트남)은 1위에 근소하게 뒤진 2위를 달리다, 마지막 격발에서 10.9점에 5.8점을 쏘면서 역전에 실패하고 말았다.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이런 행위는 제재를 하는 것이 맞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사격은 총 44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메달수로는 132개나 된다. 육상(금메달 47개-메달 141개) 다음으로 많다. 사격이 오는 30일까지 치러져 경기도 많이 남아있다. 이는 월말까지 같은 지적이 게속될 수밖에 없다는 뜻도 된다.

지금 당장 시설을 바꿀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300억원이라는 큰돈을 들였음에도 전혀 돈 들인 티가 나지 않는, 오히려 아쉬움만 가득히 남아 있는 옥련사격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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