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테니스장 절반 채운 학생들 1세트후 '썰물'..적막

인천=김동영 기자 / 입력 : 2014.09.2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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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장 한쪽을 가득 채운 학생들. /사진=김동영 기자


한국에서 국제대회가 열릴 때 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바로 대규모로 경기장을 찾은 학생들이다. 그리고 이는 이번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22일 인천 열우물테니스경기장에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녀 테니스 단체전 8강전 경기가 열렸다. 남자부는 우즈베키스탄과, 여자부는 일본과 붙었다.


특히 남자부의 경우 정현(18, 삼일공고)이 포함되어 있었다. 정현은 윔블던 주니어 남자단식 준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테니스계를 들썩이게 한 주인공이다. 게다가 최연소 US오픈 예선 승리 기록도 갖고 있다. 또 다른 선수인 임용규 역시 나이는 만 23세에 불과하지만 국가대표 고참급으로서 실력을 갖춘 선수다. 상대가 강호 우즈베키스탄이었음을 감안하면, 눈여겨 볼만한 경기였다.

하지만 흥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정확한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눈으로 봐도 관중석의 절반밖에 채우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월요일 오전에 경기가 열린데다, 테니스가 비인기종목에 가깝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게다가 결승도 아닌 8강전이었다. 하지만 국제대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특히 관중 대부분이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었다. 인근 모 고등학교에서 나온 학생들이었는데, 과거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이어온 고전적인 관중동원이 다시 한 번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4반세기 이상의 시간이 흘렀지만 변함이 없는 셈이다. 물론 학교측에서 자발적으로 야외활동의 일환으로 나왔을 수도 있지만, 1세트가 끝나자 거의 모든 학생들이 코트를 떠났음을 감안하면, 동원에 가까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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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부 단체전 1경기가 끝난 이후 텅 빈 관중석. /사진=김동영 기자







경기는 초반부터 박빙이었다. 특히 1세트에서 임용규는 우즈베키스탄의 파루크 두스토프를 맞아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능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임용규의 세계랭킹은 466위, 두스토프의 세계랭킹은 128위다. 임용규가 무려 300위 이상 높은 상위 랭커를 상대로 피말리는 접전을 펼친 것이다. 명경기였다.

관중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1세트가 끝나자 대부분의 학생들이 코트를 떠났고, 경기장은 고요에 빠졌다. 학생들에게 아시안게임 테니스 경기는 그냥 학교를 잠시 떠나있는 외유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셈이다.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은 인천에서 야심차게 준비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하지만 그 홍보만큼의 효과는 아직 없어 보인다. 대회전 예매율은 17%에 머물렀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의 51%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개막식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더 많았다.

물론 인천은 이번 대회를 위해 없는 살림에도 최선을 다해 대회를 준비해왔고, 운영중이다. 하지만 관중동원에 있어서는 고전적인 방식을 아직 못 벗어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좀 더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홍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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